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편의 노래는 여러 번 다시 태어난다
[사의 찬미] [비 내리는 호남선] [동백아가씨] [왜 불러] [봉우리]…
우리 시대 대표적인 논객이자 시인 김형수가 써 내려간
그 시절 유행가들에 담긴 정서와 사회상
시인과 소설가, 비평가로 전방위적으로 활동하는 문인이자, 새로운 담론을 생산하며 1980년대 민족문학을 이끌어온 논객인 김형수의 에세이가 자음과모음에서 출간되었다. 시집, 소설집, 장편소설, 평론집, 평전, 예술서, 대담집, 창작서 등 수많은 책을 집필한 그가 이번에 다룬 주제는 ‘유행가’다. 트로트 열풍인 이때에 작가는 트로트를 비롯한 유행가들에 대한 추억과 당시의 생활 정서 및 사회상을 유려하고 감질나는 언어로 풀어냈다. 트로트를 연주 장르라기보다는 정서적 양상으로, 그 통속성을 우리 정서 특유의 비원의 노래로 긍정하는 작가는 이 책에서 일제강점기부터 1990년대까지, 트로트를 비롯해 신민요, 록 음악, 포크 송, 댄스뮤직 등 유행가들에 관한 에피소드와 자신만의 철학을 풍성하고도 재미있게 펼쳐낸다. 윤심덕과 채규엽부터, 남인수, 신중현, 이미자, 김추자, 남진과 나훈아, 김정호, 송창식, 김민기, 서태지와 아이들까지. 한국 대중음악사의 걸출한 인물들을 소환하며 그들의 노래에 담긴 시대정신과 감수성을 되짚어낸다. 그리고 그 유행가들을 즐기며 김형수는 이렇게 말한다. “내가 유행가를 듣는 시간은 고향을 사랑하는 시간이고, 내가 거쳐온 풍속사의 향기를 다시 맡는 시간이며, 세상살이에 지친 영혼을 달래고 위무하는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