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이승원은 「선데이 서울」을 탐독하듯이 「대한매일신보」를 읽었다. 반세기 이전의 신문과 잡지를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심장이 고동친다. 뭉개져서 알 수 없는 글자를 판독할 때면 뭔가 대단한 일을 하는 것 같은 뿌듯함을 느끼기도 한다. 옛날의 신문을 볼 때도 1면의 논설과 사설보다는 3면의 잡보, 즉 사회면 기사에 더 마음이 갔다. 3면의 기사들을 읽어가다 보면 당시에 살았던 사람들의 일상이 보인다. 살인, 치정, 도박, 풍기문란 등의 사건사고를 비롯하여 다양한 미담이 즐비한 3면이야말로 우리네 삶의 일부분이자 맨얼굴이다. 3면의 기사 속에서 나는 정제되지 않은 개개인들의 욕망들이 때론 제도와 부딪쳐 파열하기도 하고, 때론 길들여지기도 하는 모습을 보며 현재의 내 삶과 우리네 일상을 반추한다. 아직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옛날 신문과 잡지는 내 공부의 텃밭이자 유쾌한 놀이터다. 그동안 「세계로 떠난 조선의 지식인들」, 「학교의 탄생」, 「소리가 만들어낸 근대의 풍경」 등의 책을 썼으며, 동학들과 함께 「국민국가의 정치적 상상력」, 「인천 근현대 문화예술사 연구」, 「기억과 전쟁」, 「근대 한국의 일상생활과 미디어」, 「1898, 문명의 전환」 등을 썼다. 현재 인천대학교에서 한국 문학을 강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