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우리 집에는 인형이 참 많았습니다. 눈을 떴다 감았다 하는 아기 인형, 팔다리가 긴 패션 인형, 알록달록 옷을 입은 민속 인형…… 갖가지 색깔의 크고 작은 인형들이 집 안 구석구석 있었지요. 저는 인형들에게 옷을 만들어 입혀 주고 즉흥으로 이야기를 만들어 소꿉놀이를 하곤 했습니다. 이런 놀이 경험 때문인지 어른이 되어 의류직물학을 공부하고 의상 디자이너로 일도 했지요. 지금은 우리 몸에 입고 두르는 옷, 신발 같은 사물 속에 담긴 이야기를 쓰고 꼼지락꼼지락 종이 위에 오리고 붙이는 그림 작업을 합니다. 그렇게 만든 책으로 《미미의 스웨터》, 《누구 발일까?》, 《가면》, 《무엇을 할까?》, 《사람은 왜 꾸미는 걸까?》, 《패션, 역사를 만나다》, 《패션, 세계를 만나다》 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