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언을 만난 세계

정창조 | 오월의봄 | 2022년 02월 25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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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김순석, 최정환, 이덕인, 박흥수, 정태수, 최옥란, 박기연, 우동민…… 장애인을 차별하는 세상에 자신의 목숨을 걸고 저항했던 장애해방열사 여덟 명의 흔적을 좇는 기록. 장애문제가 장애인만의 문제로 여겨지고 사람들에게 거의 주목받지 못하던 시절부터 장애인운동의 불씨를 지폈던 열사들의 치열했던 삶과 투쟁을 담아낸다. 이들이 쌓아올린 운동의 물적, 정신적 토대는 지금 우리 시대에도 계속해서 힘을 발휘하고 있다.

진보적 장애인언론 비마이너가 기획하고 일곱 명의 기록 활동가들이 써내려간 이 장애인운동사는 주류 운동권의 열사들과 달리 주목받지 못하는 장애인운동 열사들의 이야기를 드러내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기록이 “취약한 기억에 안정된 거처를 마련”해줄 수 있다는 것이 이 글들을 쓴 기록 활동가들의 믿음이다.

이들 장애해방열사의 삶은 그들이 살던 시대의 모순과 차별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매번 거리의 턱에 가로막혀 운신할 수조차 없던 현실, 장애인에게 가능한 유일한 노동이었던 노점을 단속반과 용역에게 번번이 빼앗겼던 현실, 최저생계비 수급을 빌미로 노동할 권리마저 박탈당한 현실, 중증장애인의 생명과 직결된 활동지원서비스를 받지 못한 현실…… 이 책에 등장하는 여덟 명의 장애해방열사들은 경제성장과 세계화의 기치가 내걸리던 1980~1990년대에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변방’에서,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시대의 최전선에서 하루하루 치열하게 삶을 꾸리고 투쟁을 조직해갔다. 이들이 벼려낸 저항은 쌓이고 쌓여 어느새 ‘진보적 장애인운동’이라는 깊고도 너른 세계를 만들어냈다.

저자소개

정창조
노들장애학궁리소 연구원, 노들장애인야학 교사로 활동하며, 투쟁하는 장애인의 활동지원 노동을 하고 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대학원에서 「한나 아렌트의 정치적 판단 이론 연구」라는 논문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고, 박사 수료 후에는 한국외국어대학교와 유한대학교에서 철학 및 윤리학을 강의했다. 현재는 한나 아렌트의 철학과 마르크스주의, 장애학을 연구하며 소수자 운동들과 계급 해방 운동 간의 만남에 대하여 고민하고 있다. 저서로 『지식의 역사와 그 지형도』(공저)가 있으며, 「권력 분립과 인민 권력 사이의 관계에 대한 연구: 몽테스키외, 맑스주의, 아렌트를 중심으로」, 「마오주의, 인민 해방 이론인가? 전체주의적 기획인가?」 등의 논문을 썼다.

강혜민
인터넷 장애인언론 ‘비마이너’ 기자이자 노들장애인야학 교사로 활동하고 있다. 종종 연극을 하며, 기억과 이야기, 고통과 함께 사는 삶에 관심이 있다. 《섬과 섬을 잇다 2》를 만드는 데 함께했다.

최예륜
빈곤사회연대에서 활동했다. 이덕인 열사 기록 작업을 계기로‘이덕인 열사 의문사 진실규명 및 명예회복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간사로 활동하게 됐다. 현재 민주노총 서울본부에서 일하고 있다.

홍은전
노들장애인야학에서 활동했고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 『노란들판의 꿈』을 썼다. 문제 그 자체보다는 문제를 겪는 사람에게 관심이 있고 차별받는 사람이 저항하는 사람이 되는 이야기를 좋아한다. 인권의 현장에서 싸우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록한다. 화상 사고 경험자들의 구술 기록 『나를 보라, 있는 그대로』, 세월호 가족 구술 기록 『그날이 우리의 창을 두드렸다』, 선감학원 피해 생존자 구술 기록 『아무도 나에게 꿈을 묻지 않는다』 등을 함께 썼고 5년간 신문에 기고했던 글을 모아 산문집 『그냥, 사람』을 냈다. 2019년 고양이 카라, 홍시와 함께 살며 동물권의 세계에 눈떴다.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고 외치는 인간들과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고 외치는 동물들 사이를 오가며 멀미 나게 살고 있다.

김윤영
최옥란 열사의 명동성당 농성을 뿌리로 만들어진 단체, 빈곤사회연대에서 활동하고 있다.

박희정
스무 살에 페미니즘과 만나 삶이 바뀌었다. 30대에는 여성주의 언론에서 활동했고 40이 가까워질 무렵 구술기록의 세계에 접속했다. 누군가를 위하는 일인 줄 알았던 이 활동이 실은 내게 가장 이로운 일임을 깨달은 뒤 놓을 수 없게 됐다. 타인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수록 내가 바라는 삶이 무엇인지 더 잘 알게 됐다. 그 목소리들은 세계의 끝에서야말로 세계에 대한 지식이 생겨난다는 걸 알려줬고 저항이 이렇게나 복잡하고 가슴 떨리게 아름다운 무늬를 그린다는 걸 보여줬다. 다른 세계를 알고 싶고 다른 세계를 만들고 싶어 기록한다.『밀양을 살다』, 『금요일엔 돌아오렴』, 『숫자가 된 사람들』, 『그래, 엄마야』, 『재난을 묻다』, 『나를 보라, 있는 그대로』, 『그날이 우리의 창을 두드렸다』, 『나, 조선소 노동자』, 『나는 숨지 않는다』, 『말의 세계에 감금된 것들』을 함께 썼다.

홍세미
인권기록활동가사람과 이야기, 함께 사는 삶에 관심이 있다. 눈여겨보고 귀 기울여 듣기 위해 노력한다. 《1995년 서울, 삼풍》 《나를 보라 있는 그대로》 《나, 조선소노동자》 등을 함께 만들었다.

비마이너?(기획)
진보장애언론을 표방하며 2010년 1월 15일 창간했다. 장애운동의 현장을 기록하고 이에 대한 담론을 생산해왔다. 현재는 장애 이슈뿐만 아니라 빈곤, 소수자 문제를 당사자 목소리에 기초해 보도하는 언론으로 활동하고 있다.

목차소개

발문 ‘발아하는 씨앗’을 남겨준 이들을 기억하며 | 박경석
기획의 말 시대의 악령들을 애도하며 | 정창조

1984년 서울, ‘불구자’의 유서 | 김순석 열사
시대의 복수가 된 유언 | 최정환 열사
한 장애인 노점상 청년의 삶과 죽음 | 이덕인 열사
변방에서, 혁명의 물리적 근거를 위하여 | 박흥수 열사
살아남은 자, 조직하라 | 정태수 열사
이르게 온 미래 | 최옥란 열사
유서가 된 죽음 | 박기연 열사
옆에도 뒤에도 항상 그가 있었네 | 우동민 열사

참고 자료 및 자문

추천의 글
그들이 여기, 우리와 함께 머물 수 있도록 | 김도현
장애해방열사, 살아 있는 역사 | 장혜영
장애인의 ‘살림’살이를 위하여 | 홍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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