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속삭였어요. “모든 게 거기에 있단다.”
물이 중얼거렸어요. “어디에든지 다.”
호숫가 외딴집에 홀로 남은 여자, 늘 그날이 그날인 일상, 깊은 외로움, 사그라진 의지…… 영원할 것만 같은 어둠을 헤쳐 나갈 수 있을까요? 잔잔한 화면 아래 소용돌이치는 격랑, 섬세한 울림으로 마음을 움직이는 감동적인 그림책. 시간을 초월하면서 동시에 현대적인, 빛을 찾아 떠나는 내면의 아주 아름다운 여행. 바오바브 상 수상작.
아니는 호숫가 높은 언덕 위에 살아요. 발만 겨우 보일 정도로 길게 내려오는 검은 원피스에 무표정한 얼굴, 아니는 슬프고 울적한 마음으로 자신처럼, 외따로 떨어진 집으로 터벅터벅 걸어가지요. 엄마가 돌아가시고부터는 아무도 찾아오는 사람이 없어요. 아니는 혼자고, 아는 사람, 아는 행복한 사람이 없어요. 지친 영혼에 전하는 근본적인 위로, 어려움을 이겨내며 쌓은 진정한 관계, 부드러운 응시, 상냥함, 다정함, ‘움직임과 생산이 키워드인 세상에서 어떤 적요함을 전해주고 싶어’한 키티 크라우더, 《아니의 호수》는 마음속 깊은 위로와 다시 일어설 용기를 주는 아름답고 신비로운 그림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