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가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명강의, 서가명강 시리즈
만성적인 ‘타인 지향적’ 삶에 시달리는 이들에게
타인의 기대와 평가에서 벗어나 ‘나다움’을 회복하는 시간
◎ 도서 소개
서울대 가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명강의, ‘서가명강’
타인 지향적 삶과 이별하는 자기 돌봄의 인류학 수업
대한민국 최고의 명품 강의를 책으로 만난다! 현직 서울대 교수진의 강의를 엄선한 ‘서가명강(서울대 가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명강의)’ 시리즈의 스물여덟 번째 책이 출간됐다. 역사, 철학, 과학, 의학, 예술 등 각 분야 최고의 서울대 교수진들의 명강의를 책으로 옮긴 서가명강 시리즈는 독자들에게 지식의 확장과 배움의 기쁨을 선사하고 있다.
『우리는 왜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는가』는 서울대학교 인류학과 교수이자 의료인류학자인 이현정 교수가 한국 사회의 욕망과 개인의 삶의 관계를 분석한 책이다. 한국과 중국의 자살, 우울증, 재난 트라우마 등 사회적 고통에 관한 연구를 진행해온 이현정 교수는 책에서 한국 사회의 타인 지향적 삶에 대한 사회문화적 고찰은 물론 사회에 만연한 우울과 불안이 어디에서 비롯되는지, 왜 대다수 한국인은 삶의 기준을 타인에게서 찾으며 천편일률적인 삶을 살고 있는지 등을 흥미롭게 펼쳐 보인다. 책을 읽다 보면 타인에 의해 이끌리는 삶이 아닌 자신의 진정한 욕망을 깨닫고 스스로 돌볼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될 것이다.
◎ 본문 중에서
이 책은 무엇보다 타인의 욕망에 따라 우리 삶이 지나치게 구조화되고 제약된다면, 그것이 또 다른 끔찍한 사회적 고통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부터 출발했다. 오늘날 남녀 사이의 첨예한 혐오, 집단 간의 차별과 위계, 그리고 각 개인이 지니는 불안과 미래에 대한 공포는 가히 심각한 수준이다. 한 사람 한 사람의 문제도 걱정이지만, 전 사회적으로 이러한 분위기가 팽배하면 그것은 심각한 사회적 고통이 될 수 있다.
【들어가는 글 | 차별과 혐오에 갇혀 괴로운 당신에게 : 14~15쪽】
오히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새로운 자기 돌봄의 철학이다. 타인의 욕망, 타인의 시선에 의해서 나 자신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자유의지로 마음이 가는 대로, 저마다 건강과 행복에 대한 다양한 가치와 모양을 꿈꿀 수 있는 모습으로 말이다. 타인의 욕망에 따라 나의 신체를 규제하고 규율하는 방식의 삶은 한순간의 만족을 불러일으킬지는 모르지만, 결국 그들의 욕망에 순응하는 방식에 불과하다. 결국 내 몸을 세상의 시선에 예속되게 만드는 것이며, 진정한 자유로운 삶과는 거리가 먼 것이다.
【1부 | 내 몸이 내 것이 아닌 것 같아 : 61쪽】
한국 사회의 젊은이들은 혼인이 부부 두 사람을 넘어서는 관계로 확장되는 것에 대해 불편함과 거부감을 느낀다. 결혼을 하더라도 그 이유나 목적이 바뀌고 있다. 혼인은 이제 집안과 집안, 친족과 친족 간의 결속이라기보다는, 개인과 개인의 만남으로 친밀감과 사랑을 나누는 관계로 보아야 한다. 혼인의 의미와 그 성격이 변화하면서 혼인의 지속성은 전보다 약해지고 있다. 사랑이 식거나 친밀감을 더 이상 느낄 수 없게 된다면, 그 혼인이 지속될 이유가 없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2부 | 우리는 가족이지만 타인이다 : 105쪽】
가치관은 인간이 자신이 속한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으로, 삶이나 어떤 대상에 대해 무엇이 좋고 바람직한 것인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즉 개인이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세상과 자신의 접점을 찾으며 형성되는 것이다. 한국 사회는 급격한 경제 성장으로 빠르게 변화했지만, 개인의 가치관은 사회 변동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오히려 급격한 사회 변동으로 세대별로 경험한 사회의 모습이 다르며, 사회 관습과 구조에 따른 성별 간의 갈등이 깊어졌다. 이는 다양한 사회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3부 | 완전한 행복을 위한 젠더 해방 : 125쪽】
한국사회는 다른 국가와 달리 유독 타인의 욕망이 개인의 삶을 지배한다. 타인의 욕망이 개개인의 삶을 지배하는 사회이기 때문에 개인의 삶은 억압적일 수밖에 없다. 이를테면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살고 싶다” 혹은 “남보다 뒤처지지 않은 삶을 살아야 돼”라는 말을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들어 보았을 것이다. 이 말을 곱씹어보면, 기본적으로 내 삶의 주체는 나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타인에게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삶의 중심에 두는 게 아니다. ‘나는 어떻게 저렇게 되지? 나는 어떻게 해야 저 사람들처럼 살 수 있을까?’와 같이 타인의 기준과 욕망에 삶의 조건을 두는 것이라 할 수 있다.
【4부 | 오늘부터 타인 지향적 삶과 이별합니다 : 174쪽】
몸, 가족, 젠더는 내 삶의 제약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동시에 우리 각자가 자신의 내면을 표현하고 또 더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게 하는 중요한 삶의 요소이다. 나를 가꾸고 드러내는 일, 가족과 함께 마음을 나누며 더 풍성한 일상을 만드는 일, 또 여성 혹은 남성으로서 타인과 관계 맺고 사랑하는 일 등은 삶의 거대한 축복이다. 따라서 이들을 단지 제약이나 어려움으로만 생각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문제는 몸, 가족, 젠더를 통해 내가 얼마나 ‘나’다운 모습으로 살아가고 성장하며, 내 삶의 욕망을 자유롭게 발현하고 실현하는 것이다.
【나가는 글 | 우리는 조금 더 행복해야 한다 : 211~21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