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는 되돌아온다.”
350년간 배후에서 유럽을 뒤흔든 한 가문의 쇠락과 소멸
그리고 영원히 남을 메디치의 유산
바이에른의 왕녀 비올란테는 메디치가의 장남 페르디난도와의 결혼을 위해 피렌체로 향한다. 예술과 사랑의 도시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각기 다른 문제를 지니고 있던 메디치가의 세 남매였다. 방탕하고 염세적이며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페르디난도, 그녀를 경계하는 야심만만한 시동생 루도비카, 유약하며 남자를 사랑하는 막내아들 잔가스토네. 주변국들의 위협은 점점 커져가는 가운데 메디치가는 내부에서 흔들리기 시작하고, 비올란테는 이제는 자신의 가문이 된 메디치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그러던 어느 날 페르디난도가 매독으로 사망하고, 대공 코시모 3세도 세상을 떠나면서 피렌체는 다시 혼란의 소용돌이에 빠져든다.
르네상스, 가장 아름다우며 가장 잔혹했던 시대
『메디치』는 예술과 사랑, 야망과 배신을 담은 흥미진진한 드라마이면서, 메디치가와 르네상스의 역사를 담고 있는 예술서이며, 근대 유럽의 생활사를 담은 교양서이기도 하다. 메디치가를 두고 벌어지는 권력 암투의 와중에 [모나리자] [비너스의 탄생] [천지창조]와 같은 예술작품들이 탄생하는 과정도 그려진다. 유서 깊은 대작들이 어떠한 배경에서 제작되었는지 지켜보는 일도 예술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에게는 매우 흥미로운 일일 것이다. 르네상스를 뜻하는 표어인 ‘시대는 되돌아온다’는 로렌초 데 메디치의 말처럼 오늘날에도 근대 이탈리아에서 일어났던 일들은 반복되고 있다. 권력을 손에 넣기 위해 무엇을 하는가, 그리고 또 그렇게 손에 넣은 권력을 통해서 무엇을 이루는가. 『메디치』는 우리가 오늘날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하나의 방향을 제시해주는 유의미한 지표라 할 수 있겠다.
“우린 다시 이 도시에서 쫓겨날 거다. 하지만 우리가 세운 건축물들은 고스란히 남을 게야. 그것들은 영원히 우리 것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