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얼룩 은 56편의 셜록 홈즈 단편 중 하나다. 1904년 12월 영국 스트랜드 매거진에 그리고 1905년 1월 28일 미국 콜리어즈지에 처음 소개되었다. 어느 해인지 밝힐 수는 없는 가을날 화요일 아침 허름한 베이커 가 하숙방으로 영국 수상 벨린저 경과 유럽 담당 외교부 장관 트릴로니 호프 경이 사색이 된 얼굴로 찾아온다. 어느 외국의 군주가 보낸 중요한 편지가 사라졌는데 그 편지가 세상에 공개되면 유럽 전체에 심각한 사태가 벌어져 자칫 전쟁으로 비화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편지 보관을 맡은 트릴로니 장관은 그 편지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퇴근할 때도 빈 사무실에 두지 않고 직접 챙겨서 자택 침실 서류함에 자물쇠를 채워 보관할 정도로 주의를 기울였다고 한다. 그런데 전날 평소처럼 편지를 서류함에 넣고 자물쇠로 채웠는데 다음날 아침 편지가 감쪽같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장관은 서류함에 그토록 중대한 문서가 있다는 사실을 부인에게조차 말하지 않을 정도로 철저한 주의를 기울였으며 자신들 부부는 잠귀에 밝지만 지난밤 누구도 침실에 들어온 기척을 느끼지 못했다고 한다. 그 문서의 존재를 아는 이들은 소수의 내각 관료들과 장관실의 두 세명 정도 장관의 서류함에 접근할 수 있는 인물은 장관 부부 외에 오래된 하인들 몇 명 밖에 없는 상태다. ?홈즈는 편지의 성격상 범인은 입수한 그 편지를 대사관보다는 국제 스파이 조직 책임자에게 가져갈 것으로 판단하고 런던에서 암약하는 스파이 중 세 사람을 지목해 감시를 요청한다. 그런데 그 스파이 셋 중 에두아르도 루카스가 어젯밤 자택에서 단검에 찔려 살해되었음이 밝혀진다. 한편 장관의 우아한 부인 힐다 트릴로니 호프가 홈즈를 찾아와서 남편이 도둑받았다는 문서의 내용과 그 일이 남편의 경력에 어떤 악영향을 미치는지 묻는다. 왓슨은 남편을 지극히 걱정하는 부인다운 행동이라 여기지만 홈즈는 부인의 태도에 묘한 점이 있음을 지적한다. ?며칠이 흐르지만 여전히 루카스의 살인범도 편지의 행방도 묘연하다. 나흘째 되던 날 뜻밖에도 파리 경찰이 루카스의 살해범을 잡았다는 소식과 루카스가 그동안 다른 이름으로 이중생활을 해왔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아울러 루카스 살인 사건을 담당하고 있던 레스트레이드 경감으로부터 현장에서 묘한 점이 발견되었으니 와달라는 연락이 온다. 현장에 도착하자 레스트레이드는 루카스가 살해된 현장의 카펫에 배인 핏자국과 그 아래 마룻바닥에 남은 핏자국의 불일치를 발견했음을 보고한다. 누군가 사건 후 카펫을 돌려놓은 건데 누가 어떤 목적으로 그런 짓을 했는지 납득할 수 없다고 한다. ?수상은 이 사건은 경찰에도 알려지면 안된다며 극비리에 조사를 요청했기 때문에 홈즈는 레스트레이드 경감에게도 루카스 사건 이면의 보다 심각한 사태에 대해서는 철저히 함구하는 상태다. 홈즈는 레스트레이드에게 현장을 지키고 있던 경관을 따로 불러 누군가 이 방에 들여놓은 것을 알고 있다며 추궁하라고 내보낸 후 곧바로 카펫 아래 마룻바닥을 조사하기 시작한다. 조금 후 순경이 들어와서 전날 밤 신문에서 사건을 보고 현장을 구경하고 싶다고 찾아온 여자가 있어 잠깐 들여보냈다는 사실을 실토한다. 여자는 막상 핏자국을 보니 무서웠는지 정신을 잃는 바람에 순경은 브랜디를 구하러 잠깐 자리를 비웠었다고 한다. 홈즈는 순경에게 무언가를 보여주고 그가 깜짝 놀라는 순간 입을 다물라고 한다.? 현장에서 나온 홈즈는 환한 얼굴로 곧바로 트릴로니 장관 자택으로 찾아가는데... 두 번째 얼룩 은 숨막히는 국제적 위기가 임박한 상황에서 전쟁 발발을 막고 사건의 진상에 접근해 편지를 회수하려는 홈즈의 고군분투와 함께 홈즈 특유의 기사도 정신을 잘 드러내는 수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