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밤마다 일기처럼 편지를 써요.
답장은 안 오겠지만, 마음은 조금 편해요.”
소중한 이를 잃은 상처를 가진 여자, 한다옴.
“제가 나아지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대로 사는 것도 저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사랑하는 이를 잃은 상처를 가진 남자, 이강준.
정신과 상담에서 만났던 그를 7년 만에 다시 마주했다.
건물주와 세입자라는 또 다른 관계로.
“굳이 그 기억을 끄집어내는 이유가 따로 있습니까?”
“죄송합니다. 반가워서 그랬나 봐요. 반가워하면 안 되는 건데.”
반가웠다. 당신과 가까워지고 편안한 일상을 나누고 싶었다.
스스로를 구원했던 것처럼 그를 구원하고 싶었다.
“생각 중입니다. 내가 지금 무슨 말을 들었는지.”
“고백받으셨죠, 저한테.”
“…….”
“기분이 좀. 말랑말랑하네요.”
이강준 없이는 의미 없는 밤.
한다옴 없이는 필요 없는 밤.
우리는 그렇게 서로가 서로에게 매일 밤이 구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