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에는 자로(Measure for Measure by William Shakespeare)(1603)는 베로나의 두 신사(The Two Gentlemen of Verona)(1589), 말괄량이 길들이기(The Taming of the Shrew)(1590), 실수연발(The Comedy of Errors)(1594), 사랑의 헛수고(Love's Labour's Lost)(1594), 한여름 밤의 꿈(A Midsummer Night's Dream)(1595), 베니스의 상인(The Merchant of Venice)(1596), 윈저의 즐거운 아낙네들(The Merry Wives of Windsor)(1597), 헛소동(Much Ado About Nothing)(1598), 뜻대로 하세요(As You Like It)(1599), 그리고 십이야(Twelfth Night; Or, What You Will by William Shakespeare)(1601)에 이은 ‘윌리엄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1564~1616)의 11번째 희극 작품’입니다. 1979년 이후 수차례 영화로 제작되었으며, 가장 최근에 만들어진 영화는 2019년 제작된 동명의 호주 영화입니다. 테마여행신문 TTN Korea 영어고전(English Classics)과 함께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멋진 문학여행을! B
▶ 셰익스피어의 희극 아닌 비극 같은……. 셰익스피어의 문제극(Problem Play)! : 자에는 자로(Measure for Measure)(1603)는 트로일러스와 크레시다(The History of Troilus and Cressida)(1600), 끝이 좋으면 다 좋아(All's Well That Ends Well)(1604) 등과 함께 전통적인 희극 혹은 비극으로 딱 잘라 정의하기 어려운 작품이라는 점에서 셰익스피어의 문제극(Shakespearean problem play)으로 분류되기도 합니다. 문제극에서는 등장인물이 복잡한 윤리적인 딜레마(complex ethical dilemmas)의 덫에 걸리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는 관객의 관점에 따라 다양한 문제의식을 불러일으킵니다.
▶ Measure for Measure...가 대체 무슨 뜻이죠?! : 셰익스피어의 Measure for Measure(1603)는 무척이나 번역이 난해한 표현으로, 이척보척(以尺報尺), 자에는 자로, 준대로 받은 대로, 말은 말로 되는 되로 등 다양한 번역이 혼재하고 있습니다만, 본지에서는 가장 많은 번역출간본이 채택한 ‘자에는 자로’로 통일하였습니다. 해당 표현은 마태복음 5장 38절(Matthew 5:38-48)에서 유래한 것으로 ‘눈에는 눈으로, 이에는 이로’란 의미입니다.
▶ You have heard that it was said, ‘An eye for an eye and a tooth for a tooth.’ But I say to you, offer no resistance to one who is evil. When someone strikes you on your right cheek, turn the other one to him as well. ▷ 눈에는 눈으로, 이에는 이로' 하였다는 것을 너희가 들었으나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악한 자를 대적하지 말라. 누가 너의 오른쪽 뺨을 치면 왼편도 돌려대라.
▶ 자에는 자로(Measure for Measure)(1603)는 군주가 자신이 명령한 법으로 인하여 오히려 엄중한 처벌을 받아야 하는 우스꽝스러운 상황을 풍자하는 정치극(Political Play)입니다. 비엔나 공작 빈센티오(Duke Vincentio of Vienna)는 국경을 잠시 벗어나야 하는 외교적인 업무로 인하여, 자리를 비운 사이에 충직한 신하 안젤로(Angelo)에게 공작직을 대행케 합니다. 안젤로는 지극히 엄격한 판사로써 교외의 모든 매춘 업소를 철거하라는 포고령(proclamation)을 전격적으로 발표합니다! 매춘업소 철거령은 성(性)에 대해 지극히 보수적이면서도 사실은 욕망에 불타고 있는 안젤로의 이중성을 예고하는 장치로, 아직 결혼신고가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줄리엣(Juliet)과 성관계를 맺었다는 이유로 클라우디오(Claudio)에게 사형을 내리는 장면을 설득력 있게 만들어 줍니다. 졸지에 클라우디오는 간음죄(姦淫罪)를 저지른 죄로 감옥에 갇히게 됩니다! 이제 그가 믿을 수 있는 것은 여동생 이사벨라(Isabella) 뿐!
▶ Ang. O cunning enemy, that, to catch a saint,
With saints dost bait thy hook! Most dangerous
Is that temptation that doth goad us on
To sin in loving virtue: never could the strumpet,
With all her double vigour, art and nature,
Once stir my temper; but this virtuous maid
Subdues me quite. Ever till now,
When men were fond, I smiled, and wonder’d how.
▷ 안젤로. 오, 교활한 적이여, 성자를 잡기 위해
성도들과 당신의 갈고리를 미끼로 쓰는구나! 가장 위험한
우리를 괴롭히는 유혹인가
사랑의 덕으로 죄를 짓는 것: 트럼펫은 결코 할 수 없었고,
두 배의 활력, 아름다움과 본능으로,
일단 안정을 뒤흔드니. 하지만 이 유덕한 창녀조차
나를 완전히 제압하는구나. 지금까지,
남자들이 좋아할 땐, 나는 웃으면서, 어떻게 됐을까 궁금했노라.
▶ (타인에게만) 엄격한 판사 안젤로는 클라우디오에 대한 선처를 간청하러온 이사벨라의 아리따움에 반하고, 클라우디오의 사면을 대가로 그녀의 몸을 요구합니다. 울부짖는 클라우디오를 보며 괴로워하면서도, 이사벨라는 안젤로의 요구를 단호하게 거절합니다. 슬픔에 잠긴 이사벨라에게 (마치 옆에서 보고 있다는 듯) 로도윅 수사(Friar Lodowick)로 변장한 빈센티오가 다가옵니다. 자신의 측근에게 실망한 빈센티오는 과연 어떤 사이다를 드링킹 할까요? 셰익스피어의 희곡답게 마무리되긴 합니다만, 다소 뜬금없는 데우스 엑스 마키나(deus ex machina)적인 해결이네요. 끝까지 읽어보신 분들은 왜 제목이 자에는 자로(Measure for Measure)인지 공감하실 수 있을 겁니다.
▶ Duke. The very mercy of the law cries out
Most audible, even from his proper tongue,
‘An Angelo for Claudio, death for death!’
Haste still pays haste, and leisure answers leisure;
Like doth quit like, and measure still for measure.
Then, Angelo, thy fault’s thus manifested;
Which, though thou wouldst deny, denies thee vantage.
We do condemn thee to the very block
Where Claudio stoop’d to death, and with like haste.
Away with him!
▷ 공작. 율법의 자비가 외치리라
그의 적절한 혀에서조차 가장 잘 들리는,
'클라우디오를 위한 안젤로, 죽음에는 죽음으로!'
급하면 급히, 여유에는 여유로
갚고 싶으나, 자에는 자로 갚을 진저.
그렇다면 안젤로, 너의 잘못은 명백하며, 부인해도 소용없으리라.
내가 너에게 선고하노라
클라우디오가 허둥지둥 쓰러져 죽었던 곳으로,
그를 쫓아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