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저 집 훔쳐보다가 나한테 걸리면,
변태라고 신고할 테니까 조심해요?”
불여우 같은 놈.
윤이서의 첫인상은 그야말로 최악이었다.
무더운 여름 햇살과 함께 서곡으로 온 타향 손님은
바람처럼 내 곁을 머물며 문을 두드렸다.
“그럼 내가 첫 번째겠네.”
“뭐가 첫 번째야?”
“선배한테 진 사람.”
왜 잔잔한 호수에 돌을 툭툭 던지는 것인지,
네 말에 과민하게 반응하는 내 모습도 어색하기만 하다.
“선배, 나랑 도망갈래?”
“…….”
“같이 서울로 올라가자.”
동경하던 양옥집에 타향 손님이 이사를 온 순간부터,
네가 서곡을 떠났다가 되돌아온 날까지.
“이서야, 금방 봄이 올 거야.”
너는 나의 꿈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