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는 글
외나무다리 건너 고향집엔
외나무다리… 빈자리엔 싸늘한 바람만 배회하고
징검다리… 가슴 저린 추억들이 점점이 박힌
줄배… 사공은 어디 가고 빈 배만 쓸쓸히
흙집… 유년의 마당에 스민 아버지의 눈물
사립문… 굽은 등?흰머리의 할머니가 살던 곳
뒷간… 농사에 꼭 필요했던 숨은 ‘보물창고’
너와집-굴피집… 산골사람들의 헐벗은 삶 가려주던
공동우물… 동네 소문 아침저녁으로 모여들고
상엿집… 언제나 무섭던 그곳에 남겨진 전설
수세미오이… 담마다 주렁주렁…… 그리운 풍경
품앗이, 그리고 새참의 추억
쟁기질… 이랴~ 이랴~ 워! 워!
손모내기… “여보게, 참 먹고 하세” 흥겹던 들녘
벼 베기… 에헤야 데헤야~ 신나는 풍년가
바심… 홀태?탈곡기?도리깨가 있던 시절
삼농사… 농부의 땀이 실이 되고 옷이 되고
삼베길쌈… 베틀 위에서 눈물짓던 어머니들의 삶
모시길쌈… 할머니가 이고 걸어온 서글픈 전설
춘포길쌈… 옛사람들이 잠자리 날개라 불렀던 옷
소달구지… 딸랑딸랑 워낭소리 어디로 가고
주막… 먼 길 떠나는 나그네들의 오아시스
월급봉투, 그 안에 담긴 눈물
피맛골… 600년을 민초와 함께한 ‘은밀한 골목’
월급봉투… 서민들의 애환과 행복이 함께 담겼던……
장발단속… 긴 머리 안돼! 짧은 치마도 안돼!
교회 종소리… 어머니의 자장가처럼 정겹던 그 소리
뻥튀기… 아이들 혼을 쏙 빼놓던 군것질거리
떠돌이 약장수… 쇼도 하고 약도 팔던 ‘시대의 아이콘’
아이스케키… 달콤하던 맛도 속절없이 녹아버리고
엿장수… 철컥 철컥 철철철~ 신나던 가위 소리
성냥공장… 공장문은 녹슬고 야적장엔 잡초만
활판인쇄… 질박한 멋과 따뜻한 느낌의 활자들
장제사… 말이 있어 그가, 그가 있어 말이
봉숭아 빛 곱게 물든 저녁
쥐불놀이… 논두렁 태우며 풍년 기원하던 풍습
봉숭아 물들이기… 첫눈 올 때까지 남아있으면……
가마솥… 터줏대감이 천덕꾸러기가 되어
닭서리… 스릴 넘치던 악동들의 겨울나기
연… 추운 줄도 모르고 “형아, 이겨라!!”
썰매… 논바닥?모닥불에 묻어둔 추억들
금줄… ‘약속’을 가르치던 조상들의 슬기
짚신… 백성들의 발이 되고 친구가 되고
지게… 한 사내의 죽음이 전설로 남아
마장터… 깊은 산골 너른 터에 장터가 있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