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는 글_ 나는 언제나 폼나게 빈둥거리고 싶었다.
봄, 마른 낙엽을 밀어내는 원추리 새순
봄이 오니 마당의 짐승들도 바빠지네
히말라야 당나귀’ 한 마리를 키울 것이다
오두막 지붕에 올라 고광나무꽃 향기에 취하다
로렌스의 뱀과 나의 척사툇골도
장닭을 잃었건만, 내가 할 일은 없었다
올해에도 논에 물을 대신 앵두할아버지
논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아주 작은 마을까지 엄습한 종자전쟁
‘길’에 관한 다섯 개 허튼소리
여름, 개울에 빠진 거위
버려진 것들의 생명력
내 등판은 거위 놀이터다
이젠 사람이 아니라 거위를 섬길 때다
쥐와 싸우면 못 이긴다
정자 기둥을 잘라 평상을 만들다
철근이와 구리
오두막 한 채는 내 오래된 꿈이었다
깻잎이 자야 한다
배나무 지팡이
감히 파리채로 뱀을 기절시키려 들다니
버들치가 사라지니 웅덩이도 죽었다
사라진 물까치, 녹고 있는 빙하
오남매 숯가마 이야기
가을, 밤송이 속에 파고드는 달빛
초가을 텅 빈 산길 30리
뽕잎 따는 날
저수지 옆, 숲에서 만난 소년
가래나무 아래에서 ‘생명평화’를 생각하다
가래나무 내 친구
가래알을 씻어 말리면서
시드는 풀을 바라보며 배운다
달밤에 말벌집을 떼내다
땔감을 마련했으니, 겨울이여 어서 오시라
빼빼의 일생
뱀을 만나야 한다
겨울, 적설에 부러지는 귀룽나무 가지
시골에 뿌리내리는 법
산촌의 겨울
제복(祭服)과 땔감
우리를 행복하게 하지 않는 일들을 묵살하기
거위와 같이 사는 이유
흰둥이’의 짧고도 고독했던 일생
산촌의 겨울 고라니
겨울밤, 우리 봉단이
세밑의 들기름 한 병
봄을 기다렸던 나의 이웃, 박나비
봄이 오면 접시꽃을 심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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