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모르는 곳까지 날아갔던 새들이 있었다”
한때 의학을 공부하고 의업에 종사했으나,
혁명, 정치, 문학, 음악, 교육, 문화 등 전혀 다른 분야에서 새로운 길을 개척한
‘가운을 벗은 의사’ 18인의 이야기
클레망소, 안톤 체호프, 서머싯 몸, 체 게바라, 몬테소리, 쑨원, 코넌 도일, 서재필, 올리버 색스…. 역사나 문학작품 속에서 이 이름들을 한번쯤 들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들이 모두 ‘의사’였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이들은 정치가, 작가, 혁명가, 교육자, 음악가이기 이전에 의사였고, 개인의 열망과 시대의 부름에 따라 저마다 다른 이유로, 다른 분야에서 새로운 역사를 쓴 사람들이다.
이 책은 이 인물들이 새로운 세계에서 자신의 또 다른 꿈을 펼칠 때, 의학과 의업에서 갈고닦은 지식과 경험을 다른 분야와 융합하여, 더 넓고 다른 세상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나가는 모습에 주목했다. 저자 역시 정신과 개업의로 활동하다, 평생 간직해온 인문과 예술에 대한 한없는 사랑으로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걸었다. 의대생 시절 적잖이 방황하며 의학 공부를 포기하려던 시간도 있었지만, 저자의 인문학적 관심과 예술에 대한 열정은 인간의 마음을 치유해주는 정신과 의사로서의 삶에 크나큰 원동력이 되었다. ‘의사’라는 직업은 물론 그 자체로도 숭고한 목표이지만, 저자에게 직업이란 꿈을 이루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지 목표 그 자체는 아니었다. 저자는 의사로서 소위 말하는 사회적·경제적 성공을 이루었으나, 그 성공의 순간에 그동안 접어뒀던 꿈을 향해 과감하게 가운을 벗고 세상에 필요한 일을 시작했다. 저자의 이런 용단은 의사라는 직업과 자신의 꿈 사이에서 방황하는 많은 의학도들에게 적잖은 울림을 주었다. 이 책은 바로 그 울림에 응답하고 그들의 방황을 응원하는 저자의 애정 어린 메시지다.