이 책은 밥하고 빨래하고 편안히 쉴 수 있도록 챙겨주는 다른 누군가의 육체를 사용해야만 하는 노동에 기생(寄生)하여 살아가야 하는 정신적 노동자로 살아가는 삶을 이상화(理想化)하는 사회의 대리인들인 플라톤적 사제들과 사대부(士大夫)적 사제들에 의해 code화된 권력(지배)에의 의지가 지배하는 사회 system 하에서 앉아서 하는 유목에만 충실하면 아무도 방해하지 않았던 학창시절은 예전에 지나갔고 엄마 혹은 다른 누군가가 차려주는 밥상을 더 이상 받아먹을 수 없게 만든 스스로의 선택을 통해 내 끼니는 사서 먹든 만들어 먹든 내 스스로 해결해야 하고 대상에 의해 촉발되어 물결처럼 흘러가는 감각적 지각을 통해서만 나타나는 감정의 경향성 즉 내가 사랑하는 가족 혹은 내가 사랑하는 누군가를 위해서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주고 싶고 잘 챙겨주고 싶은 ... 다른 사람과 더불어 즐거움을 함께 하고자 하는 사회 system에 의해 code화된 내 마음의 자연스러운 흐름에 따르며 살다보니 타자를 위해 밥하고 빨래하고 편안하게 쉴 곳을 마련해주는 일에 육체를 사용해야만 하는 사회적 위치에 스스로를 배치시킨 자발적인 선택 이후에 (자기 의지의 반을 접고 시작해야만 하는 결혼을 하고 자기 의지의 전부를 접고 시작해야만 하는 부모가 되는 선택) 남이 해주는 밥이라면 맛이 있든 없든 다 좋은 배우기를 좋아하는 한 사람의 마음이 지나가는 자리를 술이부작(述而不作)했기 때문에 먹을 것이든 입을 것이든 휴식을 취하든 다른 누군가가 챙겨주는 환경에서 오직 앉아서 하는 유목에만 집중할 수 있는 시절을 살고 있는 학자들의 일반적인 철학적 사유를 기록한 책들의 구성방식을 취할 수는 없기에 일정한 형식이 없이 마음 가는 대로 쓰여진 랩소디적 구성방식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는 배우기를 좋아하는 한 사람의 철학적 랩소디가 객관적 근거가 없는 주관적 신념의 표현이거나 정확한 출처를 밝히지 못하는 억지스러운 주장인 doxa(소문자 진리)가 아니라 오직 앉아서 하는 유목을 가능하게 하는 충분한 시간과 경제적인 지원이 주어지는 경우에만 가능한 소위 진리의 상아탑 속에 똬리를 틀고 들어 앉아 그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오직 사유를 통해서만 알려지는 logos를 사용하여 형이상학적 사유를 할 수 있을 때만 얻어질 수 있는 정신적 노동의 결과물로서 (30살 이전까지는 앉아서 하는 유목에만 충실할 수 있는 삶을 살 수 있었기에 가능해진 일이라는 것) 옛 것을 익혀 새로운 것을 알고자 하는(溫故而知新) 자세로 선현들의 말씀을 계승하여 시대와 사회적 상황을 고려하여 이해하기 쉽게 해설한 episteme(대문자 진리)의 되새김일 뿐이라는 사실과 이론적 사유의 결과물이 나 자신의 독자적인 생각의 산물이라고 주장하지 않는 배우기를 좋아했던(好學) 공자(孔子)님의 술이부작(述而不作)의 글쓰기 방식을 사숙(私淑)한 배우기를 좋아하는 한 사람의 생각이나 말은 모두 격세유전(隔世遺傳)하는 철학의 역사라는 과거의 우물에서 퍼 올린 생각들과 표현들의 단순한 재구성에 불과하다는 것을 누구나 알 수 있도록 그 생각들과 말들의 출처를 밝힌 『철학적 랩소디 작품번호 0』 이라는 책의 상세화 version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