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뿐인 대한민국 vs 지역이 살아 있는 대한민국
『어디에서 살까』는 십대들에게 ‘제2의 분단’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심각한 수도권 집중과 지방 소멸 문제의 현실과 원인을 생생하게 들려주고, 서울뿐인 대한민국이 아니라 다양한 삶의 기회가 있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함께 토론해 보자고 하는 책이다. 다년간 우리 사회의 문제를 깊이 있게 취재해 온 현직 기자 저자들이 생생한 현장의 이야기와 정답이 아닌 다양한 논점을 담았다. 전지 작가의 흥미로운 구성, 위트 넘치는 인포그래픽과 일러스트가 책 읽기를 즐겁게 해 준다.
『어디에서 살까』는 전체 인구의 절반이 수도권에 살게 된 역사적 과정을 먼저 짚어 준다. 저자들이 직접 취재한 지역의 일자리, 생활 인프라, 교육, 부동산 등 현실은 놀랍다. 함양에 사는 중학생은 영화를 보거나 제2외국어를 배우려면 1시간 반이 넘게 차를 타야 하며, 산부인과가 없어 출산이 가까워지면 근교 도시에서 방을 얻기도 한다. 괜찮은 일자리의 한계선으로 ‘판교 라인’, ‘기흥 라인’이라는 말이 왜 생겼는지, 수도권 부동산 폭등과 지역의 빈집 증가와 부동산 폭락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문제라는 것을 생생하게 들려준다.
지역 소멸 시대에 수도권은 계속 팽창할 수 있을까? 현재의 추세라면 2050년에는 전국 행정자치구 중 113곳, 무려 49,6%의 지역에서 인구가 소멸한다. 한국이라는 나라 자체가 소멸을 피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그동안 진행되어 온 행정수도나 균형발전 전략의 성과와 한계를 짚어 보면서 최근 진행 중인 핵심 도시를 중심으로 일일 생활이 가능하게 하는 ‘메가시티’ 구상, 지자체와 지역 대학·기업·연구 기관 등이 협력하는 지역혁신플랫폼(RIS), 가덕도 신공항 건설, 외국의 압축 도시 사례들을 들려준다. 정책 자문과 언론의 시선이 서울에 치우쳐 있어 ‘지역 인지 감수성’이 필요하다는 것, 기후 위기 대응과 생활 인프라 확충을 같이 추진할 수는 없는가 등 꼭 생각해 보아야 할 논점들을 친절하게 짚어 주며, 십대들에게 함께 고민하고 토론에 참여할 것을 권유한다. 『어디에서 살까』는 ‘수도권 중심주의’에서 벗어나 다양한 형태의 삶, 더 나은 삶의 방향에 대해 고민해 보고 그 해답을 찾아가는 첫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다.
이 책은 『경향신문』 기획 기사 ‘절반의 한국’(‘이달의 기자상’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을 수상) 시리즈를 청소년을 위해 새로 쓴 책이다. 북한의 변화한 현실을 다룬 『다음 세대를 위한 북한 안내서』 , 통일 찬반론을 상세히 알아보는 『다음 세대를 위한 통일 안내서』와 같은 시리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