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즈음부터 쓰기 시작한 글들의 모음이다.
십여 년 넘는 동안, 일기처럼 나를 바라보며 힘들거나 외롭거나 혼란스러워지면 글을 썼다.
글을 쓰면 서성대던 마음이 조금 누그러졌다.
그런 나의 글들은 그 또는 그녀로 시작하거나, 타인을 향한 시점들의 문체이다.
글을 쓰면서도 온전히 나를 드러내는 게 낯설었는지도 모르겠다.
어느 시간을 지나오면서, 나는 상처에 단단해지고, 예전처럼 젊지 않았고, 날 것의 감성들이 다르게 변모하였다.
이제는 서른 즈음에 바라보던 것들을 묶어 둘 필요를 느꼈다.
한 시대의 변곡점을 지나가던 글이다.
쓰고 싶은 간절함에 썼던 두서없는 글의 모음이 되었지만, 그래도 진실했던.
일상을 아무렇지 않은 듯 살고 있었지만, 슬프지 않았다 말하면 거짓말 같은.
2021. 7. 24. 박반지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