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능한 파일럿 헬렌 앳웰.
그녀가 하는 일은 적군 기지 위에 포탄을 떨어뜨리고, 적기를 격추시키는 것.
증오스러운 제국의 위상을 드높이고, 그녀를 핍박해 온 제국 사람들을 지키는 일이었다.
스스로를 죽음 속으로 몰아넣던 나날이 벌써 몇 달째.
기적처럼 벽난로 너머 마법사의 편지를 받게 된다.
「너무나도 보고 싶은 헬렌 양에게.」
「당신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 필체 연습도 많이 했어요.
차마 못생긴 글씨로 당신에게 편지를 쓸 순 없었거든요.」
「부디 이번에 보내는 마법은 당신 마음에 들기를 바라요.」
다정하고 비밀스러운 마법사 에녹에게 점점 호감을 느끼는 한편,
차갑고 무뚝뚝한 지휘관 앨릭 모튼 소령의 편대 소속이 된 헬렌은
그의 태생과 태도 덕에 끊임없이 부딪치게 되는데…….
“당신은 그냥 돌아갔어야 했어요.”
“네가 죽는 건 논외 사항이다. 그러니 그런 말은 그만해.”
한겨울의 전쟁터에 날아온 편지 한 장이 인생을 바꿔놓게 될 줄은,
헬렌 자신도 몰랐던 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