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군의 왕좌 <2권>
저 왕을 보라.
그는 무엇을 위해 싸우는가? 나라를 위해? 백성을 위해? 힘을 위해? 영광을 위해? 미래를 위해? 모두가 말한다. 저것은 누구보다 아름답고, 무엇보다 고결하며, 어떤 존재보다 강인한, 이곳에 있는 왕들 중 가장 잔혹한 왕이라고.
왕을 죽이고, 세계를 죽이고, 자신을 죽이고, 이윽고 그 왕은 핏빛으로 물들어 노을을 받으며 붉게 빛난다.
누구보다 오만한 왕이 죽었다. 누구보다 어리석은 왕이 죽었다. 누구보다 그들의 힘을 바라던 왕이 희미하게 웃으며 한탄한다.
“지나치게 짧았던 영광스러운 시간을 누가 기억해 줄까? 나는 먼 미래에 성군이라고 불릴 수 있을까? 아니, 불가능해. 나는 아무것도 아닌, 어떤 의미로는 무능했던 폭군이나 다름없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