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 김기혁金基赫(1924~2003)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중학교 때 일본 도쿄로 건너가 메이지明治대학을 졸업했다. 태평양전쟁 말기 대학이 폐쇄되고 한국인에 대한 징병제가 실시되던 무렵 해방을 맞이했다. 그뒤 한국전쟁이 일어나는 바람에 중국으로 건너가 역사를 공부하려던 꿈을 접은 채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1967년 20년에 가까운 직장생활을 그만두고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데이비스 캠퍼스 대학원에 입학해 류광징劉廣京 교수의 지도로 중국사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중국 최초의 근대화운동인 자강운동自?運動을 연구해 「중국 초기 근대화에 대한 일본인의 견해Japanese Perspectives on China’s Early Modernization」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그뒤 동아시아 전체로 관심을 넓혀 19세기 후반 한반도를 무대로 전개된 청과 일본의 패권 대결을 연구해 1975년 『동아시아 세계질서의 종막The Last Phase of the East Asian World Order』이라는 제목의 박사학위 논문을 완성했다. 이 논문은 1979년 단행본으로 출간돼 세계 학계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이 분야에서 일본의 견해를 대표하던 하버드대학의 이리에 아키라入江昭 교수가 “감정과 편협한 애국주의 그리고 독단적인 주장에서 벗어난 이정표적인 저술”이라고 평가한 사실은 주목된다.
오랫동안 캘리포니아대학 데이비스캠퍼스 동양역사·어언語言학과 교수를 지냈으며, 연세대 현대한국학연구소 자문위원, 국제퇴계학연구회 이사 등을 역임했다. 주저인 『동아시아 세계질서의 종막』을 포함해 『청일전쟁과 리훙장』 등 근대 동아시아사에서 많은 연구 성과를 냈다.
옮긴이 김범
1970년 서울 출생. 현재 국사편찬위원회 편사연구관이다. 조선 전기 정치사를 연구해 고려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저서에 『사화와 반정의 시대』 『연산군?그 인간과 시대의 내면』 『사람과 그의 글』 『민음 한국사?15세기』(공저), 번역서에 『유교적 경세론과 조선의 제도들?유형원과 조선 후기』(제임스 B. 팔레), 『조선왕조의 기원』(존 B. 던컨), 『무신과 문신』(에드워드 슐츠), 『조선의 변방과 반란, 1812년 홍경래 난』(김선주)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