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의 전사들이 다시 뭉쳤다!
50, 30, 10대의 세 보수 논객,
가슴에만 담아둘 수 없었던 저마다의 이야기들을 풀어내다
◎ 도서 소개
기성세대에게 던지는 MZ 세대의 문제 제기와 일침!
절차의 공정성과 공정한 경쟁을 바라는 시대의 외침.
지식인의 책임을 묻는다, ‘따로 또 같이’ 시리즈
21세기북스에서 론칭한 ‘따로 또 같이’ 시리즈는 서로 다른 견해를 가진, 혹은 서로 다른 나이와 성별, 사회적 위치와 조건을 가진 사람들이 대화와 토론을 통해 서로의 입장차를 극복하고 상대를 이해하는 단초를 제공하자는 의도에서 기획된 시리즈이다. 우리 사회의 해묵은 대립과 갈등, 여기에서 불거지는 소모적인 상처들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이 상처들이 치유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 우리 모두가 꿈꾸는 사회적 공의를 만들자는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현재보다 더 살 만한 가치가 있는 미래 사회의 도래를 향한 꿈을 독자들과 함께 꾸고자 한다.
구체적으로는 적대적 비판과 냉소적 유예만 있을 뿐 생산적인 소통이 없는 기도폐쇄의 현실에 깊은 우려를 하면서 당대의 책임 있는 지식인과 문화예술인들에게, 이 사회가 부여한 소임과 책무가 무엇인지를 정면에서 묻고자 함이다. 그들로 하여금 사회적 갈등을 유발하는 의제에 대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소신과 철학을 명징하게 밝혀 생산적인 논의를 촉발시키고 그 내용을 구성원들 및 후배 세대들에게 기부하는 것으로 ‘지식인의 책임’을 실천하게 하자는 것이 그 물음의 내용이다.
‘따로 또 같이’ 시리즈의 첫 번째 책으로 앞서 출간된 『그 의견에는 동의합니다』는 진보와 보수의 젊은 아이콘으로 평가되던 소설가 손아람과 국민의힘 이준석 당 대표의 대담집으로 “우리 사회에서 진보와 보수가 서로를 이해하고 함께 나아갈 수 있는가?”라는 오래된 물음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여 준 책이다. 이 책에 이어 ‘따로 또 같이’ 시리즈의 두 번째 책으로 출간되는 『나는 국대다』는 공교롭게도 이른바 이준석 키즈 격인(물론 세 명의 저자 중 한 명은 이준석 대표보다 나이가 훨씬 많고 한 명은 동년배이기는 하지만 기성 정치에 막 첫 발을 내디뎠다는 점에서 이준석 키즈라고도 부르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세 저자가 참여했다.
토론 배틀의 새 장을 열다, 〈나는 국대다〉
2011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으로 화려하게 정계에 입문했으나 국회의원 선거에서 연달아 낙선하며 보수정당의 주류세력으로 편입되지 못했던 이준석은 2021년 6월 국민의힘 당 대표로 뽑히며 극적인 반전을 만들어낸다. 보수와 진보를 떠나 국회의원을 한 번도 지내지 못한 30대가 거대 정당의 대표가 된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으나 이런 일이 현실로 일어났고 파격의 주인공답게 지금껏 시도하기 어려웠던 일들을 하나 둘 실천에 옮겼다.
그 중의 하나가 국민의힘 대변인을 토론 배틀을 통해 뽑는다는 〈나는 국대다〉였다. 총 564명의 지원자가 모여든 이 배틀의 최종 순위 1, 2위는 당 대변인으로, 3, 4위는 당 상근부대변인으로 활동하는 것으로 계획되었고 실제 실행에 옮겨졌다. 이 대회에서 8강까지 오른 참가자 중 대중의 눈길을 끈 세 사람이 있었다. MBC 공채 MC 출신으로 오랫동안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김연주는 배틀에 참가하며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 인천국제고 3학년 학생인 김민규의 배틀 참가는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고 8강까지 진출하며 선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탄탄한 논리로 무장한 젊은 변호사 신인규의 발견 역시 배틀의 성과 중 하나였다.
현실 정치로 뛰어든 저마다의 사연들
이들의 연령대는 공교롭게도 50대, 30대, 10대로 우리 사회의 상이한 세대를 대변할 수 있는 사람들이었다. 50대인 김연주는 그렇다 치고(사실 그의 나이도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니다) 30대인 신인규와 10대인 김민규가 보수정당 지지자라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국민의 50퍼센트 정도를 보수정당 지지자라고 본다면 국민의힘 당원이나 지지자 중에서도 젊은 세대가 당연히 많을 터이지만 민주, 개혁세력은 진보정당 지지자라는 등식이 어느 정도 용인되는 현재의 상황에서 이 젊은이들이 어떤 생각으로 보수정당을 지지하고 스스로 보수의 대변자가 되기를 자처하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은 단지 보수 내부의 문제가 아니라 진보정당의 반대편에 서서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MZ 세대들을 이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의 갈등을 분석하고 해결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할 수도 있을 것이다.
고등학교 3학년 김민규는 정치에 크게 관심이 있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당하고 보수 정당이 몰락하는 과정을 보면서 들었던 위기감이 정치적 관심의 시작”이었다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자신이라도 “나중에 보수 정당을 좀 살려보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국정이라는 것은 여야라는 양쪽 날개가 있어야 하는데 한쪽이 완전히 내려앉”은 상황은 그가 보기에 정상이 아니었나 보다. 하지만 중학생인 김민규가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없었고 그렇게 시간이 흐른 후 〈나는 국대다〉에 참가하면서 나름의 정치 참여를 시작하게 된 것이다. 정치에 크게 관심이 없었다는 본인의 말과는 달리 이미 정치에 지대한 관심이 있었고, 그것도 이미 지지정당이 확고한 상태가 아니었을까 짐작이 되기는 한다.
반면, 신인규에게는 이번 토론 배틀이 처음이 아니다. 2019년 당시 새로운 보수당에서 청년 당 대표를 뽑기 위해 토론 배틀 경합을 벌인 적이 있다. 이때까지만 해도 그는 “정당 가입을 해본 적도 없었고 솔직히 큰 관심이 없었”지만 “조국 때문에 무척 열 받아 있는 상태에서” 배틀 참가를 결정한다. 네 명이 겨루는 결승까지 올라갔지만 최종 두 명을 뽑는 청년 당대표에는 선출이 되지 못했다.
하지만 이를 계기로 정당에 가입을 하고 그 정당과 통합이 된 미래통합당, 나아가 국민의힘 당원이 되었으며 자신의 거주 지역인 송파에서 당협 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토론 배틀에서 결정에 함께 올랐던 이와 지방자치연구소 ‘사계’를 만들었고 지방선거에 출마할 청년 예비 정치인들을 모집한다. 이번 〈나는 국대다〉 이전에는 변호사 사무실을 잠시 쉬고 정권 창출에 보탬이 되기 위해 준비하고 있었다고 말할 만큼 불과 2년 만에 적극적인 정당인으로 변모하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김연주는 어떨까. 김연주가 대학에 다녔던 “85학번 시대는 그야말로 민주화 이전이었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아크로폴리스에 모여 맨날 민주화를 외치던 때”였다. “최루탄 가스가 학교를 뒤덮고” 있었고 “하도 데모가 심해 수업을 제대로 할 수 없었”으며 “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했”다. 하지만 본인은 “자신의 문제에 매달려 살았던 학생”이었고 “소시민의 삶이” 자신에게 적합하다고 여겼다.
졸업 후 MBC MC 공채에 합격을 하고 나서는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지 않으려 노력했”다. “1990년대 후반에 민주당 쪽에서 공천 제의를 받기도 했지만 거절했”는데 “당시만 해도 방송인이 특정한 정치색을 띠는 것이 굉장히 금기시 되었기에 거절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러다 “세월이 바뀌어” “김제동 씨 같은 경우를 비롯해 다양한 관점들이 등장하는 시대가” 되었고 마침 이준석이 당 대표로 당선되며 〈나는 국대다〉라는 토론 배틀이 열리게 된다.
자신이 “했던 일의 연장 선상이고, 정치판에서 대변인이라는 것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했다. 또한 “경력 단절 이후에 어떤 좋은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우리나라가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일종의 소명 의식 같은 것도 있었”기에 〈나는 국대다〉의 참가를 결정하게 된다.
50대, 30대, 10대의 보수 전사들
국민의힘 대변인을 뽑는 토론 배틀, 그 자리에 나서고 8강에까지 오른다는 것은 정치에 대한 어지간한 관심을 가지고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정치에 무관심 했던(본인들의 말을 따르자면) 세 사람이 정치 고관여층을 넘어 직업 정치인의 수준에까지 이르게 된 것은 무엇 때문일까. 개인적인 욕심과 야망도 일정 부분 작용을 했을 테지만 조국 사태에 열 받았다는 신인규의 말처럼 진보 진영에 이들이 분노하고 MZ 세대가 실망하는 지점이 있는 것만은 분명할 것이다.
『나는 국대다』는 조국 사태로 대표되는 공정이라는 주제 외에도 정치, 경제, 사회, 청년문제, 젠더갈등, 교육 등 우리 사회에 산재한 현안에 대해 각자의 의견을 이야기하고 그것을 한데 모은 책이다. 50대인 전문 MC 출신 김연주가 대화를 주도했으며 10대인 김민규와 30대 신인규 변호사의 답변이 상대적으로 많았는데 이들의 답변은 어느 정도 MZ 세대를 대표한다고 말할 수 있겠다.
모두가 보수 성향의 저자인 만큼 세부 현안에 대한 반대 의견이나 의견 충돌이 있지는 않았지만 나이에 따라, 자신의 경험에 따라, 자신이 처한 입장에 따라 문제를 보는 시각, 문제를 대하는 태도가 조금씩 달랐다. 기존에 보수를 대변하던 이들과도 조금 다른 양상을 보였는데 이 책의 저자들은 보수 진영의 무능과 부패에도 마찬가지로 분노하고 그것에 충분히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진보 정권에서 배출한 역대 대통령들의 장점을 찾아 호의적인 평가를 하는 반면 보수 정권에서 배출한 대통령들의 실정에 대해서는 혹독한 비판을 가하는 등 나름 균형 잡힌 시각을 가지려고 노력하는 모습에서 조금 달라진 보수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우리 사회에서 진보와 보수가 서로를 이해하고 함께 나아갈 수 있는가?”라는 앞서의 질문에 이들과 함께라면 그럴 수 있겠다, 라는 답을 독자 누군가는 할 수도 있지 않을까.
☞ 함께 읽으면 좋은 21세기북스의 책들
▶ 그 의견에는 동의합니다 | 손아람, 이준석 지음 | 강희진 엮음 | 21세기북스 | 2018년 3월 5일 출간 | 16,000원
▶ 이낙연의 약속 | 이낙연 지음 | 문형렬 엮음 | 21세기북스 | 2021년 5월 24일 출간 | 19,000원
◎ 추천사
최근 국민의힘에서 일어나는 변화는 전무후무해서 관심을 받고, 파격적이기에 저항에 부딪힙니다. 토론 배틀 〈나는 국대다〉는 그 시작점이었습니다. 지켜야 할 핵심가치를 지켜내면서 온건하고 합리적인 사회의 개혁을 추구하는 보수에 있어 공개된 공간에서 사회의 여러 이슈를 토론하는 것은 필수 불가결한 과정입니다. 변화의 성과이면서 동시에 앞으로 변화의 주체가 될 김민규, 신인규, 김연주 세 분의 생각이 담긴 이 대담집은 토론장을 벗어나 정치와 정책을 넘나들며 독자와의 소통을 통해 다양한 시각을 보수의 비빔밥에 더해줄 것입니다. 항상 기대합니다. 내일을 준비하는 대한민국이 이런 진지한 고민을 빼놓지 않도록 든든한 후원자가 되겠습니다. _ 이준석(국민의힘 당 대표)
국민의힘 토론 배틀을 통해 국민들은 정치에 흥미를 느꼈고 새로운 변화에 응원을 보냈습니다. 10대 고교생 김민규 군의 도전과 50대 방송인 출신 김연주 상근부대변인의 출전은 그 자체만으로도 화제가 되었습니다. 변호사 출신 신인규 상근부대변인을 발굴한 토론 배틀은 성공적 실험으로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 뒷이야기가 궁금하던 차에 좋은 대담집이 출간되어 반가운 마음 가득 담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우리 보수 혁신의 역사는 매우 오래되었습니다. 혁신의 각 단계마다 많은 정치인들이 땀을 흘려왔습니다. 이제 그 혁신을 힘차게 밀고 나갈 유능한 정치신인이 많이 발굴되기를 기대합니다.
이 책은 맑은 마음을 가진 세 분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사회의 많은 과제를 확인하게 합니다. 세 분은 유능한 보수의 비전과 가치로 중대한 숙제를 풀어낼 수 있다는 것을 독자분들께 자신감 있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고등학생 김민규 군, 신인규 상근부대변인과 김연주 상근부대변인의 노력에 감사하며 힘차게 응원합니다. 세 분의 노력이 보수의 변화와 발전에 뜻깊은 징검다리가 될 것이라 믿으며 이 책을 권합니다. _ 원희룡(전 제주특별자치도지사)
〈나는 국대다〉 8강에 오른 10대, 30대, 50대 세 분의 대담집이 나온다는 소식에 가슴이 뛰었습니다. 40대 초반에 당에 들어와 22년째 연식을 자랑(?)하는 노병의 귀에 이 신병들의 발랄한 얘기는 어떻게 새롭게 울릴까, 기대가 컸습니다. 바쁜 경선 일정이라 정독하진 못했지만 역시 새로운 피는 끊임없이 수혈받아야 한다는 것을 느끼며 원고를 넘겼습니다. 보수가 무엇이며 보수정치는 어떻게 발전해야 하는지에 대한 세 분의 목소리는 조미료 없는 날것 그대로라서 좋았습니다. 저의 오랜 화두인 ‘나는 왜 정치를 하는가’에 대해 모처럼 새로운 깨우침을 얻게 해주셔서 세 분 저자들께 감사한 마음입니다. 20년, 40년의 나이 차이는 숫자에 불과하니, 이 세 분의 국대님들께서 우리 정치의 격을 한껏 올려주길 희망하면서 일독을 권합니다. _ 유승민(전 새누리당 원내대표)
〈나는 국대다〉 토론 배틀로 선발된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단과 고3 수험생 신분으로 참가한 김민규 군의 재치 넘치는 정책과 비전은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특히 청년 세대의 아픔과 좌절, 공정과 상식이 무너진 대한민국에 대한 강한 질타도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대한민국은 과거로부터 누적돼온 사회적 여러 ‘갈등’을 치유하고 화합과 통합으로 가기 위한 길목에 서 있습니다. 이 대담집을 통해 보수의 새로운 시각과 넓은 지평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잇는 대담집을 통해 보수의 새로운 모습을 확인하시길 권합니다. _ 윤석열(전 검찰총장)
안녕하십니까, 홍준표 예비후보입니다. 지난 대통령선거 패배 직후부터 4년간 TV홍카콜라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전국에 있는 20·30의 MZ 세대와 소통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국가의 미래인 젊은 세대가 고민하고, 아파하는 우리 사회의 현실을 보았습니다. 특히 조국 사태를 겪으면서 기성세대나 정치에 대해 실망을 넘어 절망의 수준에까지 빠진 MZ 세대가 공정과 정의가 살아 숨 쉬는 사회를 ‘생존권적 차원’에서 갈망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MZ 세대는 사고의 다양성과 확장성, 실용적 선택을 중시하며, 타인을 규정 짓지 않을 뿐 아니라 자신도 어떤 개념에 의해 규정되기를 거부하는 매우 자유로운 세대라는 점도 알게 됐습니다. 그 모습은 〈나는 국대다〉 토론 배틀의 참가자들의 모습에서도 역력히 드러났습니다. 저는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단과 토론 배틀 8강 진출자인 고등학생 김민규 군이 다양한 사회 어젠다를 놓고 상호 간 고심한 내용을 정리한 책을 보며 MZ 세대가 대한민국 미래의 발전을 이끌 충분한 자질과 책임의식이 있다는 데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우리 보수 진영에선 생소할 수도 있는 다채로운 시각으로 젠더 문제, 교육 문제, 사회통합 이슈를 풀어나가는 모습을 진솔하게 보여주는 대담집입니다. 제가 추구하는 ‘패밀리즘’의 가치를 담은 내용도 있었습니다. 보수가 추구하는 가치가 진정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과 관심이 있으신 분들에게, 미래를 책임질 MZ 세대의 열띤 토론 배틀 과정이 담긴 이 책을 권해봅니다. 감사합니다. _ 홍준표(전 자유한국당 대통령선거 후보)
◎ 책 속으로
본인 성향은 항일이고 반일이겠죠. 식민지 시대를 살았던 엘리트였고, 독립운동도 했으니까요. 하지만 친일 세력을 동원해서 국가를 운영하고 관리했고, 친일 세력이 해방된 조국에서 뿌리내릴 수 있는 기반을 만든 건 사실이에요. 사후 그런 비판이 제기될 수 있고요. 또 하나는, 전 세계적인 이념 대립, 그러니까 소련과 미국이 워낙 강하게 대치하면서 이념 경쟁과 체제 경쟁을 할 당시, 반공 프레임을 가지고 통치했다는 부정적 평가예요. 그런 부분들을 짚어야 한다고 봐요. 저는 이승만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너무 박하게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모든 대통령에게 공과는 있는 법이고, 이것들은 항상 사후 역사에서 평가되게 마련이죠. _ 75~76쪽
박정희 대통령은 보수와 진보를 떠나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인 것은 분명하죠. 또 이분이 어쨌든 대한민국을 후진국에서 중진국 반열에 그것도 아주 단시간에 올린, 한강의 기적이라는 압축 성장을 이뤄낸 공이 있어요. 그 과정에서 재미난 일화도 많죠. 박정희 대통령이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한다니까 여러 야당 지도자들이 길바닥에 드러눕고 반대했다고 해요. 국가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대한민국을 선진화에 들어갈 수 있도록 이끈 지도자였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을 겁니다. 저는 박정희 대통령이 공이 7이고, 과가 3 정도라고 봐요. 보수의 기념비적인 인물이지만 독재라는 어두운 그늘 역시 무시할 수 없는 것은 사실입니다. _ 83쪽
저는 이명박 대통령이 박근혜 대통령보다 더 못하면 못 했지 잘한 게 없다고 봐요. 솔직히 MB에게 미안한 말이지만 사람으로서 매력도 없어요. ‘내가 해봐서 안다’는 식인데 꼰대 마인드이고, 뻥튀기 장사한테 가서도 ‘내가 뻥튀기 해봐서 안다’, 환경부 장관을 만나면 ‘내가 땅 파봐서 안다’는 식이었죠. 그리고 대통령 혼자 그냥 다 엉뚱한 결정을 한 거죠. 이때 대북이나 외교 정책 등 뭐 하나 잘한 것이 없어요. 냉정하게 보면 아무것도 한 게 없어요. 보수 대통령을 두고 이런 말을 하는 저도 솔직히 비참합니다. _ 129쪽
저도 솔직히 말하면 개인적인 역량이 부족했다고 봅니다. ‘수첩 공주’라고도 했죠. 특히 청와대에 들어가고 나서 자기가 살아왔던 방식대로 너무나 협소한 삶을 살았던 거예요. 영국 갔을 때는 호텔 화장실 변기를 뜯어냈다는 비상식적인 일이 있었죠. 세월호 얘기도 했지만, 모든 것을 차치하더라도 지도자가 국가위기사태 때 너무나 적절치 못한 태도를 보였어요. _ 134쪽
기회는 기득권을 가진 자들에게 선택적으로 평등했고, 과정은 자기들한테만 공정했고, 결과는 아주 부정의했습니다. 이런 분노를 가지고 젊은 세대가 거리로 나서니까 민주당에서 어떻게 나왔습니까? ‘우리 위대하신 조국 선생님에게 뭐라 하는 거 보니까 다 자유한국당과 한통속 아니냐, 젊은 세대가 심각하게 우경화된 거 아니냐.’ 역으로 자기들이 진영 논리를 대입하기 시작합니다. 우리 빼곤 다 적폐다, 이런 오만방자한 마인드가 마음에 안 들었던 것이죠. _ 143~144쪽
MZ 세대는 합리적인 대안을 모색하는 교육을 중점적으로 받아온 세대입니다. 무조건 증세를 한다고 어려운 분들의 삶이 개선되지 않는다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는 것이죠. 세제를 새롭게 개편하고, 재무구조를 개혁해서 그분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는 정책을 진보 정당이 합리적으로 설득해왔다면 지금처럼 외면받지는 않았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때 진보 정당은 MZ 세대를 설득할 만한 합리적 대안의 부재와 자기중심성을 해결하지 못했다는 한계를 안고 있는 것이죠. _ 166~167쪽
이번 사태를 보는 관점을 한번 따져볼 필요가 있어요. 기성세대 전부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많은 분이 대장동을 진영 문제로 보거든요. 우리 보수 내에서도 구보수 세력은 이재명 후보가 몸통이고, 이재명 후보가 나쁜 사람이라고 해요. 반면 이재명 후보 쪽에서는 곽상도 의원이 문제고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이 토건세력과 손을 잡아 터진 게이트라고 보죠. MZ 세대는 이번 사태를 진영의 문제로 인식하지 않아요. 부패와 기득권 세력의 문제로 보거든요. 그러니까 젊은 세대에게는 여야가 따로 없어요. _ 189~190쪽
경쟁주의를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도 있고,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도 있어요. 조금 미화해서 이야기해보자면, 고스펙 사회로 간다는 것은 어떤 자리를 두고 보다 합리적이고 치열하게 경쟁한다는 겁니다. 그것은 결국 국민의 평균적인 수준이 높아진다는 얘기거든요. 그것을 잘 활용해 국가 생산성을 고양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소모적인 경쟁을 완화할 수 있는 후속 조치들도 뒤따라야겠지요. 수준 높은 국민들이 국가 경제를 이끄는 동력을 만들어야 하는데, 수준을 고양하는 과정에서의 폐단이 상당하다니, 참 복잡한 논제입니다. _ 207쪽
일종의 조명탄 역할을 했다고 생각해요. 호수 위의 오리처럼 물밑에서 물갈퀴로 저었겠지만, 사람들이 보기엔 전혀 없었던 것이 불쑥 튀어나왔어요. 그리고 조명탄처럼 어두운 밤하늘을 확 밝혔기 때문에 상징성이 있어요. 또한 보수임에도 진보보다 훨씬 순발력이 있어요. 이렇게 젊은 보수가 드물고 이렇게 순발력 있는 보수도 드물죠. 여러모로 보수의 미래를 짊어질 정치인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이준석 당 대표가 변화의 물꼬를 트는 바람에 저희도 작은 역할이라도 하기 위해 이렇게 모였잖아요. _ 226쪽
함께 살아가야 할 남녀들이 서로를 그렇게 적대적으로 본다는 것 자체가 저는 이해하기도 어렵고 안타깝습니다. 저는 보수적 성향이 강하긴 해도 상식적인 사람이라 웬만하면 상대의 말을 이해하고 공감하려고 노력하는 편이거든요. 그래서 MZ 세대를 만나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잖아요. 당연히 여성운동은 정당합니다. 여성이 남성보다 뒤떨어지는 부분이 무엇이 있길래 억압을 받고, 불이익을 받아야 해요? 그런데 이야기를 들어보니 현재 젠더 갈등의 양상에서 나타나는 목소리를 이런 당위의 연장 선상에 놓는 것은 조금 무리가 있을 듯합니다. _ 253쪽
〈나는 국대다〉에 여성 지원 비율을 예로 들어볼까요? 여성의 비율이 남성보다 상대적으로 낮았어요. 그리고 8강을 보면 미력한 제가 그나마 여성을 대표했죠. 상황이 그렇게 되어 제 어깨가 더 무거웠어요. 저는 정치가 여성이 그동안 강점을 발휘해온 분야는 아니었다고 봐요. 그동안 정치 무대에서 활동한 사람들의 성별을 정량적으로 바라보면 바로 알 수 있죠. 정치는 남성들의 무대였고, 여성이 진입하기 어려운 분야였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래서 여성 비례가 만들어졌을 것이고요. _ 278~279쪽
선생님들이 수업 외에 담당하셔야 할 업무들이 너무 많습니다. 당장 저희 학교만해도 선생님들이 8시에 출근하셔서 저녁 9시에 퇴근하시거든요. 콘텐츠 연구만 하는 사교육계를 이길 수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제가 공교육의 재건과 교육 제도의 대대적인 개혁을 외치는 이유는, 학교가 담당해야 할 부분이 분명히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선생님들의 역할을 대입 도우미 정도로 보지 않습니다. 더 크고 중요한 역할이 있다는 거죠. 연장 선상에서 생각해보면, 고등학교를 비롯한 교육 체계가, 대학을 보내기 위한 수단으로만 전락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는 겁니다. _ 30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