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혼해요, 리하르트.”
아일렌은 몰락 직전의 가문을 일으킬 마석을 만들기 위해,
리하르트는 마석을 일부 받는 조건으로 그녀에게 힘을 보태기 위해.
서로를 위한 계약 결혼을 맺었다.
그래서 쉽게 이혼할 수 있을 줄 알았다.
“계약? 그게 뭐 어쨌다는 겁니까?”
그가 붙잡기 전까진.
“설마 그새 다른 남자라도 생긴 건 아니겠죠?”
다시 한번 이혼 얘기를 꺼냈다가는 큰일 날 눈빛이었다.
계약으로 시작된 관계인데, 왜 이혼해 주지 않는 건가요!
우리 결혼, 끝난 거 아니었어요?
“끝나지 않았습니다. 당신은 아무 데도 가지 못합니다. 앞으로도, 평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