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환상문학의 극치
조선시대 후기 민중들에게 가장 많이 사랑을 받은 애정소설 두 편이 실려 있다. 천상에서 내려온 월궁선녀 숙향과 귀공자 이선의 운명 같은 사랑 이야기를 다룬 『숙향전』과 숙영낭자와 선군의 비극적인 멜로드라마를 담은 『숙영낭자전』이 바로 그것이다. 이 두 작품 모두 청춘남녀의 사랑을 환상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조선시대의 유교적 이념과 신분차별 등을 극복하기 위해, 또 그것이 바람직하지 않음을 드러내기 위해 환상적인 기법을 활용한 것으로, 이는 고달픈 현실에서 인간다운 삶과 가치를 실현하고자 한 당대인들의 가녀린 몸부림의 산물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책은 기획 기간만 5년일 정도로 심혈을 기울여 만든 한국고전문학 전집 시리즈 중 하나로, 고전의 이본들을 철저히 교감해 연구자를 위한 텍스트로 만들었을뿐 아니라 현대 독자들을 위해 살아 있는 요즘의 언어로 최대한 쉽게 풀어쓴 책이다. 독자를 위한 대중성과 연구자를 위한 전문성을 모두 획득하기 위해 현대어역과 원본을 모두 담아 낸 시리즈 중, 이 책은 『숙향전』과 『숙영낭자전』의 원본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