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이상권
저자 이상권은 산과 강이 있는 마을에서 태어났다. 열 살 때 조밭에서 만난 늑대를 첫사랑처럼 그리워하며, 열한 살 때 하얀 눈에 찍힌 호랑이 발자국을 따라가 보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 대도시에 있는 고등학교에 입학하자마자 갑자기 들이닥친 난독증과 우울증으로 생을 놓아버리고 싶었을 때 문학이 찾아왔다. 수업 시간에도 교과서 대신 소설책을 보았으며 밤마다 온갖 상상을 하고 소설을 쓰면서 사춘기의 강을 아슬아슬하게 건넜다. 대학에서 문학을 공부했으며, 1994년 계간 『창작과 비평』에 단편소설 「눈물 한번 씻고 세상을 보니」를 발표하여 작가가 되었다. 초기에는 농촌현실을 우리말로 잘 엮어내서 이문구와 비유되기도 했고, 1997년 창작집 『하늘로 날아간 집오리』를 낸 이후 우리나라 생태문학을 대표하는 작가가 되었다. 생태와 생명에 대한 화두를 끊임없이 달구면서 일반문학과 아동청소년문학의 경계를 지우고 자유롭게 글을 쓰고 있으며, 작은 애벌레(『애벌레를 위하여』)나 올챙이(『우리 동네 올챙이 연못』) 한 마리까지도 우주의 중심에 놓고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것들의 생을 반추해내고 있다. 살아 있는 것들, 살아갈 수밖에 없는 것들, 인간들에게 밟히고 채여 죽어가는 것들, 인간들이 하찮게 생각하는 것들을 끊임없이 문학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생태문학이 생소한 우리나라에서는 아주 특별한 작가다. 한 소년의 존재적인 아픔을 다룬 『난 할 거다』는 우리나라 성장소설의 고전이라는 평을 받았고, 얼마 전에는 개의 죽음을 통해서 생명의 아름다움을 알아가는 창작집 『성인식』을 냈다. 이밖에 지은 책으로는 소설 『발차기』, 『14살의 자전거』, 『싸움소』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