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먼 멜빌의 광장 이야기(The Piazza Tales by Herman Melville)(1856) : 우리에게 허먼 멜빌은 모비딕(Moby-Dick; or, The Whale)(1851)의 작가로만 기억되지만, 미국에서는 그의 몇몇 단편도 중요한 업적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허먼 멜빌은 살아생전에 그리 큰 명성과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지 못했는데, 1851년 출간한 모비딕(Moby-Dick; or, The Whale)(1851)이 서점에서 소설이 아니라, 수산업 카테고리로 분류된 일화는 무척이나 유명한 ‘문학사적인 사건’일 것입니다. 멜빌은 모비딕이 평론가들의 혹평을 받은 후 야심차게 집필한 후속작 피에르, 혹은 모호함(Pierre; or The Ambiguities by Herman Melville)(1852)을 출간한 후 더욱 혹독한 평가에 시달렸습니다……. 이 때문에 재정 상태가 악화된 멜빌은 출판이 아닌 새로운 방법을 모색해야 했고, 월간지 연재는 꽤 매력적인 대안이였습니다. 멜빌이 대중적으로 성공한 작가였다면, 아마도 단편을 집필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는 1853년 창간한 미국 월간지 퍼트넘(Putnam's Monthly)에 초창기부터 꾸준히 연재를 시작하였으며, The Two Temples가 거절된 것을 제외하면 대체로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잡지에 연재한 단편 5편에 새롭게 집필한 광장(The Piazza)을 추가해 1856년 광장 이야기(The Piazza Tales by Herman Melville)(1856)란 단편집이 출간되었습니다. 5월 미국에 이어, Dix, Edwards & Co. 출판사를 통해 같은 해 6월 영국에서도 출간되었으며 당시의 판매가는 1달러!
그의 수많은 단편 중에서도 평론가들의 호평을 받은 바 있는 주요 작품 ? 필경사 바틀비(Bartleby), 베니토 세레노(Benito Cereno), 엔칸타다스(The Encantadas) 등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작품이지요. 원제는 베니토 세레노와 다른 이야기(Benito Cereno and Other Sketches)였으나, 새롭게 집필한 광장(The Piazza)을 강조한 현재의 제목으로 변경되었습니다. 허먼 멜빌의 ‘법률 3부작’이라 불리는 필경사 바틀비(Bartleby), 베니토 세레노(Benito Cereno), 빌리 버드(Billy Budd)는 국내에도 번역 출판되었습니다. 테마여행신문 TTN Korea 영어고전(English Classics)과 함께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멋진 문학여행을! B
“나는 하지 않는 것이 좋겠어.”(“I would prefer not to.”) 먹는 것조차 거부한 남자, 바틀비(Bartleby) : 필경사 바틀비: 월스트리트 이야기(Bartleby, the Scrivener: A Story of Wall Street)(1853)는 허먼 멜빌이 미국 월간지 퍼트넘(Putnam's Monthly)에 1853년 11월과 12월, 2회에 걸쳐서 연재한 단편 소설입니다. 당시 멜빌은 모비딕(Moby-Dick; or, The Whale)(1851)과 피에르, 혹은 모호함(Pierre; or The Ambiguities by Herman Melville)(1852)의 연속된 실패로 인해 더 이상 출판이 어려운 상황이였고, 새로운 기치를 내세운 월간지 퍼트넘(Putnam's Monthly)이 좋은 조건으로 원고를 의뢰한 덕분에 익명으로나마 기고할 수 있었습니다.
허먼 멜빌이 발표한 단편 중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 단편소설’로, 미국 월스트리트를 배경으로 변호사 사무실의 필경사(筆耕士)가 등장합니다. 이름 모를 변호사는 이미 두 명의 필경사와 일하고 있지만, 사업의 번창으로 인해 한명을 더 고용합니다. 그의 이름이 바로 바틀비(Bartleby)죠. 바틀비는 처음에는 곧잘 업무를 수행하였으나, 이후 하루 종일 창문만 바라볼 뿐 일체의 일을 거부합니다. 변호사와 사무실 직원들은 바틀비에게 짜증도 내고, 화도 내보고, 대체 그가 왜 이런 태도를 보이는지 이해하고자 노력해 보지만 결론을 찾지 못합니다. 바틀비가 집도 없이 사무실에서 거주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한 변호사는 (자신의 사회적인 평판과 개인적인 양심을 고려할 때) 그를 섣불리 해고도, 퇴거도 할 수 없게 되자 차라리 기존 직원들과 함께 사무실을 이전해 버립니다. 허먼 멜빌이 바틀비란 기묘한 캐릭터의 인물을 통해 전달하고픈 메시지는 과연 무엇일까요? 필경사 바틀비: 월스트리트 이야기(Bartleby, the Scrivener: A Story of Wall Street)는 당대보다 현대에 이르러 높은 평가를 받는 작품으로 부조리 문학(absurdist literature)의 대표 작품 중 하나로 꼽힙니다.
선장인 듯 선장 아닌 선장 베니토 세레노(Benito Cereno)(1855) : 1855년 미국 월간지 퍼트넘(Putnam's Monthly)을 통해 3회에 걸쳐 연재된 베니토 세레노(Benito Cereno)는 ‘노예와 선장의 위치가 뒤바뀐 선상반란’이란 흥미로운 소재의 이야기입니다. 허먼 멜빌이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던 바다 이야기 ? 역사적으로 실존했던 노예반란(slave rebellion)을 흥미롭게 버무린 작품으로 평가받습니다. 1839년 스페인 노예선(Spanish schooner) 라 아미스타드호(La Amistad)의 노예반란(slave rebellion)은 이후 미국 해군 함정이 개입해 1841년 법정에서 노예 해방으로 이어졌습니다. 이는 당대의 미국인뿐만 아니라 제국주의의 유럽인에게 매우 중요한 역사적인 사건이였습니다. 이 외에도 1841년 매디슨 워싱턴(Madison Washington)이 주도한 선상 반란 또한 프레데릭 더글라스(Frederick Douglass)의 단편 소설 영웅 노예(The Heroic Slave)(1853)를 통해 세상에 알려지면서 대중들의 주목을 받은 사건입니다.
1799년 미국 선박 바첼러의 기쁨호(Bachelor's Delight) 선장 아마사 델라노(Amasa Delano)는 조난당한 스페인 노예선 산 도미닉호(San Dominick)를 발견합니다. 폭풍과 선원과 노예 사이에 퍼진 전염병으로 초토화된 산 도미닉호……. 아마사 델라노(Amasa Delano)는 인도적인 차원에서 물과 식량을 제공하였으나, 배의 분위기가 이상하다는 것을 곧바로 눈치 챕니다. 선장이 왠지 모르게 주눅이 들어있을 뿐 아니라, 그를 대하는 노예 바보(Babo)의 태도가 날카로운 이유는 대체 무엇일까요?! 보니토 세레노(Don Benito Cereno)는 스페인 노예선 산 도미닉호(San Dominick)의 ‘위장된’ 선장 이름입니다.
허먼 멜빌과 함께 미지의 고도로 떠나는 여정! 엔칸타다스(The Encantadas, or Enchanted Isles)(1854) : 1854년 미국 월간지 퍼트넘(Putnam's Monthly)을 통해 최초로 공개된 엔칸타다스(The Encantadas, or Enchanted Isles)(1854)는 허먼 멜빌이 탐험한 엔칸타다스(The Encantadas)와 갈라파고스 섬(Galapagos Islands)에 대한 철학적인 에세이입니다. 10개의 스케치(Sketches)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각의 스케치는 마법에 걸린 섬(the Enchanted Isles), 고대 갈라파고스 거북이(ancient Galapagos tortoises), 로돈도 바위(the Rock Rodondo), 탐험가 후안 페르난데스(Juan Fernandez), 영국 유령선(phantom British ship), 배링턴 섬(Barrington Isle), 찰스 섬(Charles's Isle), 노폴크 섬(Norfolk Isle and Chola Widow), 후드 섬(Hood's Isle) 및 이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습니다.
허먼 멜빌은 1840년에서 1841년, 포경선 Acushnet호를 타고 갈라파고스 제도(the Galapagos Islands)를 실제로 항해하였으며, 엔칸타다스(The Encantadas, or Enchanted Isles)(1854)에 등장한 에피소드를 경험하고, 취재하였습니다. 그러나 전적으로 그의 경험만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기보다는 당대에 출간된 다양한 탐험기 - 남해 또는 태평양에서 발견된 연대기적 역사(A Chronological History of the Discoveries in South Sea or Pacific Ocean), 비글호의 탐험(The Voyage of the Beagle), 남대서양 항해 및 태평양으로 가는 뿔곶 일주(Voyage to South Atlantic and Round Cape Horn into the Pacific Ocean) 등과 자료, 선원들의 구전 등을 종합해 ‘자신의 시선’으로 집필한 것으로 추정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