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 과정

빈곤의 배치와 취약한 삶들의 인류학

조문영 | 글항아리 | 2022년 12월 13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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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가난한 개인이 그 자체로 세계가 되는 문화기술지에서
빈곤은 부단한 과정이자 고된 분투로 등장한다”

당연한 의존을 문제 삼고 삶을 끝없는 불안으로 포위하는
빈곤 통치에 가려진 세계와 가능성을 찾아서
―인류학자가 동행한 빈곤의 과정과 확장되는 빈자의 외연

지구상의 모든 생명은 빈곤과 연결되어 있다. 그것은 우선 나와 내 가족의 삶에 달라붙을 수 있다. 배고픈 삶, 전망 없는 삶에서 기어 나오는 공포, 분노, 무력감이 자기비하로, 피붙이에 대한 폭력으로 치닫는다. 쪽방촌, 고시원, 다세대주택, 임대아파트 단지에 살면서 지척의 가난을 보고, 듣고, 냄새 맡는다. (…) 어디 인간뿐인가. 자연에 대한 수탈과 착취에 따른 비인간 생명의 아우성은 전염병, 홍수, 산불 등 인간이 포착 가능한 형태로 번역되어 극히 일부분일지언정 그 모습을 드러낸다.
이 책은 인류학자인 내가 경험적 연구를 통해 빈곤을 학술적·실천적 주제로 등장시켜온 과정에 대한 기록이다. 지난 20여 년간 한국과 중국의 여러 현장을 기웃거리면서, 나는 우리가 주목해야 할 빈곤을 새롭게 발견하고 쟁점화하는 작업에 노력을 기울였다. 무허가 판자촌, 공장지대, 슬럼화된 노동자 거주지 등 빈곤의 전형성이 도드라진 현장에서 전형적이지 않은 빈곤의 역사성과 관계성에 주목했고, 대학 수업, 이주자들의 공간, 국제개발과 자원봉사 무대처럼 서로 이질적인 현장에서 빈곤이 실존의 불안으로 현상하는 공통성을 포착했다. (…) 인구 다수가 불평등 구조의 피해자를 자처하는 ‘경계 없는 불평등’의 시대, 다른 한편에선 금융자본주의와 팬데믹을 거치면서 부의 양극화가 가파르게 진행 중인 시대에 빈곤을 긴요한 정치적·윤리적 의제로 소환하려면 어떤 접근이 필요할까? _「서문」

저자소개

지은이 조문영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교수. 서울대 언론정보학과를 졸업했고, 동 대학 인류학과에서 서울 관악구 난곡 지역의 빈곤-복지-운동의 얽힘에 관한 연구로 석사 논문을, 스탠퍼드대학 인류학과에서 중국 둥베이지방 사회주의 노동자 계급의 빈곤화 과정에 관한 연구로 박사 논문을 썼다.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빈곤의 지형을 탐색하고, 빈곤이란 주제를 새롭게 등장시키는 작업에 관심을 기울여왔다. 2014년 첫 책 The Specter of “the People”: Urban Poverty in Northeast China(Cornell University Press, 2013)로 미국 인류학계에서 도시인류학의 선구적 연구에 시상하는 리즈상Anthony Leeds Prize을 받았다. 엮은 책으로 『헬조선 인 앤 아웃』 『우리는 가난을 어떻게 외면해왔는가』 『민간중국』 『문턱의 청년들』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분배정치의 시대』가 있다. 에세이, 논문, 칼럼, 서평 등 다양한 글쓰기에 매력을 느끼지만, 언젠가는 말과 글 너머 더 정직하고 투박한 삶에 가닿기를 꿈꾼다.

목차소개

서문

1부
1장 고인 가난
2장 의존의 문제화
3장 노동의 무게
4장 집으로 가는 길

2부
5장 글로벌 빈곤과 접속한 청년들
6장 실존의 결핍을 메우기
7장 빈곤 전염의 공포
8장 말할 수 있는 프레카리아트

3부
9장 인류세의 빈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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