싯다르타(Siddhartha by Hermann Hesse)(1922) : 헤르만 헤세는 아시아와 불교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였으며, 이는 싯다르타(Siddhartha by Hermann Hesse)(1922)를 비롯한 그의 작품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쳤습니다. 실제로 인도를 비롯해 스리랑카와 인도네시아(수마트라, 보르네오), 버마 등 서남아와 동남아시아의 불교국가에서 오랜 시간 머물렀습니다. 헤세는 여느 작가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여행을 글로 남겼으며, 국내에도 번역본이 출간되었습니다. 싯다르타(Siddhartha)는 우리가 알고 있는 ‘석가모니의 아명이자 본명’인 동시에 헤르만 헤세의 소설 싯다르타(Siddhartha by Hermann Hesse)(1922)에 등장하는 주인공 고타마 싯다르타(Gotama Siddhartha)의 이름이기도 합니다.
그럼 부처님이 주인공인 소설인가?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작품 내에서 주인공과 부처님이 별개로 그려집니다. 즉 작품 속 주인공은 부처와 동명이인입니다. 실존 인물인 부처의 생애를 ‘실제의 삶’과 ‘작가가 상상한 또 하나의 삶’으로 비교해 풀이했다고 볼 수 있겠지요. 싯다르타(Siddhartha)는 고대 인도어인 산스크리트어, 일명 범어(梵語)로 ‘모든 것이 다 이루어지리라’란 뜻을 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주인공이 마침내 자신이 바라던 삶을 이룬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일까요? 독자가 싯다르타(Siddhartha)를 어떤 뜻으로 해석하느냐에 따라, 작품의 이해 또한 조금은 달라질 것입니다.
싯다르타(Siddhartha by Hermann Hesse)(1922)는 2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1부는 로맹 롤랑(Romain Rolland)에게, 2부는 빌헬름 군델트(Wilhelm Gundert)에게 감사를 표하였습니다. 로맹 롤랑(Romain Rolland)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저명한 소설가이자, 제1차세계대전 당시 스위스에 체류하며, 적십자사에서 근무한 평화주의자입니다. 헤르만 헤세와 문학가로써, 그리고 반전주의자로써 우정을 나누었습니다. 어머니 쪽의 사촌인 빌헬름 군델트(Wilhelm Gundert)는 일본에 오래 머문 경험을 바탕으로, 헤르만 헤세에게 아시아와 동양사상에 대해 조언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테마여행신문 TTN Korea 영어고전(English Classics)과 함께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멋진 문학여행을! B
“When someone seeks," said Siddhartha, "then it easily happens that his eyes see only the thing that he seeks, and he is able to find nothing, to take in nothing because he always thinks only about the thing he is seeking, because he has one goal, because he is obsessed with his goal. Seeking means: having a goal. But finding means: being free, being open, having no goal.”
“싯다르타는 ‘누군가가 추구할 때’, 그의 눈은 그가 추구하는 것만을 보고, 아무것도 찾을 수 없는 것이 쉽게 일어납니다. 왜냐하면 그는 항상 그가 추구하는 것에 대해서만 생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그는 그의 목표에 집착하기 때문입니다. 찾는 것은 목표를 갖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찾는 것은 자유롭고, 개방적이고, 목표가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수레바퀴 아래서(Unterm Rad)(1906) : 헤르만 헤세는 가족과 함께 독일과 스위스를 오가며 성장하였습니다. 라틴 학교(Latin School), 복음주의 신학 대학(Evangelical Theological Seminary) 등을 다녔으나 학교의 엄숙한 분위기에 잘 적응하지 못했고, 가출과 자살 시도 등을 일으켜 정신병원(mental institution)과 소년원(boys' institution)을 전전하였습니다. 결국 1893년, 학업을 마치고 생업에 뛰어들었으며, 당시의 경험은 유년 시절을 다룬 자전적 소설 수레바퀴 아래서(Unterm Rad)(1906)에 잘 묘사되어 있습니다. 수레바퀴 아래서(Unterm Rad)(1906)는 마울브론 수도원(Kloster Maulbronn)을 중퇴한 헤르만 헤세가 서점 견습생(bookshop apprenticeship), 시계탑 공장(clock tower factory)의 정비공 견습생(mechanic apprenticeship) 등으로 일한 경험을 더해 집필한 자전적 소설로, 어른들이 강압적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는 당시의 상황을 강도 높게 비판하였습니다.
헤르만 헤세가 살던 19세기 독일은 매우 엄격한 학교 수업과 기숙사로 학생들의 자살이 잦았고, 헤르만 헤세를 비롯한 각계의 비판이 적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 덕분에 현재의 독일 학생은 한국의 학생보다 한결 여유로운 학창 생활을 보낼 수 있게 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공부에 시달린 학생의 의문의 죽음은 사실 현대의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은 풍경입니다. 최근 인기를 끈 드라마 jtbc 스카이캐슬(2018~2019)이 떠오르네요. 번외적으로 작품에서 주인공 한스가 만나 우정을 나눈 헤르만 헤일너(Hermann Heilner)는 작가 헤르만 헤세(Hermann Hesse)의 이름을 연상케 하는데요, 아마도 작가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학생을 그린 것이겠지요. 헤르만 헤세는 수레바퀴 아래서(Unterm Rad)(1906)로부터 3년 후 발표한 데미안(Demian : Die Geschichte von Emil Sinclairs Jugend)(1919)에서도 자전적 소설의 틀을 유지하였습니다.
“Wisdom cannot be imparted. Wisdom that a wise man attempts to impart always sounds like foolishness to someone else ... Knowledge can be communicated, but not wisdom. One can find it, live it, do wonders through it, but one cannot communicate and teach it.”
"지혜는 전할 수 없습니다. 현명한 사람이 전하려고 하는 지혜는 항상 다른 사람에게 어리석게 들립니다... 지식은 전달될 수 있지만 지혜는 전달되지 않습니다. 사람은 그것을 찾고, 살고, 그것을 통해 놀라운 일을 할 수 있지만, 소통하고 가르칠 수는 없습니다.“
데미안(Demian : Die Geschichte von Emil Sinclairs Jugend)(1919) : 헤르만 헤세가 42세의 나이에 주인공 에밀 싱클레어(Emil Sinclair)란 필명으로 발표한 ‘자전적 소설’의 형식을 띤 ‘성장 소설’입니다. 아니 소설 주인공이 자신의 이름으로 출간하다니, 그야말로 ‘자전적 소설’이네요! 책의 부제는 에밀 싱클레어의 젊은 날(Die Geschichte von Emil Sinclairs Jugend)란 뜻입니다. 1919년의 유럽은 제1차 세계 대전(World War I)(1914~1918)의 혼란함이 채 가시기도 전이였습니다. 그 혼란한 와중에 출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데미안(Demian : Die Geschichte von Emil Sinclairs Jugend)(1919)은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습니다.
그러자 데미안(Demian)의 실제 저자가 누구인가에 대한 호기심이 전 유럽에 불었고, 전작 수레바퀴 아래서(Unterm Rad)(1906)로 적지 않은 팬이 있었던지라 그의 신분이 밝혀지고 말았습니다. 이로 인해 작가명을 본명으로 변경하여, 인쇄하였다는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필명으로 출간된 데미안(Demian) 초판의 가치는 상상도 할 수 없을 것 같네요! 책 제목 데미안(Demian)은 주인공 에밀 싱클레어(Emil Sinclair)의 절친이자 그가 정신적 지주로 삼는 막스 데미안(Max Demian)의 성(姓)입니다. 이름이 아닙니다. 작중에서 에밀이 데미안으로부터 받은 편지의 글귀가 매우 유명합니다.
Der Vogel kampft sich aus dem Ei. Das Ei ist die Welt. Wer geboren werden will, muss eine Welt zerstoren. Der Vogel fliegt zu Gott. Der Gott heißt Abraxas.
새가 알을 깨치고 나오기 위해 몸부림친다. (이처럼) 태어나기 위해서는 (자신의) 세계를 파괴해야만 한다. (세상을 파괴한) 새는 신에게 날아간다. 그 신은 아브락사스(Abraxas)다.
데미안은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고전임에도 불구하고, 왠일인지 이를 원작으로 제작한 영화가 없습니다. 그러나, 데미안이란 캐릭터는 수많은 소설, 게임, 만화, 애니메이션을 통해 끊임없이 변주되고 있습니다. BTS 정규 2집 WINGS(2016)는 데미안을 모티브로 7편의 쇼트필름을 발표하였습니다. 2019년 출간 100주년을 맞이하였습니다. 2020년 데미안이란 예명의 가수가 한국에서 데뷔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