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서 소개
코로나19가 바꿔놓은 새로운 행복의 정의
“행복이란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아는 것”
스테디셀러 『프레임』, 『굿 라이프』를 잇는 서울대 최인철 교수의 신작 『아주 보통의 행복』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행복론을 담은 책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 변화는 우리 내면의 변화로도 이어졌다. 행복한 삶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20년 넘게 서울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행복에 관해 연구해온 최인철 교수는 이번 책에서 ‘행복의 평범성’에 주목했다.
“행복은 그저 일상의 삶을 잘 살아가는 것이다.
밥을 먹고, 일을 하고, 대화를 나누고…
매일 반복되는 일상의 사소함 속으로
더 깊이, 온전히 들어가는 것이 행복이다.” ― 본문 중에서
이 책의 1부는 코로나19로 인해 달라진 행복의 3가지 변화를 소개하고, 2부는 저자가 느낀 삶에 관한 단상들을 위트 있는 필치로 담아냈다. ‘평범하기에 더욱 소중한 보통의 행복’이라는 메시지는 진지하지만, 형식은 전혀 무겁지 않다. 삶을 향해 한마디 농담을 던지듯 경쾌하게 풀어낸 글들은 오히려 깊은 여운을 남긴다.
우리는 매일 고민한다. ‘나는 잘살고 있는 것인지, 내 삶은 행복한 것인지’. 정해진 답은 없다. 행복의 형태는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이 책은 나의 행복을 어떻게 정의하고, 어떻게 만들어나가야 하는지에 대해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는 소중한 가이드북이 되어줄 것이다.
◎ 출판사 서평
20년간의 행복 연구와 삶에서 마주친 순간들을
가벼운 진담으로 때로는 진지한 농담으로 펼쳐내다
2007년, ‘프레임’이라는 새로운 키워드를 우리 사회에 던짐으로써 심리학 바이블로 자리매김한 『프레임』과, 행복과 인간 심리에 관한 10여 년간의 연구를 종합해 펴낸 스테디셀러 『굿 라이프』를 잇는 서울대 심리학과 최인철 교수의 세 번째 책 『아주 보통의 행복』(21세기북스 펴냄)이 출간됐다. 이 책은 20여 년간 행복에 관해 연구해오며 느낀 생각들을 총정리한 최인철 교수의 행복론이다.
사회 변화에 따른 인간의 심리 변화를 연구해온 저자는,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행복에 관해 다시 숙고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한다. 이 책에서는 그동안 행복의 조건이라고 불렸던 외적 요인들이 얼마나 부질없었는지, 삶에서 진짜 중요한 것과 불필요한 것은 무엇인지를 설명하며, 우리가 폄하해왔던 삶의 다양한 가치를 재조명해야 하는 이유를 소개한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행복에 관한 최신 연구 데이터를 바탕으로 메시지는 분명하게 제시하면서도, 그 내용을 무겁지 않게 풀어낸 저자의 내공이 돋보인다는 점이다. 일상의 사례들로부터 이야기를 끌어내기에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에세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책을 읽고 난 후의 느낌은 여느 에세이와는 다를 것이다. 나는 지금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스스로 질문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나는 보통주의자로 살고 싶다”
평범해서 더욱 소중한 ‘보통의 행복’에 대하여
이 책은 “나는 보통주의자로 살고 싶다”는 저자의 고백이 담긴 서문으로 시작한다. 저자가 ‘보통’이라는 키워드에 주목한 이유는 “심리학이란 나와 공동체의 행복을 위해 인간에 관한 매뉴얼을 만드는 작업”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오랜 시간 연구하며 얻은 교훈이 바로 ‘행복의 평범성’이기 때문이다.
“내가 보통주의자가 될 수 있었던 까닭은 전적으로 심리학 덕분이다.
이제는 설렁탕 가게에서도 ‘특’보다는 ‘보통’을 주문할 정도로 보통주의자가 되었다”
- 저자 서문 중에서
우리가 행복감을 느끼는 순간은 거창하지 않다. 타인으로부터 무시당하지 않고 존중받을 때, 무언가를 배워서 성장했다는 느낌이 들 때, 열등감 없이 일을 잘 해낼 때,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믿을 사람이 있다고 안심할 때, 그리고 삶을 주도적으로 살고 있을 때이다. 행복은 존중, 성장, 유능, 지지, 자유와 같은 내면의 욕구에 의해 결정된다. 즉 행복은 지극히 일상에서 경험 가능한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동안 소외받았던 행복의 비주류들이 뜬다”
코로나19로 인해 달라진 행복의 개념
이 책은 크게 두 파트로 나뉘어 있다. 1부 ‘행복에 관한 가벼운 진담’은 코로나19 이후 달라진 행복의 세 가지 변화를 소개한다.
1) 행복 천재들의 비밀 : 첫 번째로 ‘행복한 사람의 특징’을 재정의한다. 특히 “이런 사람이 행복하다”라는 기존의 통념을 뒤집는 이야기들이 많다. 요즘 같은 시대에는 굳이 알 필요가 없는 것에 무관심한 사람, 매사에 굳은 결심을 하지 않는 사람, ‘그냥’이라는 가치를 아는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행복 천재‘라고 말하며, 행복의 형태가 이전보다 다양해졌음을 소개한다.
2) 행복의 언더독이 온다 : 두 번째 변화는 그동안 주눅 들었던 행복의 비주류들이 어깨를 펼 수 있는 시대가 왔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이전만 해도 외향적인 사람이 행복감을 잘 느낀다고 알려져 왔지만, 코로나19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에 익숙했던 내향형의 행복도가 더 높았다. 또한 특별하게 즐겁지는 않아도 자기에게 주어진 소명을 묵묵히 실천하는 사람, 내세울 만한 소확행은 없지만 일상을 잘 견뎌내고 있는 사람 등 재미보다 의미를 추구하는 삶에도 가치가 있음을 이야기한다.
3) 행복에도 품격이 필요하다 : 세 번째 변화는 도덕과 분리된 행복이 아닌, 행복에 품격을 더하는 삶이 더 중요해졌다는 것이다. 부의 성장, 지위의 상승만이 아닌 ‘의미의 성장’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남을 이기는 것만이 성공의 지름길이라고 교육받아왔지만, 내가 잘 모르는 영역에서는 자존심을 내려놓고 과감히 질 줄 아는 사람이 많을수록 우리 사회는 더욱 행복해질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2부 ‘행복에 관한 진지한 농담’은 저자가 평소에 느낀 삶에 대한 단상들로 이루어져 있다. 가족 간의 대화, 직장 상사와의 에피소드, 여행이 그리운 이유, 농담의 가치, 나이 듦의 지혜 등 흔히 볼 수 있는 사례를 바탕으로 공감을 자아낸다. 특히 놓쳐버릴 수 있는 일상의 순간 속에서 포착해낸 인사이트들은 행복이라는 감정이 절대 거창한 것이 아님을 일깨워준다.
행복해지기 위한 마법은 없다. 저자는 행복에는 사교육도 신비로운 묘약도 없다고 말한다. 그저 일상의 삶을 잘 살아가는 것. 밥을 먹고, 일을 하고, 대화를 나누고 매일매일 반복되는 일상의 사소함 속으로 더 깊이, 온전히 들어가는 것이 곧 행복이다.
☞ 함께 읽으면 좋은 21세기북스의 책들
▶ 프레임(개정증보판)|최인철 지음|21세기북스|2016년 8월 31일 출간|값 17,000원
▶ 굿 라이프|최인철 지음|21세기북스|2018년 6월 20일 출간|값 17,000원
▶ 대한민국 행복지도 2021|서울대학교 행복연구센터 지음|21세기북스|2021년 4월 26일 출간|값 18,000원
◎ 본문 중에서
그냥 선물하는 행위는 우연을 선물하는 행위다. 인간은 우연히 일어나는 좋은 일에서 행복을 느낀다. 행복(幸福)이라는 단어의 한자 풀이가 ‘우연히 일어나는 좋은 일’이라는 점도 우연이 아니다. 행복의 수준은 관계의 수준을 벗어날 수 없고, 관계의 수준은 ‘그냥’의 수준을 벗어날 수 없다. 아무런 용건 없이도 그냥 연락하는 친구들이 있다면 당신은 외롭지 않다. 아무런 이유 없이 그냥 선물하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면 당신은 이미 행복한 사람이다.
【행복 천재들의 비밀 병기, ‘그냥’ : 18쪽】
우리는 지능이 뛰어난 천재들만 길러낼 것이 아니라, 좋아하는 것의 천재들을 길러내야 한다.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에 대한 선호는 선천적이기도 하지만 다분히 후천적이다. 좋아하는 것이 많은 사람과 어울리면 좋아하는 것들이 많아진다.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묻는 것이 일상화된 사회에서 살면 좋아하는 것들이 명확해진다. 우리가 서로에게 던져야 할 질문은 자식의 학벌이나 통장의 잔고가 아니라 좋아하는 것의 잔고다.
【행복 천재들은 좋아하는 것이 많다 : 32쪽】
모두가 실시간성에 집착할 때, 한 박자 늦는 사람이 되기로 결심해야 한다. 습관적으로 스마트폰을 켜는 행위에 반기를 들어야 한다. 끊임없이 접속하느라 분주한 것 같지만 실은 게으른 것이요, 적극적으로 세상을 탐색하는 것 같지만 실은 단 한 발짝도 세상을 향해 나아가지 않는 나태다. 바쁨을 위한 바쁨일 뿐이다. 굳이 알 필요가 없는 것들에 대한 무관심이야말로 세상에 대한 가장 적극적인 관심이다. 행복 천재들의 또 하나의 비밀 병기다.
【행복 천재들은 굳이 알 필요 없는 것들은 모른다 : 51쪽】
외향성의 제국을 난공불락으로 만든 결정적 주범은 심리학이다. 외향성이 행복에 유리하다는 연구들을 쏟아내면서 콧대 높던 외향성의 지위를 한층 더 높여 놓았다. 내성적인 사람은 행복하기도 어렵단 말인가. (…) 난공불락으로 보이던 이 외향성의 제국에 바이러스로 인한 붕괴의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내성적인 사람에게 최적의 환경이 만들어진 셈이다. 그들의 전매특허인 ‘사회적 거리두기’가 새로운 게임의 규칙으로 등장하면서 사회적 거리 좁히기라는 외향성의 규칙이 뒷전으로 밀려났다.
【내성적인 사람이 온다 : 80쪽】
‘의미형 인간’이 기죽을 필요는 전혀 없다. 특별하게 즐겁지는 않아도 자기에게 주어진 소명을 묵묵히 실천하고 있는 사람들, 내세울 만한 소확행은 없지만 일상을 그럭저럭 잘 견뎌내고 있는 사람들, 불공정과 부조리에 맞서 투쟁하고 있는 사람들, 종교적 신념을 지키기 위해 고난받고 있는 사람들, 이런 의미형 인간에게도 재미형 인간 못지않은 저력이 있다.
【의미형 인간이 온다 : 85쪽】
행복이라는 이름을 여기저기 휘둘러대어 사람들을 기죽이지 않는 사람, 행복하지 않으면 루저가 될 거라는 공포를 조장하지 않는 사람, 요란한 행복 캠페인은 체질에 맞지 않아 늘 한발 물러서 있는 사람, 그저 순간순간에 흡족해하는 사람, 그런 사람이 옳다. 항상 신나고 항상 들떠 있는 것이 행복이라고 오해했었기에 우리는 그동안 얼마나 소외되어 있었던가? 이제 흡족(洽族)의 시대가 오고 있다.
【흡족(洽族)이 온다 : 90쪽】
‘나를 괴롭히는 사람들은 이상한 사람임이 틀림없어.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나 같은 사람을 오해할 수 있을까?’ 과연 그럴까? 그들의 눈에는 내가 얼마나 이상한 사람이었을까? 나만 정상인 세상은 정말 이상한 세상이 아니겠는가. 나도 누군가에게는 또라이가 아니겠는가. 주변 사람들이 다 이상해 보이기 시작한다면 자기 자신도 타인의 눈에는 이상하게 보인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추가로, 자신에게 정신적 노안이 왔음을 인정해야 한다. 사람을 보는 눈이 흐려진 것이다. 세상은 여전히 좋은 사람, 더 좋은 사람 그리고 정말 더 좋은 사람들로 넘쳐난다.
【당신도 누군가에게는 또라이이다 : 126쪽】
세상은 우리에게 이기는 연습만을 시킨다. 이기는 습관은 성공의 상징이 되었고, 이기지 못한 자의 아픔을 보듬는 일은 성공한 자의 미덕이 되었다. 그러나 세상의 큰 문제들은 이기지 못한 사람이 아니라 지지 못하는 사람들에 의해 생겨난다. 질 줄도 모르고 져본 적도 없는 자들의 감정싸움 때문에 원만히 해결될 문제가 악화되는 일이 얼마나 많은가. 권력자와 엘리트들의 일탈은 지지 못하는 그들의 고질병 때문이 아니던가.
【지지 않는 사람이 싫다 : 139쪽】
우리 사회가 주로 던지는 질문들은 경제적 부와 사회적 지위에 관한 것들이다. 돈을 잘 버는지는 묻지만 자율적으로 살고 있는지는 묻지 않는다. 대기업에 다니는지는 묻지만 존중받고 사는지는 묻지 않는다. 아파트 평수는 묻지만 외롭지 않은지는 묻지 않는다. 내면에 대한 질문이 실종된 사회다. 자기만의 질문을가져야 한다. 나라는 존재의 본질을 드러내주는 시그니처 질문을 만들어내야 한다. 개인이건 사회건, 그것의 품격은 그가 던지는 질문의 품격을 넘어서지 못하기 때문이다.
【자기만의 질문이 있는 사람에게 끌린다 : 169쪽】
상사의 문자는 늘 짧다. 아랫사람이 전후 사정을 자세히 설명하는 장문을 보내면 상사는 그저 ‘ㅇㅋ’라고 보내온다. 권력은 답장의 길이와 반비례하는 법. 상사들은 문장 하나를 완성할 수 없을 정도로 바쁜 사람들일까? 늘상 ‘ㅇㅇ’과 ‘ㄴㄴ’만 보내는 아들 녀석의 문자를 생각하니 바쁘다는 건 답이 아닌 듯하다. 알면서도 고치지 못하는 지독한 권력병임에 분명하다. 길게 답장을 보내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런 상사와 일하는 사람들은 복 받은 걸지도.
【상사의 짧은 답 : 22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