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을 열며 누구에게나 상실은 존재하였다. 존재한 상실은 누구에게나 똑같은 아픔과 절망이었을 것이다. 세상의 수많은 아픔과 절망에 하나하나 이름을 붙여 그 아픔과 절망들을 꺼내보려다가 내가 몹시 두려워 그만두었다. 대신 아픔과 절망으로 가득했던 내가 사랑했던 모든 이유들과 존재들에게 세상에서 가장 순순하게 부를 수 있는 ‘아이’라는 이름을 붙여 불러주고 싶었다. 아픔과 절망으로 지금을 살아가는 이들에게나 그런 아픔과 절망이 지나간 뒤 다시 새로운 시작을 꿈꾸고 있을 이들에게나 흔하디흔한 ‘잘 될 거야’ 또는 ‘힘내’란 말보단 앞으로의 나날들에 따듯한 미소와 진심 가득한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리고 언젠가 그들도 내게 그들이 만난 상실에 대해 들려주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조용히 우리가 만난 상실에 대해 서로 얘기할 수 있는 시간들을 앞으로 만날 수 있길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