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학과 재학 중 죽음을 생각할 만큼 건강이 많이 안 좋았습니다. 언제 닥칠지 모르는 삶의 끝을 생각하니, 순간순간을 허투루 보낼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1분 1초를 아끼며 더욱 열심히 살았습니다. 3년 조기 졸업 후 법학석사를 마치고 회사에 입사했습니다. 회사생활을 하며 경영학 석사와 법학박사도 마쳤습니다. 두 딸을 갖고, 낳고, 키우는데도 열심히 했습니다. 열심히 하면 잘 알게 될 줄 알았던 ‘엄마’가 되는 길, 이 길은 최선을 다하는데도 시간이 갈수록 어렵게 느껴지고 혼란스러워, 좌절감마저 들었습니다. 속상함에 어찌할 바를 몰라 눈물을 흘릴 때, 저를 바라보는 아이들이 보였습니다. 맹목적으로 사랑스럽게 바라 봐주는 아이들의 눈, 표정, 얼굴을 보는 순간, 막막했던 제 마음이 밝아지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그동안 제 어깨와 마음을 무겁게 짓눌렀던 부담이 사라지고 희망을 갖게 되었습니다. 아이들 덕분에 비로소 조금씩 엄마가 되고 있습니다. 엄마가 될 수 있도록 해 준 두 딸에 대한 감사함을 조금이나마 그림책으로 남깁니다. 다시 중요한 것을 잊고 달려가려 할 때, 꺼내어 읽고 읽으며, 다시 엄마로 돌아가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