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을 하고 싶으신가요?
그럼 이 책을 먼저 읽기 바랍니다”
2013년 신사동 G성형외과에서 발생한 여고생 사망 사건, 2016년 성형수술 중 사망한 권대희 씨 사건은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겨주었고 소비형 성형 의료의 폐해를 바로 보여준 사건이었다. 이로 인해 진료의 질과 환자의 안전은 안중에도 없이 엄청난 양의 광고와 마케팅으로 환자를 끌어들이기에 여념이 없는 대형 성형 병원들의 문제점들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미용 성형으로 큰돈을 버는 거대 병원들의 ‘돈잔치’가 벌어지는 와중에 사람의 생명이 헌신짝처럼 내던져졌다. 저자는 미용수술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필요함에도 그 본질이 공공에 깨우쳐지지 못하고 현실을 매우 안타까워한다. 미용을 목적으로 하는 성형도 사람의 생명과 건강을 최우선으로 해야 하는 의료의 한 분야인데도 유령수술, 공장형 수술 같은 국내 대형 성형 병원들의 고질적인 문제점들이 의료 시장을 짓누르고 있으며, 이미 거대 산업화한 미용 성형수술의 부작용과 후유 장해, 사망에 이르기까지 심각한 문제들이 계속 드러나고 있는 국내 미용 성형업계를 브레이크 없이 질주하는 화물트럭에 비유한다.
한국 성형업계의 불편한 진실을 향한 비판과 조언
“미용도 치료, 성형도 진료여야 합니다”
공장형 수술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현상은 수술실 CCTV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아직도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는 수술실 CCTV법은 2021년 6월 국회 소위에서 논란 끝에 계류되었지만 미용 의료 시장에 대한 국가 차원의 통제가 필요하다는 것과 의사-환자 간 불신이 극에 다다랐음을 증명해보였다. 이처럼 성형 의료의 질과 제반 상황은 위기에 직면해 있다. 난무하는 허위·광대광고들, 리베이트, 사무장 병원들, 공장식 수술, 유령수술, 대리수술, 무수한 의료사고, 사망사고, 의료분쟁, 추악한 소송과 사고 대응 과정까지 아수라가 따로 없다. 그 끝에는 무서울 정도로 끔찍한 ‘비인간화’와 사고가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 저자의 일갈이다. 미용 성형 분야가 이렇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돈 때문이다. 미용 성형에는 처음부터 국가 건강보험의 굴레와 제약이 없어 의료의 영역이 아니라 상업의 영역이라는 개념이 자연스레 형성되었고, 누구 하나 관심을 두고 제도적인 규제 장치를 마련하려 하지 않았다. 이러한 위기를 초래한 원인은 브로커나 사무장 등을 끌어들인 의사 혹은 병원에게도 있지만, 의료 광고에 대한 법과 규제가 부재한 현실, 정부 관계부처의 무관심과 무책임, 식약처와 보건소 등 담당 기관의 무사안일주의에도 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성형도 의료이기 때문에 부작용과 의료사고, 후유 장해 등이 반드시 발생하기 마련이다. 이러한 위험을 낮추기 위해 미용 성형업계가 상업적 논리만으로 팽창하도록 내버려두면 안 되는데, 이에 대한 사회적인 안전핀이 빠진 상태로 흘러왔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제라도 미용 성형 역시 넓은 의미의 건강과 치료의 관점으로 바라보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래야 무수한 의료사고를 그나마 예방할 수 있고, 소비자들의 인적, 경제적 피해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성형은 쇼핑이 아닙니다. 치료입니다”
현직 성형외과의가 말하는 대한민국 성형 현실의 명과 암
미용 성형은 의료 행위가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보통이다. 결과가 좋든 나쁘든 한 번 수술하고 나서 다시 수술할 일이란 거의 없다. 저자는 미용 성형 시장이 지금처럼 혼탁하고 분쟁이 잦은 이유 중 하나를 여기에서 찾는다. 성형 수요자들 입장에서 아무리 열심히 검색한다고 해도 그 병원 진료의 질은 절대 알 수가 없다. 인터넷 검색과 휴대전화 앱에서 쏟아지는 후기들에는 성형에 관해 왜곡된 인식과 과도하게 긍정적인 이미지들로 가득하다. 그러다 보면 진실과는 거리가 먼, 공급자들이 유포한 상업적 정보에 휘둘리면서 부지불식간에 성형을 결정하게 된다. 성형은 인체에 칼을 대는 의술이지, 마법이 아니다. 돈을 내고 물건을 쇼핑하는 식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또한 성형의 부작용들은 대부분은 장기적이고 다시 되돌릴 수 없다는 특성이 있다는 것을 명확히 인지해야 한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건 정확한 정보다. 사실에 기반을 둔 정보와 개념을 갖고 수술 결과에 대해 현실적인 기대를 하고 수술을 해야 한다. 저자는 성형을 고민하는 수요자들에게 ‘팩트에 입각한 정보’를 전달하고 환자들과 소통하기 위해 10년 전부터 블로그를 시작했고, 몇 년 전부터는 유튜브도 시작했다. 난무하는 허위·과대광고와 대형 성형 병원들의 상술에 길들여진 일반인들과 소통하는 일은 녹록치 않지만 언젠가는 사실에 입각한 진정성 있는 조언이 이길 것이라는 고집스러운 믿음을 버리지 않고 있다.
SNS 시대 진정한 미(美)를 찾아주는 ‘착한’ 미용 성형을 위해!
저자는 아름다움에 대한 기준과 관점이 다양해진 SNS 시대에는 성형의 방향도 바뀌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성형수술로 얻는 것과 잃는 것이 있기 마련이다. 이때 얻는 것이 확실히 클 때에만 수술을 꾀해야 한다. 개성을 영영 잃어버릴 수도 있는 ‘획일화’의 함정에 빠져 나만의 개성, 나만의 무기를 잃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성형수술의 획일화는 어김없이 ‘과잉 수술 권유’와 맞닿아 있다. 안 해도 되는 걸 자꾸 부추겨 ‘남들 다 하는 거 너도 해’란 식으로 가는 것이다. 이러한 세태는 철저히 비판받아야 하고, 개인의 특성을 충실히 고려한 ‘맞춤형 성형’이 계획되어야 한다. 또한 온라인상 여론을 조작하거나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경향이 예전보다 심해졌다. 소비자들은 허위 정보, 상업적 미용 성형 정보들이 난무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하며, 병원들은 이것을 이용하거나 편승하지 말아야 한다. 미용 성형도 의료 행위라는 것을 인정한다면, 상업적, 소비적 논리만이 관철되는 현실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 즉 성형에 관한 사회적 관심은 많은 데 비해 사회적인 공감대와 문제 해결을 위한 제도적 장치들은 매우 빈약하다. 저자는 미용 의료에 대한 상업적 허위 광고를 제재하는 공공 시스템이 작동하게 되면 미용 성형업계가 갖고 있는 많은 문제점들이 해결될 거로 보고 있다. 인간을 위한 성형, 인간의 가치를 높이는 성형 의료를 위한 길은 수요자와 성형 병·의원, 정부 담당기관이 똑같이 고민하고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라는 것이 저자의 간절한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