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서평 쓰는 방법을 논한 글이다. 『내가 있는 삶을 위한 반려도서 레시피』란 제목을 단 것은 서평 쓰는 독서를 하면 반려도서를 찾을 수 있고, 그 반려도서가 내가 있는 삶을 꾸릴 수 있게 해줄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쓰게 된 동기는 출판사 ‘學而思’와 ‘독서아카데미’를 설립한 이유와 같다. 2016년 설립된 ‘학이사 독서아카데미’는 세계 여론의 중심에 있는 미국의 고급 주간 잡지 「The New Yorker」 의 “한국인, 책은 읽지 않으면서 노벨 문학상을 달라고 하는 것은 모순”(2016년 1월)이라는 보도와, 한국인의 독서 통계를 보고, 책 읽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독서 운동을 펼쳐야겠다는 결심에서 출발하게 되었다.
‘학이사 독서아카데미’와 이 책, 『반려도서 레시피』는 책을 제대로 읽는 사람이 많아지는 사회를 꿈꾸고 있다. 사람은 몸과 마음이 함께 건강해야 아름다운 삶을 살 수 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몸의 건강엔 지나치다 싶을 정도의 관심을 쏟지만, 마음 건강엔 몸 건강에 쏟는 관심의 반의반도 쏟지 않는다. 이런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마음 근육을 키우는 방법을 알려주고자 하는 것이다. 마음의 근육은 책을 읽고, 같은 책을 읽은 사람들과 토론하고, 걸으며 사색하고 서평을 써보면 불어날 것이라고 믿는다. 그것은 틀림없는 일이다. 읽고, 토론하고, 사색하는 과정은 모두 마음 근육 키우기의 지름길이다.
책을 읽지 않고 삶을 바르게 꾸미기는 어렵다. 그 사실을 아는 사람들만 책을 열심히 읽는다. 그러나 책을 바르게 읽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책을 바르게 읽는 방법은, 책 읽고, 토론하고, 생각하고, 그 생각을 서평에 담고, 책에서 읽은 것을 실천하는 것이다. 이것이 독서의 바른 과정이다. 그런데 대다수의 사람들이 무조건 많이 읽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제대로 읽는 것에 대해서는 관심을 덜 가진다. 많이 보다는 한 권의 책이라도 제대로 읽는 것이 중요하다. 세상에 존재하는 많은 책 중에서 내가 읽고 평생을 함께해도 좋다는 생각이 드는 책을 골라서 반려도서로 삼는 것, 그것이 내가 있는 삶의 격이다.
이 책은 ‘책과 놀면서 나를 찾고〔遊冊尋我〕, 내가 있는 삶〔有我之生〕’을 꾸리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가진다. 목표 설정의 기저는 첫째, “놀이로서의 독서, 인간과 나 자신의 탐색, 이것이 책에 바란 알파요 오메가였다.(몽테뉴)” 둘째, “독서讀書는 완성된 사람을 만들고 담론談論은 기지機智 있는 사람을 만들고 작문作文은 정확한 사람을 만든다.(베이컨)” 셋째, “知之者 不如 好之者 好之者 不如 樂之者.(공자)”란 명언들에 있다. 이 책의 목표가 이 명언들의 뜻과 정신을 담아내는 것이다. 이 책이 궁극적으로 가 닿고자 하는 것은 1차적으로 서평을 쓰는 것이고, 2차적으로는 쓴 서평을 모아 책을 내고 저자가 되도록 하는 것이다.
『반려도서 레시피』에는 나를 세우는 기둥 12개가 있다. 冊-讀-討-步-章-作-評-書-文-用-夢-綜이 그것이다. 책과 독서의 개념, 독서 토론과 사색을 위한 걷기, 바른 문장과 논리적 글쓰기, 비평과 서평 쓰기(문학, 비문학, 아동, 청소년)를 다룬다. 조선의 선비 연암 박지원은 “선비란? 책을 읽고, 읽은 대로 실천하는 사람”이라고 했는데, 독서의 완성이라고 할 수 있는 ‘행行’은 이 책의 밖에 둔다. 필자의 능력으로 감당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기 때문이다. 몰라서 행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알아도 행하지 않기 때문인데 많은 독서를 통해 극복해야 할 일이다.
이 분야의 책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흔치는 않다. ‘책 읽는 사람들’과 독서의 길을 함께 걸으면서 읽고, 토론하고, 생각하고, 쓰는 과정을 밟아 집필되었다. 서평을 잘 쓰게 하자는 목적이 크지만, 그보다 먼저 책을 읽고는 반드시 서평을 써야 한다는 생각을 갖도록 하는데 욕심을 더 많이 내고 싶다. 서평을 쓰지 않는 독서는 휘발성 독서가 되고 만다. 책을 읽고 서평 한두 편만 써보면 그것이 얼마나 유익한 것인가 깨달을 수 있으며 서평을 쓰지 않은 독서에 대한 반성을 하게 될 것이다. 막연히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유익하다. 이 책은 그 일에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끝으로 이 책을 쓰기 위하여 많은 참고문헌을 참고하였다. 책, 읽기, 토론, 걷기, 낱말, 문장, 비평, 서평에 관한 책들이다. 오래전에 읽은 책들도 있지만 이 책을 쓰면서 크게 도움 받은 책들이다. 참고 문헌으로 정리하며 저자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이 책들이 없었다면 매우 어려운 과정을 겪었을 것이다. 그리고 출판에 대한 사명감으로 지역 출판계의 매우 어려운 사정 속에서 출판을 맡아준 신중현 학이사 대표께 감사드린다. 또한 함께 책 읽고 토론하며, 서평 쓰는 삶을 위해 꾸준히 활동하는 학이사 독서아카데미의 ‘책 읽는 사람들’에게도 고맙다는 말씀을 드린다.
2020년 초가을에
문무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