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화 아파트 폭파까지 남은 시간 D-18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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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아파트들을 모두 없애면
길고양이들은 어디로 갈까?
지어진 지 오래된 아파트를 허물고 새로운 아파트를 짓는 것을 ‘재건축’이라고 합니다. “5층짜리 허름한” 아파트를 부순 자리에 “높다랗고 번쩍번쩍한” 아파트를 지으려는 겁니다.
동화 《이사 가는 고양이》에 등장하는 목화 아파트도 재건축 대상입니다. 거의 평생을 목화 아파트에서 살아온 난희는 옆 동네로 이사를 가서 새로운 학교에 적응해야 합니다. 친한 친구 수경이는 훨씬 먼 곳으로 이사를 가서 자주 볼 수 없습니다.
살던 곳을 떠나야 하는 건 사람들만이 아닙니다. 목화 아파트 단지 곳곳에서 사람들과 함께 살아온 길고양이들도 이사를 가야 합니다. 난희는 이 상황에 대해 엄마에게 걱정스레 물어봅니다.
“근데 엄마, 목화 아파트 다 부수면 거기 있는 고양이들은 어떻게 해?”
“지들이 알아서 어디론가 가겠지.”
“갑자기 고양이들이 어디로 가? 평생 그 동네에서만 살았는데.”
난희 엄마의 말처럼 길고양이들은 “자기들이 알아서” 어디론가 갈까요? 인간의 필요에 의해 공간을 바꾸면서, 그곳에 사는 동물들에 대해 어떤 책임도 질 필요가 없을 걸까요?
공존의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주체적인 어린이를 그린 동화
옆 동네로 이사를 간 후에도 난희는 사람들이 모두 떠난 목화 아파트를 계속 찾습니다. 자신이 아끼는 길고양이가 걱정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던 중 길고양이에게 도움을 주고자 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길고양이들의 이사를 적극적으로 돕게 됩니다. 사람과 동물이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중요하게 여기는 어린이가 주체적인 역할을 하는 모습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고양이는 영역 동물이기 때문에 사는 곳을 잘 옮기지 않습니다. 재건축으로 인해 인위적으로 삶의 터전을 바꿔야 하는 경우, 밥그릇을 조금씩 움직이면서 이동을 독려하고,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 이동 터널이나 임시 쉼터를 만드는 등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 책에서 ‘이사 가는 고양이 프로젝트’라 불리는 길고양이 구조 활동은 현실에서도 이뤄지고 있습니다. 2020년에는 서울시를 비롯한 경기도, 부산시에서 동물보호 조례에 ‘도시정비구역 내 동물 보호’에 대한 조항이 신설되어 동물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고양이 속마음 VS 어린이의 입장
길고양이들은 인간의 집에서 살고 싶을까?
《이사 가는 고양이》는 태어난 지 일 년이 되어가는 길고양이 장군이와 올해 4학년인 난희의 시점이 번갈아 제시됩니다. 교차 시점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같은 상황을 두고 고양이와 어린이가 서로 다르게 생각하는 등 각자의 속마음이 엇갈리는 지점을 확인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고양이는 몸집은 작아도 목소리가 우렁차고 용감해서 ‘장군이’이라는 이름을 가졌지만, 난희는 작고 귀여운 모습을 바라보는 것이 즐거워서 장군이는 ‘조이’라고 부릅니다. 장군이는 이를 못마땅하게 여기지만, 난희가 자신을 보기 위해 큰길을 건너온다는 것을 알게 되자 다정함을 보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난희는 장군이의 앞날을 걱정하며 입양하고 싶어 하지만 엄마의 동의를 받지 못해 속상해합니다. 하지만 장군이는 난희네 집에서 살고 싶은 마음이 없습니다. 어떤 고양이들은 인간의 보살핌을 받으며 사는 것에 만족하지만, 어떤 고양이들은 “거리를 두고 예의를 지키며 사는 게 더 좋다”는 입장이기 때문입니다.
사람과 고양이의 생각이 다를 수 있고, 고양이들도 저마다 입장이 다르다는 것을 아는 것은 중요합니다. 그래야만 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다양한 방법을 모색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길고양이와의 공존을 다양한 방향으로 고민하게 하는 동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