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마녀였을 때 세상은 가능성으로 가득 차 있었다! 사회 구조를 전복하는 상상력과 특유의 시니컬한 유머가 절묘하게 결합한 샬롯 퍼킨스 길먼의 단편소설집 현대 페미니즘의 예언자이자 선구자로 불리는 샬롯 퍼킨스 길먼은 19세기 후반~20세기 초반 참정권을 얻는 것보다 더 크고 근본적인 여성의 해방을 고민했다. 《내가 마녀였을 때》에 실린 작품들은 시대를 앞서갔던 그의 상상력이 유감없이 발휘된 단편들로 지금 이 시대에 쓰여졌다고 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만큼 생생하다. 마녀의 모습으로 기울어진 세상을 비웃는 내가 마녀였을 때 독박 육아와 공동육아에 대한 급진적 상상력이 담긴 모두가 행복해지는 방법 남편의 아이를 가진 여성을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 동료로 맞이하는 전화위복 배우자의 죽음으로 비로소 결혼이라는 억압에서 벗어나 여행을 떠나는 노인 여성이 등장하는 과부의 힘 의료계의 성 편견을 꼬집는 누련 벽지 등 예상치 못한 반전을 일으키며 우리를 놀라게 한다. ‘폐쇄적인 가족주의와 여적여(여자의 적은 여자) 구도를 벗어나지 못한 서사’가 여전히 가득한 21세기에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하늘에서 뚝 떨어진 듯한 샬롯 퍼킨스 길먼의 세계는 우리에게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