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은 1권 <유라시안 엔드게임 1 : 끊어진 그래프>의 본편입니다. 국제정치 이론 및 내용에 이해가 잘 가지 않을 경우, 입문편인 1권의 일독을 권합니다.
세상은 넓건만 우리의 시야는 여전히 편협합니다. 한반도에 갇혀 오랜 시간을 보내고 외침의 반복과 동족 간 반목, 온갖 내적 갈등에 시달리다 보니 자연스럽게 시야는 좁아지고 내부의 작은 이익을 나눠 먹는 데만 골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요컨대 이 정도 규모의 국가에서 사회 전반의 정치화는 필연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개개인이 성실히 각자의 삶을 영위하더라도 정권의 향방이 자신의 수입, 심지어 삶의 만족도에까지 지배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대학가, 문화예술계, 심지어 종교계까지 정치권력의 향방에 따라 수입과 명망이 좌우되다 보니, 자연히 온 나라가 정치를 사익추구나 생계의 수단으로 여긴지 이미 오래입니다.
이제 곧 586세대의 은퇴가 시작됩니다. 이를 기화로 이념의 시대는 저물고 실용의 시대가 도래할 것입니다. 돌이켜보면 참으로 다사다난했지만 거쳐야 할 길이었습니다. 단기간 내 압축 성장을 하려면 피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실용의 시대에서도 이러한 시류를 돌리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의 장래는 밝지 않을 것입니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는 힘이 필요합니다. 힘에는 여러 종류의 힘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단연 강력한 힘은 국민의 통합된 의사를 통해 의사를 관철하는 정치력이 제일입니다. 부디 보다 많은 후배께서 정치를 지향하고 세상을 바꾸려는 부단 없는 시도를 멈추지 말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입니다.
그러려면 여러분은 달라야 합니다. 달라지려면 시야를 넓게 두어야 합니다. 시야를 넓게 두려면 발밑이 아닌 먼 곳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그러면 동북아의 조류와 유라시아 대륙을 관통하는 거대한 정세가 머지않아 한눈에 들어올 것입니다. 이 흐름 앞에 사익은 지극히 미미합니다. 그러면 서서히 우리 정치가 바뀝니다. 정치를 바꿀 주인공은 바로 여러분입니다. 따라서 정치에 뜻을 둔 사람은 반드시 국제정치에 대한 개략적인 이해가 필요합니다. 그래야 비로소 폭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소양 함양 없이 국내자원을 배분하는 힘부터 손에 넣게 되면 그 순간 시야는 한정되기 마련입니다. 악순환의 연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