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와 함께 점점 더 오래된 사람이 된다
“노래방을 장악해보지도 않은 내가 왜 노래에 관한 책을 쓰는가?” 이슬아 작가는 스스로 던진 이 물음에, 생각해보면 몹시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답한다. 김연아가 피겨스케이팅에 관한 글을 쓰지 않고 우사인 볼트가 육상에 관한 글을 쓰지 않고 복희가 요리에 관한 글을 쓰지 않듯, 가왕들은 노래에 관한 글을 쓰지 않는다. 그들은 그저 자신이 잘하는 것을 잘하느라 바쁘기 때문이다. 이슬아는 가왕들이 차폭을 정확히 인지한 운전자처럼 두려움 없이 다음 소절로 힘차게 나아가는 모습에 감탄한다. 그런가 하면 잘 못 불렀는데도 좋아죽겠는 노래를 맞닥뜨릴 때마다 음악을, 삶을 처음부터 다시 배우는 기분이 된다. 어느덧 “나를 까먹으며 남의 노래를 보고 듣”게 된다.
『아무튼, 노래』는 아무튼 시리즈 마흔아홉 번째 책이자 이슬아 작가의 열 번째 책으로, 노래에 대한 오랜 사랑의 고백이면서 노래와 함께 점점 더 깨끗하고, 아름답고, 오래된 사람이 되어가는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