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BBC 선정 ‘가장 영향력 있는 영어소설 100’
1996년 아리스테이온상
1995년 휫브레드 최우수 소설상
“우리는 세상을 들이마시고 의미를 내쉰다.
그럴 수 있는 동안. 그럴 수 있는 동안만.”
“내게 글쓰기란 신이 떠난 자리를 메우는 것과 같다. 나는 이야기를 사랑하고, 코미디와 꿈, 그리고 새로움을 사랑한다. 소설이란 새로움을 만드는 것이다.”
_살만 루슈디
생사를 걸고 이야기하는 현대의 셰에라자드이자 ‘표현의 자유’의 상징이 된 소설가 살만 루슈디의 걸작 『무어의 마지막 한숨』이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22번으로 출간된다. 살만 루슈디의 『분노』 번역으로 제2회 유영번역상을 수상하고, 『악마의 시』『한밤의 아이들』 『2년 8개월 28일 밤』 『조지프 앤턴』까지 살만 루슈디의 작품을 꾸준히 번역해온 김진준 번역가가 작가에 대한 존경과 애정을 담아 완역했다.
『무어의 마지막 한숨』은 살만 루슈디가 ‘파트와’ 선고 후 은둔생활 6년 만에 발표한 첫 장편소설이다. 루슈디가 1988년 발표한『악마의 시』는 신성모독 논란에 휩싸이며 세계문학사에서 가장 논쟁적인 작품으로 떠올랐다. 이듬해 이란의 지도자 호메이니는 『악마의 시』를 “이슬람에 대한 모독”으로 규정하고 작가를 처단하라는 종교 법령 파트와를 선고한다. 그리하여 루슈디는 영국 정부의 보호하에 도피 및 은둔 생활을 시작하고, 전 세계의 『악마의 시』 번역가, 출판인, 서점이 테러를 당하기도 한다. 본명 대신 ‘조지프 앤턴’이라는 가명으로, 무수한 살해 위협과 숨막히는 공포 속을 살아가면서도 그는 예술로 세상과 스스로를 구원하고자 하는 작가의 사명을 잊지 않았고, 그 어떤 위협에도 더이상 침묵하지 않겠다는 선언으로『무어의 마지막 한숨』을 세상에 선보였다.
죽음을 무릅쓰고 세상과 스스로를 구원하려는 작가의 고뇌,
관용과 사랑에 대한 염원을 담은 필사의 마지막 한숨
“인도의 무슬림 문화는 루슈디에게 비자 발급을 거부하여 자기가 태어난 나라에 들어가지도 못하게 했지만 그는 아직도 그 문화를 사랑했다. 인도 무슬림의 역사가 곧 루슈디 자신의 역사였다. 인도가 준 상처가 제일 깊었다. 루슈디는 이를 악물고 다시 작업에 몰두했다. 『무어의 마지막 한숨』의 무대로 삼은 나라에서는 작가가 공연한 분열을 부추긴다고 생각했다. 마음이 무거웠다. 그러나 이런 괴로움쯤은 오기로 이겨낼 수 있었다. 그래도 글은 쓸 수 있으니까, 상상력은 발휘할 수 있으니까. 고작 거부반응 따위에 예술이 무너져서야 되겠는가.” __살만 루슈디(『조지프 앤턴』에서)
『악마의 시』는 루슈디의 모국 인도에서 가장 먼저 금서로 지정되었다. 작가 살만 루슈디와 그의 작품을 비판하는 인도 무슬림의 시위는 들불처럼 번져갔다. 후에 루슈디는 “인도가 준 상처가 제일 깊었다”고 회상했다. 그런 상처를 딛고 이를 악물고 작업에 몰두해 『무어의 마지막 한숨』을 집필했다. 출간된 지 삼십 년이 다 되어감에도 이 책에는 생사를 넘나들던 당시의 절박한 상황은 물론 그 어떤 위협에도 꺾이지 않겠다는 작가로서의 사명과 의지가 여전히 생생하다. 출간 당시 도리스 레싱, 이언 매큐언, 네이딘 고디머가 ‘올해의 책’으로 꼽았고 1995년 휫브레드 최우수 소설상, 1996년 아리스테이온상을 수상했다. 2019년에는 BBC 선정 ‘가장 영향력 있는 영어소설 100’에 선정되었다.
1998년 9월, 이란 대통령이 루슈디에게 내려진 파트와를 철회하지만 이슬람 과격파 단체는 오히려 그에게 거액의 살해 현상금을 내걸었다. 그럼에도 루슈디는 꾸준히 작품활동을 이어가고 문학의 사회적 역할과 종교적 관용을 주장했다. 하지만 2022년 8월, 루슈디가 뉴욕주 셔터쿼연구소에서 강연을 위해 무대에 오르다 이슬람 극단주의자 청년의 습격을 받아 크게 다치는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진다. 이에 사람들은 작가 살만 루슈디와 연대해 표현의 자유를 외치며 거리로 나섰다. 문학을 사랑하는 독자들과 작가들은 소셜미디어에 해시태그 #StandWithSalman를 내걸며 루슈디에 대한 지지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