귄터 그라스 Gunter Grass
1927년 10월 16일 지금의 폴란드 그단스크에 해당하는 단치히 자유시에서 상인의 아들로 태어났다. 제2차세계대전이 발발하자 공군지원병으로 징집돼 이후 전차병으로 복무했다. 종전 이후 뒤셀도르프와 베를린에서 그래픽아트와 조각을 전공하고 1956년부터 파리에 체류하며 시와 희곡을 집필했다. 47그룹 모임에서 낭독해 호평을 받았던 『양철북』을 1959년 출간하고, 뒤이어 『고양이와 쥐』 『개들의 시절』을 발표해 ‘단치히 3부작’을 마무리지었다. 나치 점령기의 단치히를 배경 삼아 당시 세태를 풍자한 이 작품들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그 외 대표작으로 『넙치』 『텔크테에서의 만남』 『암쥐』 등이 있다. 게오르크 뷔히너 상, 토마스 만 상, 몬델로 문학상,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상 등 수많은 상을 받았으며, 1999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이후 자전적 소설 『양파 껍질을 벗기며』를 출간하며 나치 친위대에 복무했음을 뒤늦게 고백하고, 이스라엘을 비판하는 산문시 「말해야만 하는 것」을 발표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이를 계기로 끊임없이 역사를 뒤돌아보며 일관되게 자기반성을 강조해온 작품세계가 다시금 주목받았다. 2015년 독일 뤼베크에서 숨을 거두었다.
1961년 출간한 『고양이와 쥐』는 나치 이데올로기가 깊숙이 밴 사회의 면면을 비판적으로 조명한 소설이다. 비대한 울대뼈를 가려줄 훈장을 좇아 전쟁 영웅이 되는 소년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비극을 방조한 사회가 안고 있는 집단적 책임의 문제를 설득력 있게 그려낸다.
옮긴이 박경희
독일 본대학에서 번역학과 동양미술사를 공부하고 번역가로 일하고 있다. 『숨그네』 『흐르는 강물처럼』 『옌젠씨, 하차하다』 『행복에 관한 짧은 이야기』 『베이징 레터』 『첫 사랑 마지막 의식』 『암스테르담』 『슬램』 『맨해튼 트랜스퍼』 『아침 그리고 저녁』 『릴리와 옥토퍼스』 『내면의 그림』 등을 우리말로 옮겼으며, 한국문학을 독일어로 번역해 해외에 소개하는 일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