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줄까. 위로.”
“그 말, 되게 이상하게 들리는데.”
“글쎄. 내가 할 줄 아는 위로는 이것뿐이라.”
그저 하룻밤에 불과한 인연이라고 생각했다.
너무 외롭고 무서워서, 누구라도 필요해 맺었던.
그런데…… 그 남자가, 다시 찾아왔다.
생각지도 못한 모습으로.
“이런 식이면 곤란한데. 약속은 지키라고 있는 거 아니겠어?”
“저는 약속을 한 적이 없는데요.”
“네가 기억하지 못한다고 해서 없는 약속이 되는 건 아니지.”
‘오래 전, 네 할머니에게 널 받기로 했다’는 말에 윤진은 항변했지만, 딱히 먹혀들지는 않았다.
“난 뭐든 상관없어. 색시든, 섹시든. 아니면 뭐, 둘 다 하든지. 그날 밤처럼.”
남자가 짐승처럼 낮은 목소리로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