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의 법의학자, 유성호 교수님이
10대에게 전하는 법의학의 모든 것!
◎ 도서 소개
지식이 꿈으로 이어지는
단 한 번의 특별한 교양 수업
『서울대 교수와 함께하는 10대를 위한 교양 수업』 시리즈는 서울대 교수님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통해 다양한 학문의 살아 있는 지식을 전하고, 나만의 길을 찾는 10대를 넓은 꿈의 세계로 안내하는 지식 교양 시리즈입니다. 내가 언제 행복한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탐구하는 시간이 필요한 10대에게 각 분야 전문가의 정확한 설명과 진솔한 고민을 전합니다. 이로써 아이들이 더 큰 배움의 세계로 나아가고, 보다 구체적인 꿈을 그릴 수 있도록 돕고자 합니다.
죽은 사람의 말을 듣는 의사, 국내 최고의 법의학자
유성호 교수님과 함께하는 첫 번째 시간
〈유성호 교수님이 들려주는 법의학 이야기〉는 〈그것이 알고 싶다〉(SBS) 등 각종 방송에서 법의학 관련 자문을 맡아 여러 죽음의 비밀을 밝히고 대중과 소통해 온 우리나라 최고의 법의학자 유성호 교수님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무엇을 공부하고 어떻게 법의학자가 되어 어떤 죽음의 비밀을 밝혀 왔는지, 유성호 교수님의 생생한 경험담을 통해 법의학의 기본 개념부터 법의학자가 하는 일, 나아가 법의학자의 고민까지 풀어냈습니다. 법의학에 관심이 있는 아이뿐 아니라 법의학을 모르던 아이에게도 법의학자라는 직업의 세계를 구체적으로 보여 주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 책 속으로
부검실은 서늘합니다. 실내 온도도 낮고, 시신과 시신을 올려놓는 스테인리스 테이블도 모두 차가워요. 하지만 시체가 들어 있는 가방을 여는 순간, 제 눈에는 차가운 시신이 아니라 한때는 따뜻한 피가 돌고 심장이 뛰었던 사람이 보입니다. 방금 전에 시체 냉장고에서 꺼냈는데도 말이에요. 왜냐하면 저는 부검을 하기 전에 늘 그 사람의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 같은 신분증에 있는 사진을 보거든요. 흔히 증명사진을 찍을 때 누구나 그렇듯이 제가 부검해야 할 시신의 주인공도 단정하고 평온한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부검대 위의 사람은 자신의 몸으로 저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부검을 하는 시간은 시신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귀 기울여 꼼꼼하게 듣는 시간입니다. 그 이야기를 빠짐없이 잘 듣는 것이 바로 제 역할입니다.
- 20쪽 중에서-
다짜고짜 부검실로 들어가 메스를 들고 가슴을 가르는 모습을 상상했다면 틀렸습니다. 물론 부검은 해부를 통해 사인을 밝혀내는 작업이 맞아요. 하지만 그런 장면은 드라마의 재미를 위해 과장된 것이고, 실제로는 사망 현장과 상황에 대한 전반적인 자료를 확인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 28쪽 중에서-
법의학을 하기 위해서는 병리학 공부가 필요해요. 병리학은 병의 원리와 본질을 연구하는 기초 의학입니다. 병리학 레지던트 4년 동안 저는 수많은 환자들의 병을 연구했습니다. 현미경과 맨눈으로 이 질병이 무엇인지를 판단해야 하기 때문에 실험실에서 살다시피 했지요. 그래도 저는 병리학이 아주 재미있었어요. 질병을 잘 알아야 실제 부검을 했을 때 어떤 질환인지 어떤 손상인지 정확한 사인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꽤 보람이 있습니다.
- 37~38쪽 중에서-
‘사람에게는 생명도 중요하지만 권리도 그에 못지않게 소중하다.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의학이 임상 의학이라면, 사람의 권리를 다루는 의학은 법의학이다. 법의학은 인간의 권리를 소중히 여기는 문화가 발달된 민주국가에서만 발달한다. 따라서 법의학의 발달 정도를 보면 그 나라의 문화 수준이나 민주화 정도를 알 수 있다.’
- 54쪽 중에서-
지금도 법의학자로서 너무 많은 죽음을 보며 어쩔 수 없이 죽음에 무덤덤해지려고 할 때 늘 이 학생의 말을 생각하면서 다짐합니다. 죽음에 무디어지지 않고 늘 마음을 벼리는 마음이 단단한 의사, 죽기 전까지 타인의 죽음에 공감하고, 관심을 갖고, 궁금해하는 의사가 되겠다고요.
- 161쪽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