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내 몸을 지나간 후

정희진 | 교양인 | 2022년 08월 24일 | EPUB

이용가능환경 : Windows/Android/iOS 구매 후, PC, 스마트폰, 태블릿PC에서 파일 용량 제한없이 다운로드 및 열람이 가능합니다.

구매

전자책 정가 12,000원

판매가 10,800원 (10%)

도서소개

“나는 영화를 볼 때 특정 부분에 깊게 ‘꽂힌다’.
그리고 그 이유와 의미에 대해 생각한다.
그 ‘꽂힌’ 부분을 통해 나 자신을 알 수 있고,
그 부분에 나의 세계관이 압축되어 있다고 믿는다.”

어떤 영화는 영원히 몸에 각인된다. 줄거리는 기억나지 않아도 또렷이 떠오르는 한 장면, 온몸을 들썩이며 울게 만든 대사, 빠져들 수밖에 없는 배우의 얼굴, 내 인생의 영화와 나를 망치러 온 나의 드라마.
정희진의 영화 비평은 작품 자체가 아닌 영화를 보는 자신을 향해 있다. 텍스트 안팎의 인물과 자신을 동일시하며 깊은 공감의 이유를 탐색해 간다. 동일시할 수 없는 순간마저도 그 이질감의 정체를 있는 그대로 응시한다. 이 책은 영화를 보는 나를 보고, 영화를 해석하는 나를 쓰고, 나의 관점을 구성하는 당대의 현실에 질문을 던지는 독창적 영화 비평서다. “나는 언제나 나만의 부분적 시각이 독창적 글쓰기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한다. …… 이 책은 영화와 글쓰기를 좋아하는 이들을 위한 나의 글쓰기 레시피 공개서다.”

정희진에게 우주 재난 SF 영화 〈그래비티〉는 우울증 환자의 치유기이고, 히틀러 암살 미수 사건을 다룬 〈작전명 발키리〉는 정치철학의 고전 《리바이어던》에 대한 최고의 해제다. 〈비밀은 없다〉에서 딸의 실종 사건을 추적하는 엄마의 대사(“정신을 차리자”)는 자신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한 사회를 살아내야 하는 약자의 자기 주문(呪文)으로 치환된다. 저자만의 고유한 경험과 날카로운 시선 속에서 〈피고인〉의 조디 포스터와 〈화양연화〉의 양조위는 온전히 겹쳐지고, 〈설국열차〉와 〈부산행〉의 결말은 데칼코마니로 읽힌다.

영화에 대해 쓰는 것이 아니다
영화를 보는 나에 대한 이야기다

나 역시 내 인생의 영화가 있고, 영원히 각인되는 장면이 있다. 내 인생의 영화는 바뀌는 편이지만, 한 영화의 인상적인 장면은 거의 변하지 않는다. 이 책은 내가 영화를 볼 때 어느 지점에 착목하는가에 관해 말한다. 처음 영화를 볼 때 이런 관점으로 보겠다고 작정하고 보는 경우는 없다. 영화를 보고 나서야 내가 “이 영화를 이렇게 봤구나” 하고 어렴풋이 되새기고 의문을 품는다. 그리고 그 영화에 대해 쓰는 과정에서 조금 더 윤곽이 드러난다. …… 영화의 주장은 감독이나 다른 관객 혹은 평론가가 정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정한다. 각자가 정한 그 생각들이 모여 바람직한 공동체를 이룰 수 있다. - ‘머리말’에서

“영화에 대해 이야기할 때
나의 경험, 위치, 동일시한 부분을 중심에 두고 이야기하면
영화보다 더한 나의 영화가 만들어질 것이다.”

‘정희진의 글쓰기’ 시리즈 4권 《영화가 내 몸을 지나간 후》는 우리 시대의 가장 독창적인 비평가 정희진이 영화와 드라마라는 텍스트를 온몸으로 통과하며 치열하게 써 내려간 18편의 글을 담고 있다. 논쟁적인 다큐멘터리 〈아이 엠 낫 유어 니그로〉 〈기억의 전쟁〉에서부터 천만 영화 〈부산행〉 2022년 화제의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까지, 모든 영화와 드라마는 정희진을 거쳐 ‘나’에 대한 글쓰기로 재구성된다.
정희진에게 영화는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삶의 중요한 영역’이자 ‘삶의 방도’다. 개인이 결코 다 알 수 없는 드넓은 현실을 비록 일부일지라도 영화가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감상자로서 자신의 위치를 확보하는 것이다. 자신의 자리를 분명히 할 때에만 무엇을 모르는지 가늠할 수 있으며 이로부터 앎의 가능성이 열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은 영화나 드라마 자체의 내용보다 감상자의 위치와 목소리를 의도적으로 키운다. ‘누가’ ‘어디서’ ‘어떻게’ 보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이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문장에 살아 숨 쉬며 책 전체를 지배한다.

영화는 보는 이의 관점에 따라 현실보다 더 현실을 정확하고 넓게 드러낸다. 영화의 힘 때문이 아니라 우리가 현실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영화는 모르는 현실을 알 수 있는 강력한 매체 중의 하나다. 그래서 영화 감상이나 독서는 취미가 아니라 삶의 중요한 영역이요, 삶의 방도다. - 26쪽

“글쓰기 과정이 ‘공개되는’ 글,
필자의 사고방식을 독자가 파악할 수 있도록 쓰인 글이
좋은 글이라고 생각한다.”

정희진은 영화 비평을 비롯해 ‘독창적’ 글쓰기를 위한 가장 중요한 전제는 부분적 관점(partial perspective)이라고 말한다. 부분적 관점은 모든 사람의 생각을 똑같이 ‘여럿 중의 하나’라고 보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입장의 정치학을 분명히 하면서 인식하는 자기 자신에 대해 말하는 실천”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영화에 대해 쓰며 여성주의, 마르크스주의, 생태주의, 탈식민주의 등 자신을 이루는 정체성, 사고방식을 적극적으로 공개한다. 자신을 있는 힘껏 설명할 때 타인과의 의미 있는 대화도 가능하다고 저자는 믿는다.

독창성은 벼랑 끝이라는 맥락, 부분적 관점에서만 가능하다. 부분적 관점은 사회에서 통용되는 지배적인 객관성 개념에 나의 목소리를 보내고 조율하고 틈새를 내는, 공동체의 생존을 위한 중요한 실천이다. - 21쪽

저자소개

정희진 (지은이)

여성학 연구자이며 문학박사이다. 탈식민주의, 다학제적 관점에서 공부와 글쓰기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페미니즘의 도전』 『아주 친밀한 폭력』 『정희진처럼 읽기』 ‘정희진의 글쓰기’ 시리즈(전 5권) 등의 저서와 『미투의 정치학』 『한국 여성인권운동사』 등의 편저서, 공저서 70여 권이 있다.

목차소개

머리말 내가 쓴 것이 나다

1장 갈증의 언어 “언어는 언제나 현실보다 늦게 당도한다”
공부는 생존이다 _우리는 매일매일
젠더와 ‘제 정신’ _비밀은 없다
세상의 모든 숫자 _암수살인
피해를 공유하는 윤리 _스톱
내 영화를 망친 그들의 연대 _‘제이슨 본’이라는 남자
위치성과 지성 _아이 엠 낫 유어 니그로

2장 통증의 위치 “나는 어디에서 말하고 있는가”
우울과 중력 _그래비티
사랑과 사랑한다는 주장 _밀리언 달러 베이비
외로움, 나는 말하고 싶다 _피고인, 화양연화
관객의 경험 _우리들의 블루스
다시 태어날 수 있다면 _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인간의 조건에 맞는 바람직한 사회 _나라야마 부시코
글쓰기와 자아 _소셜포비아

3장 타자의 목소리, 나의 목소리 “다름은 진실을 해체한다”
포스트모더니즘과 고레에다 히로카즈 _아무도 모른다, 어느 가족
국가라는 ‘몸’ _작전명 발키리
기차 밖의 타자는 희망인가? _설국열차, 부산행, 스테이션 에이전트
우리 안의 식민성 _미스터 션샤인, 청연
모든 연대는 정의인가 _기억의 전쟁

회원리뷰 (0)

현재 회원리뷰가 없습니다.

첫 번째 리뷰를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