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왕위 찬탈자이자 조카 살해범?! 셰익스피어에게 할 말 많은 꼽추왕 리처드 3세(Richard III)(1452~1485) : 리처드 3세(Richard III by William Shakespeare)(1592)는 헨리 6세(Henry VI)(1591) 3부작(Trilogy)에 이은 윌리엄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1564~1616)의 두 번째 역사극(歷史劇, Histories)입니다. 작품에 등장하는 리처드 3세(Richard III)(1452~1485)는 클래런스 공작 조지 플랜태저넷(George Plantagenet, Duke of Clarence)(1449~1478)을 비롯한 왕위 계승권자를 집요하게 제거하였을 뿐만 아니라, 형과 형수의 관계를 부정해 왕권을 차지했고, 튜크스베리 전투(Battle of Tewkesbury)(1471)에서 남편을 잃은 (랭카스터 왕조의 마지막 태자비이자 제16대 워릭 백작의 딸인) 앤 네빌(Lady Anne Nevil)(1456~1485)을 아내로 삼았고, 친조카 요크의 엘리자베스(Elizabeth of York)(1466~1503)와 결혼하기 위해 암중모색하는 등 평생 권력에 대한 야욕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셰익스피어가 묘사한 리처드 3세는 악랄하기 그지없는 악인(惡人)으로 아들을 잃은 아내 앤이 그 충격으로 급작스럽게 사망하자, 셰익스피어는 이를 리처드 3세의 독살로 묘사하였을 정도입니다. 외형적으로 선천성 척추측만증을 지닌 ‘꼽추’라는 점도 그의 캐릭터를 한층 강조하였는데 이는 사실이긴 하지만 과장된 측면이 있습니다. 신체적인 장애에도 불구하고, 말을 자유자재로 타는 등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노력도 아끼지 않은 인물입니다만….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리처드 3세란 캐릭터는 1955년 동명 영화를 비롯해 이안 맥켈런(Ian McKellen)(1939~)의 1955년作, BBC 드라마 텅 빈 왕관(The Hollow Crown)(2012~2016), 필리파 그레고리(Philippa Gregory)(1954~) 원작 드라마 화이트 퀸(White Queen)(2013) 등 현재까지도 꾸준히 영상화될 정도로 강렬한 존재감을 뿜어내고 있지요. 국내에서도 리처드 3세役을 맡은 배우들의 열연으로 무대를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테마여행신문 TTN Korea 영어고전(English Classics)과 함께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멋진 문학여행을! B
▶ 영국판 계유정난(癸酉靖難)(1453)부터 장미 전쟁(The Wars of the Roses)(1455~1487)까지 : 장미 전쟁(The Wars of the Roses)(1455~1487)에서 승기를 잡은 에드워드 4세(Edward IV)(1442~1483)는 헨리 6세(Henry VI)(1421~1471)의 뒤를 왕권을 잡았으나 폭식과 폭음, 과도한 여색으로 인하여 마흔 살의 나이로 낚시 여행 중에 급사하였습니다. 에드워드 5세를 사로잡고, 런던에 입성한 리처드 3세(Richard III)(1452~1485)는 형의 유언에 따라 섭정(Lord Protector)을 맡은 후 본격적으로 야심을 드러내는데…. 그는 형의 난잡한 여성 관계란 약점을 공략하였고, 마침내 형수 엘리자베스 우드빌(Elizabeth Woodville)(1437~1492)의 결혼을 무효화함으로써 무려 3남7녀에 달하는 형의 자녀들을 모두 사생아로 전락시킵니다! 이로써 공식적으로 왕좌에 오른 리처드 3세는 연이은 내란으로 인하여 불과 2년 후 사망하였으나, 그의 죽음과 함께 30년 가까이 지속된 장미 전쟁(The Wars of the Roses)(1455~1487)이 마무리되었다는 점에서 15세기 말 영국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인물임에는 분명합니다.
▶ 랭커스터 왕가(House of Lancaster)에서 요크 가문(The York family)로, 요크에서 튜더 왕조(Tudor dynasty)로 : 장미 전쟁을 종식시킨 인물은 튜더 왕조(Tudor dynasty)의 시조 리치먼드 백작 헨리 튜더, 헨리 7세(Henry VII)(1457~1509)로, 보즈워스 전투(Battle of Bosworth Field)(1485)에서 리처드 3세가 전사한 후 그의 왕관을 머리에 씀으로써 전쟁터에서(?!) 튜더 왕조를 개국하였습니다! 전쟁터에서 적군을 베고, 국왕의 왕관을 머리에 쓰다니 이거 영상화가 시급한 장면이 아닐 수 없네요!! 이후 에드워드 4세의 딸이자 리처드 3세의 친조카 요크의 엘리자베스(Elizabeth of York)(1466~1503)와 결혼하였습니다. 그는 요크 왕가가 몰락시킨 붉은 장미의 랭커스터 왕가(House of Lancaster)의 외척이기도 하니, 랭커스터를 몰락시킨 요크가 다시 랭커스터의 외척에게 막타를 찍은 셈입니다. 역사의 수레바퀴는 오늘도 돌고, 또 돕니다….
▶ 전투 중 사망한 최후의 영국 왕(the last English king to die in battle)(1485) : 번외적으로 보즈워스 전투(Battle of Bosworth Field)(1485)에서 사망한 리처드 3세의 유골은 수백 년간 행방이 묘연하였습니다. 무려 400여년이 흐른 2012년, 런던 북부 레스터의 옛 프란체스코회 수도원 터에서 기적적으로 발굴되었으며 실제로 ‘척추가 휜 꼽추’라는 점이 확인되었습니다. 2015년 열린 그의 재매장식에는 닥터 스트레인지(Doctor Strange)로 잘 알려진 영국 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Benedict Cumberbatch, CBE, 1976~)가 참여해 추도사를 읽은 것으로 화제를 모았는데, 그는 ‘리처드 3세의 16대 손’이라고 하네요. 베네딕트는 이듬해 BBC 드라마 텅 빈 왕관 시즌2(The Hollow Crown)(2012)에서 리처드 3세역을 맡았습니다.
▶ 정조(正祖) 다음에 세종(世宗), 그리고 연산군(燕山君)?! : 셰익스피어는 20대 후반인 1591년 헨리 6세(Henry VI) 3부작을 시작으로 사망을 수년 앞둔 1612년 발표한 헨리 8세(Henry VIII)까지 영국의 국왕과 왕실을 배경으로 한 다양한 역사극(History Plays)을 집필하였습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작품의 발표순서와 작품에 등장하는 국왕이 실제로 활동한 순서와 무관하다는 것! 셰익스피어의 역사극 속 국왕이 실제로 활동한 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과로의 숫자는 셰익스피어가 역사극을 발표한 순서). 존 왕(King John)(1199~1216)(5)→에드워드 3세(1312~1377)(3)→리처드 2세(Richard II)(1367~1400)(4)→헨리 4세(Henry IV)(1367~1413)(6)→헨리 5세(Henry V)(1386~1422)(7)→헨리 6세(Henry VI)(1421~1471)(1)→리처드 3세(Richard III)(1452~1485)(2)→헨리 8세(Henry VIII)(1491~1547)(8).
▶ GLOUCESTER. And descant on mine own deformity.
And therefore, since I cannot prove a lover
To entertain these fair well-spoken days,
I am determined to prove a villain
And hate the idle pleasures of these days.
Plots have I laid, inductions dangerous,
By drunken prophecies, libels, and dreams,
To set my brother Clarence and the King
In deadly hate the one against the other;
▷ 글로스터. 그리고 기형적인 내 모습을 내려놓죠.
그러므로 나는 사랑하는 자가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 멋진 날들을 즐겁게 해줄 수 있는,
나는 내가 악인임을 증명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요즘의 한가한 즐거움을 싫어합니다.
음모를 꾸몄고, 유도는 위험해요
술 취한 예언, 교리, 꿈에 의해요
제 동생 클래런스와 왕을 세우려고요
서로 상대방을 몹시 미워합니다.
▶ RICHMOND. England hath long been mad, and scarr'd herself;
The brother blindly shed the brother's blood,
The father rashly slaughter'd his own son,
The son, compell'd, been butcher to the sire;
All this divided York and Lancaster,
Divided in their dire division,
O, now let Richmond and Elizabeth,
The true succeeders of each royal house,
By God's fair ordinance conjoin together!
▷ 리치몬드. 영국은 오랫동안 미쳤고 상처를 입었습니다.
형제는 맹목적으로 형제의 피를 흘리고,
아버지는 자신의 아들을 무자비하게 죽였고,
그 아들은 부친의 도살자였습니다.
이 모든 분할된 요크와 랭커스터,
그들의 끔찍한 분열로 분열되어,
오, 이제 리치몬드와 엘리자베스를 보자.
각 왕실의 진정한 후계자,
하나님의 공평한 규례로 함께 연합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