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도 기억 못하는 내가 인류의 희망이라니?”
멸망 위기의 지구 구하기 프로젝트!
‘헤일메리Hail Mary’는 미식축구 용어로, 경기 막판에 역전을 노리고 하는 패스에서 유래한 말이다. 작품 속 우주선의 이름인 ‘헤일메리호’도 지구를 종말로부터 구하기 위한 마지막 역전을 바라는 마음에 지어졌다.
주인공이 긴 수면 끝에 눈을 뜬 곳은 우주 한복판이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한다. 설상가상으로 함께 우주선 헤일메리호에 탄 동료들은 모두 죽고 혼자가 된 상황이다. 헤일메리호를 샅샅이 뒤진 끝에, 그는 한 가지 사실을 깨닫는다. 그는 인류를 구할 마지막 희망이자, 우주 한복판에서 죽을 예정인 과학자였다는 것을.
소설 속 지구는 태양의 온도를 떨어트리는 미지의 생명체 ‘아스트로파지’ 로 인해 멸망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주인공은 그 아스트로파지를 조사하고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우주 출장을 오게 된 것이다. 다만, 기술적 한계로 주인공은 아스트로파지를 없앨 해결책만 지구로 보낸 후 우주에서 홀로 죽을 운명이었다. 즉, ‘편도행 헤일메리호’의 일원으로 우주에 왔다.
그런데 잠깐, 우주선 계기판에 무언가 이상한 신호가 잡힌다. 기억을 되찾고 인류를 구하기도 바쁜데 갑자기 외계인의 등장이라니? 과연 그는 지구 구하기 임무를 완수하고 무사히(?) 죽을 수 있을까?
“모든 사람이 다른 이를 위해 기꺼이 죽지는 않아.”
SF 역사상 가장 눈부신 결말을 그린 대서사시,
평범한 선량함이 두 인류를 구하다!
열다섯 살 때부터 미국 국립연구소에서 일하며 업계에서 ‘천재’로 불렸던 앤디 위어. 그는 장기인 뛰어난 과학적 지식을 소설에서도 십분 활용한다. 앤디 위어가 현존하는 물리적 법칙을 하나도 깨뜨리지 않고 작품을 썼다는 점은 과학을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이미 유명하다. 이번 작품에서도 오일러 공식부터 공기역학, 골디락스 존까지 허투루 넘어가지 않는다.
그에 못지않은 장점을 꼽자면 검증된 ‘페이지터너’라는 점이다. 작가가 과학 분야와 소설적 재미를 얽어내는 솜씨는 가히 세계 최고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프로젝트 헤일메리》에는 끝없이 위기가 닥치고 이를 해결하는 상황이 반복된다. 더군다나 우주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만큼 그 스케일은 장대하다. 독자가 이 작품을 손에서 놓지 않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이유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인류 위기라는 심각한 분위기와 상관없이 시시때때로 농담을 던지는 주인공과 문장 사이사이에 배어 있는 작가 특유의 낙관론 덕분이다. 그렇다면 그 낙관의 힘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이 물음에 대해 앤디 위어는 “저는 우울증으로 고생했고, 가난에 시달리기도 했지만 항상 인류에 대해 굳게 믿고 있습니다. 모르는 사람을 위해 구급차를 부르고, 구급차가 지나가면 길을 비켜주는 이런 일들은 뉴스에 나오지 않습니다. 인간이 서로를 돕기 위한 행동은 지극히 정상적이고 평범한 것이거든요. 넓은 시야로 본다면 우리는 지속적으로 미래를 더 좋게 만들고 있다고 믿습니다”라고 답했다.
이렇듯 그의 소설이 잘 읽히는 이유는 비단 잘 짜인 이야기와 위트 넘치는 문장력뿐만 아니라, 작은 선의로 가득 찬 미래에 대한 믿음 덕분일 것이다. 작은 선의가 주요 키워드인 《프로젝트 헤일메리》에는 소수의 영웅만 등장하지 않는다. 그저 선의를 품은 다수의 사람들이 각자 자리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뿐이다. 해답을 찾기 위한 우주선 제작에 미국, 소련, 러시아, 중국 등이 국가 상관없이 한자리에 모여 계획을 세우는 장면을 보면, 우주에 나가 외계인을 만나는 것보다 더 판타지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뭉클한 감정마저 든다. 중학교 선생님인 주인공 역시 마찬가지였다. 학생들의 미래를 위해 시작한 작은 행동은 지구를 구하는 원동력이 된다. 결국 이 소설은 평범하고 작은 선량함이 불러온 범우주적인 구원의 이야기인 셈이다. 소박함에서 출발하여 거대한 구원을 이루는 그 눈부신 순간을 꼭 《프로젝트 헤일메리》에서 만나보길 바란다. 그리고 당신의 작은 선의 역시 지구를 구하는 영웅이 될 수 있다는 속삭임을 듣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