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고 싶지만 살고 싶어서

장화 | 글항아리 | 2021년 10월 01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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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우리가 살아야 하는 삶에 선의란 없었다
우리는 기적의 산물이다”
친족 성폭력 생존자 11명의 이야기
할아버지, 아빠, 오빠, 동생, 사촌오빠, 삼촌…
그들은 어떻게 한 인간의 삶에 되돌릴 수 없는 폭력을 가했나

돌이킬 수 없는 폭력을 당한 11명의 생존자

가족 간의 성폭력은 아무도 알고 싶어하지 않는 이야기다. 인류 역사는 근친 간의 성행위를 금기시하는 데서 쌓아 올려졌고, 인간이 금수와 구분되는 점은 성욕과 번식만을 위해 행동하지 않는 거라고 우리는 배워왔기 때문이다. “근친상간 금지는 자연이 자신을 초월하는 곳”이라고 레비스트로스가 말했듯이(요즘은 근친상간이란 단어에 문제 제기를 하며 쓰지 않고 근친 성폭력 혹은 친족 성폭력이라고 한다), 인간 정신의 초월적 지향이 문명·문화를 낳았다. 하지만 가족 간의 성폭력은 이를 전면적으로 거스르며 피해자를 문명 이전의 세계로 추락시킨다.

여기, 한 가족의 자녀인데도 돌봄을 받기는커녕 성적 대상으로 취급받은 11명의 몸, 파괴, 기억 혹은 기억상실, 그 후의 삶에 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저자들은 어려서 자기 몸을 자각하기도 전에 가족이나 친지들의 성폭력에 노출됐다. 이것은 생애사가 형성되기도 전에 미리 박탈해가는, 돌이키기 불가능한 폭력이다. 아빠가 딸에게 같이 잠자리를 갖자고 했고, 오빠가 벗기고 만졌으며, 할아버지가 손녀 몸의 성장점검을 했고 그의 아들이 뒤이어 딸의 이불 속으로 들어왔다.

폭력은 한 차례에 그치지 않았고, 같은 공간에 살면서 지속적으로 반복되었다. 피해자(생존자)들은 가해자에게 거부의 뜻을 강력히 나타내기도 했고, 그러지 못하기도 했다. 한편 대부분은 엄마에게 구조 요청을 하거나 털어놨는데, 이들의 엄마는 가해자 또한 가족이라는 이유로 감쌌다. 글을 쓴 11명의 생존자는 현재 20대, 30대, 40대, 50대로 다양한 나이대에 걸쳐 있다. 즉 지난 수십 년간 우리 사회 그리고 가족은 거의 변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어디에나 있었고 지금도 있는, 그러나 아무도 말하지 않는 오래된 이야기가 바로 ‘친족 성폭력’이다.

저자소개

장화
1997년생. 당시에는 못 견디게 괴로웠지만, 치료과정을 통해 나아지고 있다고 믿는다. 현재는 상담을 마쳤고, 대학생으로서 제법 즐겁게 잘 살고 있다.



불가살이
119 구급대원이다. 환자 중 성폭력 피해자가 발생하면 인근 해바라기 센터로 이송하는 일을 돕고 있다. 현재 강박과 불안에 대한 치료를 받고 있다. ‘불가살不可殺이’는 학대 속에서도 잘 자란 어린 나에게 죽일 수 없는 존재라는 뜻으로 붙여주었다.



김민지
1992년생. 사회복지, 상담심리를 전공하고 경찰학도 공부하고 있는 대학생. 성폭력전문상담원교육, 가정폭력전문상담원교육을 수료했다. 친족 성폭력 생존자로서 다수의 매체에 목소리를 내고 있고, ‘공폐단단’으로 활동하면서 친족 성폭력 공소시효 폐지를 위한 일인시위를 이어나가고 있다.



정인
1973년생. 심리학을 전공하고, 현재는 사회복지사로 일하고 있다. 광화문광장에서 매달 마지막 토요일 ‘공폐단단’ 활동을 함께 하고 있다.



희망
1968년생. 심리학을 전공했다. 중학교 상담사이며, 성인 상담도 하고 있다. 친족 성폭력 기억이 올라온 후 한국성폭력상담소에서 1년간 상담을 받았고 작은말하기 모임에 참석했다. 더 많은 생존자가 가해자와 방관자에 의한 피해 경험을 안전하고 자유롭게 말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최예원
1999년생. 미술치료, DBT 행동치료, 트라우마로 인한 조울증 약물치료 등 수많은 치료를 받아왔다. 2017년부터 2년여 간 한국성폭력상담소 내 집단 심리치료를 받았고 현재는 성매매 피해 여성 기관에서 집단 심리치료를 받고 있다.



엘브로떼
1977년생. 상담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정신건강의학과 부설 상담센터 전문 상담사이자 준법지원센터 성폭력수강명령 강사 및 전자발찌사범 개인상담을 하고 있다. 교도소 성폭력 사범 집단상담과 성폭력 전자발찌사범 집단상담을 진행한 바 있다.



명아
친족 성폭력 피해의 여파에서 막 벗어나 세상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현재 대학생으로 상담심리학,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고 있다. 유튜브 ‘성피당당’과 생존자 모임 ‘말하다’를 통해 친족 성폭력 피해에 대해 알리고 있다. 언젠가 ‘반성폭력 활동가’로 불리는 것이 꿈이다.



푸른나비
50대에 들어선 직장인. 한국성폭력상담소 작은말하기 자조모임을 시작으로, 친족 성폭력 생존자로서 피해 사실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가족-학대-성폭력 현장에서 일어나는 친족 성폭력에 맞서 언젠가 우리의 ‘광장’을 여는 일에 도움이 되길 바라며 수많은 사람과의 연대를 꿈꾼다.



평화
이십대 초반을 막 지났다. 한때 여러 방송에 나가 목소리를 냈지만 요즘은 조용히 지낸다. 상담, DBT, 병원치료, 약물치료, 입원까지 안 해본 치료가 없으나 이제는 같이 사는 강아지 등을 몇 번 쓰다듬으면 마음이 조금 가라앉는다. 바다를 사랑해서 지금은 물에서 하는 온갖 일을 한다.



조제
인생의 상처와 화두를 글로 쓰고 책으로 만들며 살아왔다. 어린 시절 겪은 부모의 심한 불화와 알코올중독을 동화 『엄마아빠 재판소』에, 우울증 경험을 에세이 『살아 있으니까 귀여워』에 담았다. 앞으로도 읽고 쓰고 그리며 계속 살아갈 것이다.

목차소개

추천 서문_미투의 사각지대에서 일어나는 성폭력, 여성 사물화의 극단화 | 정희진 여성학 연구자
추천 서문_죽고 싶은데 살고 싶어서, 광장을 여는 사람들 |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
추천 서문_큰 목소리로 이름을 불러본다 | 김영서, 『눈물도 빛을 만나면 반짝인다』 저자

프롤로그: 아무도 알고 싶어하지 않는 이야기

1장 생존자의 글| 장화
2장 무제| 불가살이
3장 그때 난 일곱 살이었다| 김민지
4장 늘 같은 오래된 이야기| 정인
5장 오이디푸스 패밀리| 희망
6장 죽고 싶지만 살고 싶어서| 최예원
7장 터널을 빠져나와 세상으로 시선을 향한다| 엘브로떼
8장 가해자 사후에 내린 판결: 세상에 대한 소고溯考, 訴告 | 명아
9장 나는 아동 친족 성폭력 생존자다| 푸른나비
10장 새| 평화
11장 내가 살아남은 이야기| 조제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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