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형은
대학과 대학원에서 프랑스 문학을 공부하고 어린이 책 편집자로 일했다. 지금은 일본 도쿄에 살면서 번역가로 일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그래, 우리는 버그 걸!》, 《나도 행복해질 수 있을까》 등이 있다.
한국 독자들에게
프롤로그: 오버 더 폴스
1부: 바다에서
1. 최초의 빛
2. 파도에 매혹되다
3. 좌초
4. 셰이핑 베이에서
2부: 5피트 높이에서 더 차오르는 중이지
5. 마침내 로커웨이로
6. 햇빛을 좇아서
7. 닻을 내리다
8. 소란과 흐름
3부: 돔 아래에서
9. 닻줄이 풀리다
10. 선헤엄
11. 컬에서
12. 낚아 올리다
에필로그: 안전한 항구
참고 자료
감사의 말
“우리는 실패를 선택할 권리가 있다.
한 번, 두 번, 세 번, 몇 번이라도 더.”
《우아하고 호쾌한 여자 축구》의 저자 김혼비,
70만 그림 유튜버이자 《겁내지 않고 그림 그리는 법》의 저자 이연,
퓰리처상 수상 작가 윌리엄 피네건이 강력 추천한
중년 여성의 임파워링 에세이.
● 나는 빌린 서프보드 그리고 빌린 삶에 매달려 있었다.
내가 이따금 가져다 썼지만
진정 내 뜻대로 할 수는 없던 삶이었다.
우수한 성적으로 좋은 고등학교와 대학을 졸업한 모범생이자, 남들이 선망하는 멋진 직장을 가진 다이앤 카드웰에게는 궁극적인 목표가 있다. 바로 아름답고 품위 있는 집에서 이상적인 가정을 꾸리는 것. 그 상상 속 미래에는 사랑스러운 아이, 예쁜 침실, 집에서 키운 농작물, 수준 높은 공립 학교가 있었다.
다이앤은 멋진 저택과 잘생기고 능력 있는 남편을 가졌으니 꿈같은 생활에 한 발씩 더 가까워지고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이 장밋빛 미래 전망은 어느 날 갑자기 남편으로부터 이혼을 요구받으면서 덜컥 끝을 맞이한다.
한때 열렬히 사랑했던 남편을 잃고 재정 상황도 위험해진 다이앤은 아름답게 가꿔온 저택마저 포기한다. 그리고 뉴욕 브루클린의 허름한 아파트에서 홀로 좌초된 일상을 이어간다.
● ‘이게 서핑이라고?’
더 낮은 다른 목소리가 마음속 깊은 곳에서 울렸다.
‘나도 할 수 있을지도 몰라.’
내가 생각해놓고 웃을 뻔했다.
맨해튼 출신에 운동 신경 없는 소심한 소녀였던 내가 서핑을 한다고?
하지만 그 목소리는 더욱 강해졌다.
업무와 사생활에서의 모든 좌절을 꾸역꾸역 견디고 있던 다이앤은 어느 여름날 취재차 해변을 찾는다. 그곳에서 너무나 우아하고 자유롭게 파도를 타는 서퍼들을 보고 한눈에 서핑과 사랑에 빠지지만 머릿속에서 평생을 함께 살아온 소극적인 ‘나’가 속삭인다.
‘여기 나와서 혼자 뭘 하려고?
서핑은 어떻게 배울 건데?
보드도 없고 웻슈트도 없고 서핑하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법도 하나도 모르면서.
돈 들여서 준비를 다 해놨는데 비가 오면?’
다이앤은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고개를 저으려고 하지만, 이내 자신이 평생을 이렇게 방어적으로 살아왔음을 깨닫고 세상에서 조금이라도 달라지고 싶어서 몸부림을 친다.
‘대체 몇 번이나 이랬던 거야? 낯설거나 무섭거나 내가 속해 있다고 믿는 상자 밖으로 끌려 나갈지도 모른다는 이유로 시도조차 시도하지 않는 거.’
다이앤은 모든 용기를 끌어모아 서핑을 배우고, 급기야 뉴욕 끄트머리에 덩그러니 자리한 낡고 괴팍한 해변 마을 로커웨이로 이주하기에 이른다. 매일 아침 로커웨이에서 열차를 타고 맨해튼에 위치한 회사로 출근하는 고단함을 기꺼이 감수한 것이다.
먼 옛날에는 오락거리와 서핑을 즐기려는 관광객들이 몰려왔지만, 교통의 발달로 관광객들이 다른 휴양지를 찾으면서 점점 경제가 쇠퇴한 로커웨이.
하지만 이곳에는 여전히 자유분방한 영혼의 서퍼들이 모여 살면서 남의 평가를 의식한 일이 아니라 자신의 행복을 위한 일들을 하면서 생계를 꾸려가고 있었다.
직업이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이 된 맨해튼에서 자란 다이앤은 그 점에 놀라지만, 금세 아무것도 모르는 자신을 따뜻한 공동체의 일원으로 받아준 서퍼들을 사랑하게 된다. 다이앤은 그들로부터 파도를 타는 법을 배우며 로커웨이의 묘하게 느긋한 일상에 적응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초대형 허리케인 샌디가 로커웨이에 들이닥치면서 이곳을 아끼는 다이앤과 주민들에게 커다란 위기가 찾아오는데…….
● 수많은 매체의 찬사를 받은 끝에
영화로 제작되고 있는 감동적인 바다 모험 에세이.
여성, 신체 활동으로 내면을 구원하다!
다이앤은 운동과는 거리가 멀었던 뻣뻣한 몸을 움직여, 서프보드에서 일어서는 기초 동작부터 시작해 파도가 있는 지점까지 팔을 저어 나아가는 법 등, 수많은 서핑 기술을 힘겹게 익혀간다. 수없이 서프보드 위에서 넘어지고, 자신보다 어리고 건강한 다른 서퍼들 앞에서 실패를 거듭해 창피함과 좌절을 느끼면서도.
그런 한편으로 자신에게 닥친 고통스러운 재난을 이해하고 스스로의 의지대로 살아가는 법을 배운다. 기자 출신 다이앤은 이 모든 과정을 매우 디테일하고 생생하게 묘사하여 마치 독자로 하여금 함께 재난을 겪으며 외딴 마을 로커웨이와 거친 바다를 모험하는 듯이 느끼게 한다.
작중 내내 다이앤은 노력을 하면 과연 언젠가 파도를 제대로 탈 수 있을지, 진정한 ‘서퍼’가 될 수 있을지 거듭 의심하고 좌절하기를 반복한다. 누구나 자신이 고른 삶에, 자신이 붙들고 있는 일에 불안함과 고민을 품고 있기 마련이다. 다이앤은 그것을 축소하거나 언급을 피하지 않는다. 너무 늦게 서핑을 시작한 자신은 평생을 노력해도 영화에 나올 법한 아찔하게 솟아오른 파도들을 타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다. 그렇게 인정하면서도, 조금이라도 더 나은 서퍼가 되고 자신이 원하는 미래의 풍경으로 나아가기 위해 파도 타는 연습을 결코 멈추지 않는다.
그리고 유머러스한 서술을 구사하면서 서핑으로 인해 변화한 자신의 모습을 한없이 명랑하게 미화하거나 이상화하지 않는 점은 이 책의 또 다른 미덕이다. 다이앤은 담담히 이야기한다.
‘내가 갑자기 용맹한 전사가 되어 세상을 헤쳐나가 운명을 거머쥐었다고 한다면 그건 다 허튼소리이다. 수줍고 말주변 없고 불안한 나는 여전히 같은 나로 인해 괴로워한다. 달라진 점은 서핑을 향한 의욕, 더 나아지려고 노력하는 동시에 노력하지 않을 때도 자책하지 않으려는 의지 덕분에 일단 해볼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로커웨이, 이토록 멋진 일상》의 이러한 복잡한 매력은 더욱 많은 여성으로 하여금 내면의 약한 부분을 응시하면서 앞으로 한 발짝 내딛을 수 있게끔 용기와 의욕을 전해준다. 다이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지키고 싶은 무언가를 찾아내는 우여곡절 가득한 여정은 수많은 독자에게 영감을 주었고 결국 넷플릭스에서 영화 제작을 결정하게 되었다.
《뉴욕 포스트》는 ‘운명의 진로를 다시 개척하는 과정을 담은 감동적인 체험담’이라고 호평했고, 《피플》은 ‘깊은 감동을 주는 글이다. 인생에서 새로운 디딤돌을 찾기 위해 도전에 맞서는 한 여성의 임파워링 스토리’라는 찬사를 보냈다.
《미니애폴리스 스타 트리뷴》은 ‘《로커웨이, 이토록 멋진 일상》은 다시 시작하기에 대한 이야기일 뿐 아니라, 원하는 것을 고집스럽게 움켜쥐고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절대 놓지 않는 끈기를 상세히 다룬 논문이기도 하다. 뜻밖의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대단한 책’이라고 호평했다.
《로커웨이, 이토록 멋진 일상》에는 저자 다이앤 카드웰이 한국 독자들에게 보내는 글이 실려 있다. 다이앤은 ‘사랑하는 일들을 삶의 우선순위에 두고 의무적인 일들은 적당히 맞춰서 끼워 넣으면 된다’며 자신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한국 독자들에게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우선시하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최근 다양한 스포츠 종목에 대한 전 연령대 여성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여성들이 스포츠를 하면서 지향하는 무언가는 가지각색일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다양한 여성 생활체육인들의 이야기는 더욱 많은 여성을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극적인 세계로 끌어당긴다. 이 도약의 순간을 기점으로 그들의 삶의 방식은 완전히 달라지기도 한다. 《로커웨이, 이토록 멋진 일상》은 신체 활동을 통해 스스로의 내면을 구원한 중년 여성의 이야기를 전하며 더 많은 사람이 사회가 정해준 한계를 부정하고 넘어설 수 있게 도와준다. 우리는 언제든 완전히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