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균, 김용균들

싸울 때 제대로 살아갈 수 있는 사람들

사단법인 김용균재단, 권미정, 림보, 희음 | 오월의봄 | 2022년 12월 05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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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김용균재단이 기획해 내보이는 첫 번째 책
산재, 그리고 산재 이후의 남겨진 이야기
김용균을 다시 부르는 방법

한국 사회의 일터에서는 한 해에 2,000명이 넘는 사람이 사망한다. 2018년 12월 10일에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하던 24살의 하청업체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 씨도 그 비현실적 숫자의 하나가 되었다. 그가 화력발전소에서 일한 지 3개월만의 일이다. 비용과 안전을 저울질하는 이 사회의 단면이 드러났고, 산재가 개인의 문제가 아닌 구조의 문제임을 분명히 드러낸 사건이기도 했다. 비용을 절감하고 경쟁력을 높인다며, 위험을 외주화해 불안정 노동자들에게 그것을 전가한 결과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의 이름은 고유명사이나, 비정규직 청년 노동자, 위험의 외주화, 산재 사고 피해자를 지시하는 대명사가 되었다.

김용균재단이 기획해 선보이는 첫 단행본인 《김용균, 김용균들》은 다시 이 김용균이라는 이름에서 시작한다. ‘기업의 살인’과도 같은 산재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3년이 넘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김용균이라는 한 사람의 죽음과 죽음 이후를 기억하고 살아내고 있는 김용균 사건의 또 다른 당사자인 세 사람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김용균을 호명했다. 김용균 씨의 주검을 발견한 후 산재 트라우마와 함께 삶을 살아내는 또 다른 생존자이자 피해자인 하청업체 동료 이인구 씨, 김용균 씨의 어머니이자 산재 피해자 가족이자 유족으로, 또 노동활동가로 살아가고 있는 김미숙 씨, 발전 비정규직 노조 활동가로 김용균투쟁이 자신의 싸움이 된 이태성 씨가 그들이다. 김용균 씨가 목숨을 잃은 이유가 무엇인지, 그 죽음을 그저 흘려보내지 않기 위해 얼마나 많은 이들이 함께 싸웠는지, 그 싸움의 구체적 면면들은 어땠는지가 그들 각각의 기억과 이야기 속에서 자연스럽게 다시 기록되었다.

특히 이 책은 김용균 씨의 산재 사고의 진상과 함께, 김용균 씨의 죽음 이후에 남겨진 사람들에게 주목해 그들의 목소리를 기록함으로써 우리 사회에서 산재를 바라보는 시각을 조금 더 다각화하고 산재의 외연을 확장하고자 한다. 다시 말해, 그들이 겪은 삶의 크나큰 변화와 살아내기 위해 이어가고 있는 그들 각자의 싸움에 무게를 둔 것은 산재의 당사자는 산재를 직접 겪은 피해자만이 아니며, 산재 사건은 공간적으로도 시간적으로도 단절된 한 건의 사고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는 피해 당사자와 유족만을 중심에 두고 산재 사건에 접근하는 기존의 관점을 넓히려는 시도임과 동시에 산재가 사회에서 고립된 별도의 사건, 즉 나와는 무관한 남의 일이 아니라는 점을 드러내려는 시도다. 또한 산재 사고가 어떤 시점에 깔끔하게 끝나는 사건이 아니라 긴 그림자와 상흔을 남기며 장기간의 싸움을 필요로 하는 일이라는 점 역시 함께 드러내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저자소개

저 : 사단법인 김용균재단
일하는 모든 이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노동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2019년 10월 26일에 설립했다. ‘김용균투쟁’으로 공감대를 넓힌 위험의 외주화 금지, 비정규직 철폐, 불안정 노동자 권리 확보를 위한 활동을 위해 노동자·시민·노동조합·시민사회단체가 힘을 합쳐 만든 곳이다. 김용균 노동자의 죽음과 그 이후에도 발생하는 산재 사건에 대응하고 있다. 노동자의 권리 찾기와 피해 가족들의 투쟁에 연대하고, 기업의 의무이행을 위한 사회 활동, 법제도 개선 투쟁을 하고 있다. yongkyun.nodong.org.

저 : 권미정
경쟁과 착취로 유지되는 세상을 바꾸고 싶어서 노력하고 있다. 불안정 노동자로 존재하면서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지역노동운동과 사회변혁 활동을 해왔으며, 차별·착취·불평등 구조를 없애기 위해 여기저기 힘 보태기를 하려 한다. 김용균재단을 만들 때부터 상근 활동을 해왔다. 지은 책으로 뉴코아 노동자들의 정규직-비정규직 공동 파업투쟁을 담은 《곰들의 434일》이 있다.

저 : 림보
‘세상이 함부로 대하는 존재’들을 편드는 사람. 모성이라는 말을 포장하려는 시도를 대체로 싫어한다. 지난 몇 년 ‘기록 활동’을 했다. 잘 받아쓰고 전하고 싶지만, 또 받아쓰는 게 고민스러워 기록을 계속할지 모르겠다. 최근에는 IW31(국경 없는 모두의 바다 외국인보호소 폐지를 위한 물결 International Waters31)에서 ‘보호’를 문제 삼는 활동을 하려고 한다. 함께 지은 책으로 《십 대 밑바닥 노동》, 《회사가 사라졌다》가 있다.

저 : 희음 (문희정)
이따금 시인이라 불리기도 했지만 나의 시는 그들에게 들리지 않았어요.
나의 목소리를 의심했지만, 이제 나는 내가 아닌 세계를 의심하기로.
처음부터 다시 씁니다. 가깝고 먼 곳에서 경련하는 귀를 봅니다.

시 쓰고 공부하고 움직이는 사람. 2016년 「창문의 쓸모」 외 4편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앤솔러지 시집 『구두를 신고 불을 지폈다』를 동료들과 함께 펴냈다. 2018년부터 여성주의 일상비평 웹진 [쪽]을 발행?편집하며 비평에세이를 써왔다. 2020년 아르코문학창작기금을 수혜했다.

목차소개

들어가는 글: 한 사람의 죽음 이후, 삶이 달라진 사람들의 이야기

1부

고통에만 머물 수 없기에: 산재 생존자 이인구 씨_림보
[함께 읽기] 석탄화력발전소 문제의 시작: 더 알고 싶은 이들을 위한 설명_권미정

2부

최소한의 것을 지키기 위해: 유가족 김미숙 씨_희음
[함께 읽기] 김용균투쟁 62일, 김미숙의 발언들

3부

일상이 된 싸움들: 발전 비정규직 동료 이태성 씨_권미정
[함께 읽기] 짧은 인터뷰: 문화활동가 신유아, 이사라의 김용균투쟁_림보·희음

부록
김용균의 죽음, 투쟁, 기억의 1년(2018년 12월~2019년 12월)

참고문헌
주(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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