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연구 권위자이자 『돈의 본성』『자본주의 특강』 저자
제프리 잉햄이 다시 정의하는 “돈이란 무엇인가”
반복되는 금융위기는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주류 경제학에 반기를 든 사회학자의 지적 모험
이콘 사회과학 시리즈, <전환>
미래의 경제, 노동, 사회, 정치, 환경은 어떤 모습일까?
우리는 무한 경쟁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과거를 돌아보고, 현재를 진단하여, 미래를 상상할 수 있는 생각의 전환을 가져오다
경제경영 전문 출판사 이콘에서 새로운 시리즈를 선보인다. <전환> 시리즈는 현대 세계 자본주의 시스템에 의문을 던지며 앞으로 다가올 경제, 노동, 사회, 정치, 환경문제와 갈등을 극복하기 위한 올바른 대안을 모색한다. 첫 번째 주제는 ‘돈’이다.
“너무 많은 화폐가 너무 적은 재화를 쫓는”
혼돈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을 위한 책!
이 책은 재테크의 수단으로서 돈을 다루지 않는다. 제프리 잉햄은 신간 『머니』에서 세상을 보는 눈으로 화폐라는 렌즈를 들이민다. 부동산, 비트코인, NFT 등 돈의 투자가치를 셈하기 바쁜 시대에 돈의 가장 원론적인 형태인 화폐의 기원을 파헤치는 일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일까? 『머니』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저자가 사회학자라는 것이다. 이 책은 경제학자만이 경제문제를 논할 수 있다는 주류에 반기를 든 노학자의 집념이 낳은 결과다. 그간 그의 저서에서 분야를 넘나드는 학제 간 연구와 정통경제학을 뒤엎는 급진적인 경제이론으로 어려움을 느꼈다면, 이번 기회에 한층 가벼워지고 정제된 제프리 잉햄 ‘화폐관’의 정수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그가 새롭게 구축한 경제사에서 화폐가 거쳐 온 논쟁은 더욱 다채로워지고, 우리가 가진 화폐에 대한 고정관념은 사라진다. 『머니』는 돈을 숭배하지도, 수단화하지도 않은 채 돈에 대한 완전한 생각의 전환을 가져다 줄 것이다.
화폐에 대한 고정관념으로부터 벗어나자
화폐는 정치적 문제다!
재산이라는 단어를 보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우리는 여전히 수영장이 딸린 근사한 집, 고가의 수입차, 돈다발, 우량기업의 주식 등을 부의 상징으로 생각한다. 심지어 가상화폐가 활발히 거래되는 작금의 시대에도 돈이 일정한 물리적 형체를 지닌 존재라는 고정관념을 떨치기가 어렵다. ‘가상’화폐는 과연 화폐라고 할 수 있을까? 단말기에 카드를 긁을 때, 이 은행에서 저 은행으로 예금을 이체할 때 진짜로 화폐가 이동하는 걸까? 사실 그렇지 않다. 현재도 여전히 화폐를 물물교환 수단 같은 상품화폐이론의 틀로 바라보는 주류 경제학의 잔재가 남아있기에 이러한 혼동은 계속된다.
제프리 잉햄은 화폐를 물건이 아닌 사람들 사이의 관계에 의해 생겨난 ‘신용’이라고 보는, 신용화폐이론을 열렬히 대변한다. 여기서 핵심은 화폐를 독립적이고 능동적이고 사회적인 존재로 인정하는 것이다. 이 이론에 따르면 화폐는 고용과 소비 진작을 유도하는 사회적 기술이자 국가 권력의 원천이기까지 하다. 고대 그리스부터 2008년 금융위기에 이르기까지, 상반된 두 이론이 거쳐 온 논쟁의 역사는 화폐가 단지 경제문제나 종이수표에서 블록체인으로 이어진 기술발전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정치적 문제라는 점을 시사한다.
기후위기와 식량난, 전쟁과 인플레이션…
화폐는 반복되는 위기로부터 인류를 구원할 수 있을까?
화폐의 역사, 정치 그리고 이데올로기를 탐색하는 일은 우리를 자본주의의 미래라는 종착지로 데려다준다. 에어컨이 고장 났을 때 에어컨의 구조를 알아야 고칠 수 있는 것처럼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금융위기를 막기 위해서는 화폐와 은행시스템의 원리를 들여다봐야 한다. 전 세계적으로 닥친 기후위기, 전염병, 전쟁으로 인해 식량난,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되고 경제불황은 계속된다. 게다가 최근 일련의 사태가 보여주는 가상화폐의 무분별한 발행과 몰락이 야기한 신용버블은 여지없이 제프리 잉햄이 던진 경고를 떠올리게 한다. “혼란스러운 사회는 혼란스러운 화폐를 가진다”고 말이다.
『머니』는 사회학의 거장 막스 베버의 입을 빌려 ‘사회주의 화폐’라는 대안을 제시한다. 다소 극단적이고 현실과 동 떨어진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역사적으로도 사회주의 체제가 성공적으로 자리 잡았던 일은 딱 한 번뿐이다. 그럼에도 인류가 닥친 위기를 잠재우기 위해서는 오랜 기간 고집해온 사상의 변화를 고려하는 것만이 머지않은 미래에 우리가 준비해야 할 모습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