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의 어느 시간들

장정옥 | 도서출판학이사 | 2021년 08월 25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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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숨은 그림 찾기

내 영혼의 책을 한자리에 모았다.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고, 오래도록 곁에 두고 싶은 책이기도 하다. 책을 읽은 김에 독서기록까지 써보았다. 카뮈, 로맹 가리, 플로베르, 발자크, 루쉰, 버지니아 울프, 귄터 그라스, 피츠제럴드, 마루야마 겐지, 헤르타 뮐러, 미시마 유키오, 막심 고리키, 세르반테스까지 모두 내 소설 작업에 말없는 친구가 되어주었고, 조용한 가르침으로 나를 이끌어준 스승들이다. 그들을 한자리에 모실 수 있어서 기쁘다. 이분들 외에도 내게 가르침을 주신 이들이 내 책장에 가득하다. 능력이 되면 그들을 모두 내 영혼의 책장에 모시고 싶다.
예전에는 어떤 느낌으로 저 책을 읽었는지 생각이 나지 않는다. 책을 꺼내어 한 권씩 읽으며, 밑줄 그은 부분이 지금과 많이 다른 것을 알았다. 책은 읽을 때마다 느낌이 조금씩 다르다. 글이 자라듯 생각도 선인장처럼 자라기 때문일 것이다. 책은 여러 사람이 함께 읽을수록 더 재미있고 의미도 깊어진다. 책을 읽고 독서기록을 쓰는 것은‘느리게 읽기’ ‘깊이 읽기’의 한 방법이다. 산책할 때 느리게 걸으면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는 것처럼 책도 느리게 읽으면 더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다.
<내 영혼의 책>이라는 타이틀을 붙여놓고서야 비로소 해야 할 일을 마친 안도감을 느낀다. 독서기록을 핑계로 책 읽는 법을 제대로 배워보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책을 늘 가까이 둔다는 건, 그 읽기가 소설 쓰기의 중요한 자양분이 되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처음으로 써보는 산문이고, 픽션과 팩트를 조합한 글쓰기이다. ‘ 처음’이란 말이 참 신비롭다. 설레고, 기대되고, 두렵고, 또한 기쁘다. 온 세계가 코로나 19와 투쟁을 벌이는 동안, 마음에 쌓아두었던 책을 꺼내어 읽으며 혼자 된 시간으로 침잠했다. 이런 의도하지 않았던 격리의 시간이 내게 다시없는 기회가 되어주었다.
내게 있어서 글쓰기는 사라진 전설의 섬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세상이라는 섬 곳곳을 돌아보고, 그곳에 사는 사람들을 만나고, 나무와 풀과 바위와 섬을 둘러싼 바다와 기암괴석에게 말을 걸며, 바다에 잠긴 왕조의 꿈을 더듬어가는 과정은 거의 신비롭기까지 하다. 바닷속 전설의 섬이 푸른 물이끼에 덮여 있다고 상상하면 거짓말처럼 기운이 샘솟는다.
글쓰기가 작가를 마냥 괴롭게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품속에 감춰둔 신비로움으로 글 쓰는 이를 위로할 줄도 안다. 그것이면 된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깊은 물속 어딘가에 사라진 섬이 존재한다는 환상이면 소설을 읽고 쓸 이유는 충분하다.
소설이 나를 위로한다.
내 즐거움을 손톱만큼이라도 나누며 살자는 마음이었는데 내가 더 많은 위로를 받았다. 바다 위로 둥실 떠오를 날을 기다리는 전설의 섬을 생각하며, 앞으로도 섬을 탐사하는 마음으로 글쓰기 작업에 임하련다.

저자소개

장정옥

대구에서 태어났다. 1997년 매일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해무’가 당선되어 문단에 발을 들였다. 2008년 제40회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에서 『스무 살의 축제』가 당선되었고, 2019년에 첫 번째 소설집 『숨은 눈』으로 김만중 문학상을 받았다. 장편소설은 『스무 살의 축제』 외에 『비단길』, 『고요한 종소리』, 『나비와 불꽃놀이』가 있고, 소설집으로 『숨은 눈』과 2020년에 출간한 『봄의 신부』가 있다.

목차소개

삶으로

태양, 그 흰빛의 살인
- 알베르 카뮈, 『이방인』
로맹 가리와 에밀 아자르
- 에밀 아자르, 『자기 앞의 생』
춤추는 엠마
- 귀스타브 플로베르, 『마담 보바리』
재치 있는 시골귀족의 마지막 여행
- 미겔 데 세르반테스 사이베드라, 『돈키호테』
삶으로 쓴 소설
- 오노레 드 발자크, 『고리오 영감』
유월의 어느 시간들
- 버지니아 울프, 『댈러웨이 부인』
순결한 종이에 담은 기억
- 귄터 그라스, 『양철북』

승화된

노란 칵테일 음악이 있는 축제
- F. 스콧 피츠제럴드, 『위대한 개츠비』
세상의 뜻있는 일부
- 마루야마 겐지, 『물의 가족』
한 방울 넘치는 행복
- 헤르타 뮐러, 『숨그네』
승화된 아름다움의 실체
- 미시마 유키오, 『금각사』
진리의 이름, 어머니
- 막심 고리키, 『어머니』
진실이라고 믿었던 것의 진실
- 이언 매큐언, 『속죄』
물의 도시, 항저우
- 루쉰, 『납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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