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태은, 통과다.
익숙해질 때도 되었건만 여전히 반감이 서리는 목소리.
그리고 초연하려 해도 누군가 눈앞에서 죽는 것을 보는 건 익숙지 않다.
“한태은, 네가 가진 능력의 한계를 알아보지 않겠나.
어떤 능력이 감춰져 있는지, 어떻게 임무를 완수할 수 있는지.
남들과 다른 기회에 맞서지 않을 텐가.”
자신이 다니던 대학원의 교수이자 SFU의 정예 부대의 알파,
라준과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절대 녹지 않을 만년설 같은 상관, 지독한 얼음덩이 같은 남자.
하지만 그 차가운 눈조차 가슴이 내려앉을 만큼 철렁히는 이유는 무엇인지.
“평상시에도 누구에게나 이렇게 대한다는 말인가요?”
“누구나에게는 아니지. 오직 한태은에게만.”
절대 녹지 않으리라 장담했던 그 남자가 내게 봄바람이 되었다.
“그럼, 상 받을 준비는 되었겠지. 난 준비되었는데.”
“어떤.”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