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채 는 생텍쥐페리의 최후의 유작이다. 비행사였던 생텍쥐페리는 아프리카를 횡단하던 도중 엔진 고장으로 사막에 불시착했다. 그로 인해 닷새 동안 먹지도 마시지도 못하고 생사의 기로를 헤매다 현지의 유목민인 베두인에게 극적으로 구출되었다. 생텍쥐페리는 그때 자신을 구해 준 베두인의 얼굴에서 인간의 진정한 모습을 보았고 훗날 그를 떠올리며 이 작품을 썼다. 그 때문에 이 책의 제목은 최초에 베르베르의 왕국 이었다가 우두머리 를 거쳐 최종적으로 성채 가 되었다. 이 책에서 우리는 왕이 된 어린 왕자를 만날 수 있다. 예전에 지구에서 여우를 만나고 뱀을 만나 진정한 사랑을 깨달은 어린 왕자는 B612에서 자신을 기다리던 장미꽃에게 돌아간다. 반면 베르베르의 왕은 백성들이 창조적인 삶 안전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그들을 비옥한 오아시스와 튼튼한 성채로 인도한 다음 자신의 별이 된 그곳에 정주한다. 이 책에서 왕이 된 어린 왕자는 고독한 절대자로서 백성들과 함께 나누며 감내해야 했던 고뇌와 깨우침을 독백처럼 우리에게 들려 준다. 어른이 되어 사랑에 충만한 순결한 독재자가 된 어린 왕자 그가 던져주는 애정 어린 속삭임을 함께 음미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